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검색하다 우연히 읽게 된 어느 게시물. 평범한 학교생활을 담은 글이다. 한 편 한 편 읽어 내려갈수록 글쓴이의 내일이 궁금해졌다. 괜찮은 척 하루를 버텨내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겉도는 외로움과 외모에 대한 고민,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불안, 사랑과 이별로 인한 조바심까지. 서른 개쯤되는 게시물을 연달아 읽고 나서야 블로그 일기 제목을 읽었다. "요절 희망자의 기록"학교생활도 곧잘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고2 여학생. 글로 쏟아낸 이야기만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더 있지 않을까. 신중한 성격이라 웬만한 일은 혼자 참고 견디며 지내는 걸까. 나는 조금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어느 글에서는 '나도 네가 느낀 감정을 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일모레 오십을 바라보는 아줌마도 '나도 그렇다' 닫힌 댓글창을 보면서 댓글 달고 싶어지는 걸 알까... 극단의 상황에 이르러서야 받은 진단명은 <청소년 우울증>. 지연은 상담과 운동, 힘을 뺀 채 나누는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아무 걱정 없어 보이던 친구들조차 저마다의 지옥을 짊어지고 있었다. 고통의 종류만 다를 뿐 모두가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결국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남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희망을 찾는 방법을 배운 지연은 블로그 일기 제목을 <요절 금지>로 바꾼다. 완벽한 하루를 살아내려 애쓰기보다 두 다리로 꼿꼿하게 서서 뚜벅뚜벅 걸어가기를 선택한 지연. <요절 금지>는 청소년의 회복을 담은 성장소설이다. 우울에 빠지면 자기 연민에 사로잡힌다. 누군가 어떤 말로 위로하려 해도 마음의 문도, 귀도 닫아버려 들리지 않게 된다. 결국 스스로가 알을 꺠고 나와야 비로소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소설 속 처방전이 햇빛을 쬐며 가벼운 산책하기에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어지고, 하루 여덟 시간 잘 자기, 삼시 세끼 챙겨먹기, 명상하며 감사일기 쓰기 등 너무나도 현실적인 처방이라 웃음이 나왔다. 소외된 사람을 구하던 <비스킷>, 악의로부터 세상을 구한 <스티커>에 이어 '나'를 구한 <요절 금지>까지아무렇지 않은 척 매일을 버텨내고 있는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요절 대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책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르온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