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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는 소설이다. 로맨스와 판타지, 그리고 추리와 반전까지 적절히 버무려 놓았다.  잘 만들어진 영화한편을 보는듯한 속도감과 긴장감, 그리고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약간의 여운까지 지녔다.  삶의 양태들이 만들어낸 실타래들은 우연과 인연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사슬의 구조속에 얽매여 살아간다. 이야기는 이처럼 사람들 사이의 행위(원인)가 여러 결과를 파생시키면서 운명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주인공의 방아쇠가 특정인에게 당겨지지 않았다면, 모든 미래가 다 다른 방향으로 변했을 것이다. 나비이론처럼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우를 몰고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또 모순되게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위에 운명이라는 굴레를 덧씌우고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우연과 인연, 자유의지와 운명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심각한 질문은 아니다. 작가가 이 책에서 철학적인 사유를 독자에게 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에서 관통되는 우연과 인연, 자유의지와 운명이라는 설정은 소설의 재미를 위한 장치에 가깝다.

그러나 참,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자유의지를 말하면서도 운명을 예감해야하고, 우연을 이야기하면서도 인연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이러한 알송달송한 문제들을 작가는 튼튼한 소설적 배경과 기반위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추가해 흥미로운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소설은 결말부분을 통해 원인은 해결되어야하고 끝맺음지어져야 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보라고 해야하나? 행위는 반드시 결과로 언젠가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난다는 논리 말이다. 소설속의 사건들을 열거해가며 더 리뷰를 이끌어나가고 싶지만 앞으로 읽게 될 독자들을 이해서 더 구체적인 내용은 삼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소설의 리뷰는 맘껏 책의 내용을 인용해도 좋겠지만 이런 흥미진진한 반전이 들어있는 소설은 이쯤에서 리뷰를 마치는 것이 좋겠다. 어쨌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말과 함께 약간 어리둥절케 하는 저승사자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고 넘어가자.

저승사자의 행동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미 죽은 마당에 권총을 지니고서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니나 다를까? 총을 맞고 죽은뒤 다음날 버젓히 살아난다. 그런 불사신이 왜 권총을 소지하고 또 죽음을 두려워하는듯한 행동을 해야 하나? 이런 저승사자, 유령은 처음 보았다. 정말 웃기는 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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