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소설을 좋아한다. 삶에서 일도, 자신에 대한 믿음도 잃어버린 사람이 어느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작은 친절과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둘씩 되찾으며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소설들.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라기보다 상처를 안은 채 잃어버렸던 자신을 천천히 되찾으며 다시 삶을 향해가는 소설들.‘모든 것에 자기 자리가 있고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는 삶‘<디어 윌버 문구점>의 주인공 조는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오느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조차 잊어버렸고, 어느새 절친한 친구와도 멀어져 버렸다. 하지만 철물점과 문구점을 겸한 오래된 가게를 맡아 운영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를 하나씩 들여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문구를 찾아 가게에 들른 사람들과 문구에 얽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과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위안을 얻게 된다.좋아하는 문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고 하면 천일야화도 저리 가라 할 만큼 할 말이 많아지는 것이 ‘문구덕후’의 특징이다.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안비밀. 그런 사람 중 하나인 조가 과거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문구 사랑을 유치한 취미로 놀림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화가 났다.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진 작은 메모지를 고르던 설렘부터 마침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끝내 찾은 기쁨까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친구가 되는 관계가 있다. 조가 만난 루스와 맬컴이 그런 관계다. 무엇인가를 애써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한 사이. 좋아하는 문구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연스레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느새 서로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들.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그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 어느새 조에게 윌버 문구점은 잃어버렸던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누군가와 연결되는 장소가 된다.오늘은 나도 새하얀 종이 묶음이 주는 소박한 기쁨에 집중해보려 한다. 펜촉이 끽끽대며 종이를 긁는 그 특유의 소리를 들으며 즐거이 편지를 쓰겠다.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도록 .📚단맘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