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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작은 사회 1
금봉 지음 / 냉이 / 2026년 8월
평점 :
📚냉이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협찬받았습니다.
늦은 밤, 학원에서 돌아온 중3 큰 아이를 보며 "잘 다녀왔어, 수고했다."하고 반갑게 맞이했다. 그런데 이 자식이 인사는 커녕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제 방으로 쏙 들어간다. 내심 어리둥절해서 "저기요? 여보세요?" 하고 물으니 그제야 하는 말이 "엄마가 미안하다는 말을 안해서 엄마를 모른 척 하고 싶었어요." 허 참... 어제 아이가 냉장고에 넣어둔 음료수를 말도 없이 한 컵 따라마신 일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에미를 본체만체하다니, 순간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이 아들에게 한마디를 한다. 그렇게 시작된 옥신각신은 90분의 대장정 끝에야 마무리가 되었다. 우리는 싸우기만 하면 답정너가 된다. 서로 목청을 높이며 "내 말 좀 끝까지 들어봐!" 라고 한다.
분명 가장 편한 사이인데, 이상하게 가장 어려운 관계다. 서로가 그어 놓은 선을 너무 쉽게 넘나들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한다. 내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일도 많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마음을 놓치고, 가장 쉽게 상처를 낸다.
<안녕, 나의 작은 사회>는 주인공 우재가 어린 시절의 기억 을 통해 가족과 친구등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위아래로 두 살 터울의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자란 우재는 불안도가 높은 둘째다. 늘 미인으로 묘사되는 엄마를 아주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엄마와 가족을 바라 보는 우재의 시선에는 사랑과 서운함,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다.
나는 장녀지만, 우재의 불안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자라온 환경도 가족 안에서의 위치도 달랐지만 어린 시절 가족을 바라보며 느꼈던 마음의 결은 어쩐지 닮아 있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이야기가 소설 같지 않았다. 우재의 기억 속 장면들이 마치 오래 전 내 유년시절인 것처럼 익숙했다. 어린 우재가 느꼈을 불안과 서운함이 낯설지 않았고, 그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었다.
가족끼리의 갈등은 별것 아닌 일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마음', '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처럼 아주 작고 여린 마음이 숨어 있다.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를 살아가는 일은 우리가 큰 사회로 나가기 전 부딪히고 화해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먼저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가족 이라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