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프루츠 에디션) - 허밍버드 × 티피티포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말하면 원래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등의 책은 좋아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읽어야되는 상황이 아니면(주로 타의에 의한 책읽기겠죠) 잘 보지 않습니다. 저자와 나는 엄연히 다른 사람인데 그들의 입장에서 쓴 자기계발서나 개인적인 경험담이 담긴 에세이가 나에게 무슨 울림을 주겠는가라는 의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로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나 재미를 위한 소설을 주로 읽는 편이지요. 그러다 요즘 개인적인 일과 회사 일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예전 얼핏 보았던 제목의 책이 새로운 커버로 나온 것을 보게 됐습니다. 리커버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책을 봤고 앞으로도 계속 책을 찾을 여지가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 뜻이라고 생각하기에 평소 보지 않던 분야였지만 관심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책 제목이 와닿았기 때문이기도 했고요.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한 3개월 뒤면 처음으로 입사한 지금 회사에서 근무한 지도 10년이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취직을 하고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어느 순간, 특히 요즘 들어 부쩍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살아도 좋은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생활만으로 충분한 지, 나중에 시간이 흘러 과거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특히 SNS 속 지인들의 삶을 보면 나만 뒤처져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한없이 움츠러들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SNS라는 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그래서 나도 뭔가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에서럼 나를 꾸며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나를 속이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타인의 SNS 속 회려해보이는 삶이(실제로도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부러워보이지 않더라구요.

"있는 그대로가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발전하는 내가 좋다"

어릴 때는 힘든 일이 있으면 징징대면서 투정도 부리고 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선배가 힘들다는 것을 후배에게 내비칠 수 없다는 생각에 난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책의 저자인 조유미 작가분도 그런 생각을 했나봅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조금은 위안이 되더라구요...

"어른이 되면 외로워진다더니.
그 외로움이 말 못하는 외로움이었나 보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st 마음 주문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2nd 마음 주문
사랑 앞에 용기 있었다
- 사랑이 서툴고 힘겨운 나에게

3rd 마음 주문
오직, 내 아음이 시키는 대로
-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날에는

4th 마음 주문
나는 매일 잘되고 있다
- 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

살다보면 여러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 때 4가지 주문 중 지금 상황에 필요한 마음 주문을 걸면 그 상황이 그렇게 견디기 힘든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의 유일한 연애소설, <연애의 기억>을 소개하는 이 문구 하나만으로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소설을 단 한 줄로 표현하자면 “사랑에 빠진 19살 남자와 48살 여자의 연애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나이 차이에 연상연하… 실제라면 딱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가십거리기에 이들의 사랑을, 문학상 수상자는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시작했습니다.

19살 대학생인 폴은 어머니의 부추김에 마을 테니스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물론 어머니는 클럽에서 폴에게 어울릴만한 아가씨를 만나기를 바라며 제안한 일이었지요. 그러던 중 폴은 마흔 중반은 넘은 듯 보이는 수전과 한 팀이 되어 테니스 경기를 하게 되고 급격하게 가까워지게 됩니다. 폴에게 있어 수전이 가진 배경(두 배 이상 차이 나는 나이, 남편, 두 딸 등)은 게의치 않을 정도로 그녀에게 빠지게 되고, 수전 또한 폴을 사랑하게 되어 둘은 마을을 떠나 단 둘이 같이 살게 되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하는데요…

폴에게 있어 수전과 함께 했던 시간은, 그의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처음엔 모든 것이 좋고 행복하게만 느껴졌지만 결국엔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말죠.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주위의 시선쯤은 아무렇지 않게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맞닥뜨리게 된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폴과 가진 것이 많아 잃을 것이 많았던 수전의 사랑은 서로에게 쓸쓸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Only Story”입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줄리언 반스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 사랑을 하는 당시에는 열정적이고, 비참하고, 쓸쓸했을지라도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기억”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누워 있는 수전을 찾아가서, 한 때 사랑했던 여자를 눈 앞에 두고도 일상적인 생각을 떠올리는 폴의 모습이 그들의 사랑을 더없이 쓸쓸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네요..

여담이지만 책을 보고 나서 마음 한 구석이 조금 불편했던 것은 이들의 사랑이 결국 현실에서는 범죄로 치부될 만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폴과 수전의 사랑은 불륜에 불과합니다. 비록 수전과 남편 사이에 애정이 없을 지라도 엄연히 혼인 관계가 지속되고 있었으니까요…

<인상 깊었던 문구>

p.27 우리 관계를 표현할 적당한 말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딱 맞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아마도 이것은 모든 연인이 자신들의 관계를 두고 하는 착각일 것이다. 자신들은 범주와 묘사를 다 벗어나 있다는 것.

p.297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본 것이 낫다.

p.301 이상한 일이다, 젊었을 때는 미래에 아무런 의무가 없는데, 나이가 들면 과거에 의무가 생긴다. 하필이면 자신이 바꿀 수도 없는 것에.

p.341 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 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전자책 리더기를 구입한 후로는 전자책 위주로만 봤기 때문에, 종이책은 실로 오랜만에 봤습니다. 전자책에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 종이책을 받아 들었을 때 꽤 두꺼워 보이는 양에 흠칫했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몰입감 있는 내용에 퇴근 후 틈틈이 시간을 내서 보다 보니 3일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한 번 손에 든 책을 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맘 같아선 책을 펼친 첫 날 다 보고 싶었으나, 다음 날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억지로 책장을 덮었네요~

암튼 “백 번째 여왕”의 주인공인 칼린다는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수도원에서 자라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이유도 모른 채 앓아야만 했던 열병으로 인해 수도원의 다른 소녀들에 비해 턱없이 나약했던 칼린다는 수도원을 찾은 제국의 왕인 라자 타렉에 의해 “소환”되어 가장 친한 친구인 자야와 헤어져 터쿼이즈 궁전으로 가게 됩니다. 신은 인간에게 백 명의 아내만을 허락했기에 칼린다는 라자 타렉의 마지막 백 번째 아내로서 소환된 것인데요, 아내가 되기 위해선 마지막 아내 자리를 원하는 첩들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아야만 합니다.

처음엔 왜 라자 타렉이 다른 소녀들에 비해 예쁘지도 않고, 전투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칼린다를 백 번째 아내로 맞이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후반에 가서야 밝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지요... (이 이상은 책을 보는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히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백 번째 여왕"의 칼린다를 보며 생각난 게 헝거게임의 주인공인 캣니스입니다. 칼린다와 다른 건 캣니스는 스스로 지원해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했다는 점인데요(물론 동생 대신이긴 했지만…), 칼린다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음의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되지만 마냥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당당히 맞섭니다. 그리고 누구나 두려워 하는 라자 타렉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얘기하지요. 남자들에게 “소환”되어 아내나 첩으로 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위험할 수도 있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 하는 칼린다의 모습에서 마치 요즘의 여성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백 번째 여왕”은 백 번째 여왕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즉,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있다는 얘기지요. 책 마지막 표지에 2권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데븐이 칼린다를 뺏기지(?) 않으려면 분발해야 할 듯…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전투신과 흡입력 있는 내용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제 2의 헝거게임이 될 수도…?

<인상깊었던 책 속 문구>
p.231 너는 너의 분노를 필요한 때를 위해 잘 숨겨야 한다. 증오는 생존을 위한 힘의 원천이다. 올바르게 사용해라. 그러면 혐오는 토너먼트를 통과할 힘이 되고 승리의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p.277 겁이 없다면 용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생일 때 수능 언어영역 준비 겸 논술 시험 대비를 위한 필독서로 자유론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 땐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컸기 때문에 내용이라던지 책이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감흥 또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유론>을 다시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고전 중의 고전이면서도 수시로 여러 매체에서 언급되기에 다시 한 번은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저와 현재의 저는 아는 것도 다르고 경험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유론>이 주는 메시지 또한 고등학생 때와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요.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던 것은 도대체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다른 사람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 자유는 역사적으로 전해져 온 규범을 벗어나지 않으며 사회나 개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여야 정당한 의미를 가지고요. 그 안에서 개인은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오늘의 우리는 과연 제대로 된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자유를 보장한다지마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보이니까요..
학생 때 이후로 다시 읽은 자유론은 여전히 쉽지만은 않았지만, 학문적으로만 생각했던 존 스튜어트 밀의 철학 세계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사노 요코의 <죽는 게 뭐라고>를 읽었습니다. 그녀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날, 외제차 매장에 들러 차를 사고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택시 안에서는 담배를 필 수가 없었다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되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대부분 죽음을 선고받게 되면 절망적인 생각을 하며, 남은 인생을 고통 속에 보내게 되는 게 일반적일 것 같지만 사노 요코는 오히려 죽음을 잠담하게 받아들입니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의 주인공인 노마 할머니도 예견된 죽음 앞에 다른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남편과 사별 후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본인 또한 암에 걸려 시한부 생이 되었다는 걸 알고, 여생을 요양원에서 보내는 게 아니라 아들 부부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미국 횡단 여행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책 표지 안 쪽에 미국 지도가 있고 여기에 숫자가 표시되어 있는데 그 순서대로 여행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수십 배에 달하는 미국을 여행하겠다고 결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만약 내가 며느리의 입장이라면 선뜻 그 계획에 동조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어쩔 수없는 '보통'의 사람인지라...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하지 못하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허구가 아닌 실제 타인의 삶을, 그것도 전혀 평범하지 않은 삶은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일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물론 예고없는 사건이 닥칠 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 짧게나마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었지만요.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미있게 살고 싶었다는 노마 할머니의 바람대로 1년간의 미국 횡단 여행을 책으로나마 함께 했던 저 역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노마 할머니와 아들 팀, 그리고 며느리 라미의 용기있는 선택은 저뿐만 아니라 이 책은 읽은, 그리고 읽게 될 사람들에게 그 동안 당연시 생각했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할거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