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 나무처럼 단단히 초록처럼 고요히, 뜻밖의 존재들의 다정한 위로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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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초록이들의 이야기. 그속에 담긴 초록이의 모습들.

저자가 키우며 저자를 자라게 하는 초록이들의 이야기이다.

초록이를 죽이기도 하고 눈으로 키우기도 하면서 지켜내는 초록이들과의 일년의 이야기.

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닌 겨울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새롭게 다가온다.

겨우내 웅크린 모습을 일으켜 주는 초록이들의 따스함 때문이었을까.

해가 들지 않는 겨울의 햇살이 저자 자신과 식물들이 해를기다리는 시간, 자신을 돌보는 시간으로 바뀌게 된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손으로 알아가는 일로 얻은 가지의 우아한 보라색의 발견은 손의 감각의 선물이라고 느껴진다.

반려견 봄과 함께 다니는 길에서 발견한 5분의 세상. 그냥 보아 넘겼던 세상이 5분전과 달라짐을 알아채는에 걸리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5분동안 새롭게 변한 세상에 보내는 찬사.

여름이 되면서 자연에 온전히 맡겼던 일들이 온전히 내 책임이 되는 여름.

그래도 여름이 좋은것은 거실 초록들의 변화때문이 아닐까.

방울 토마토로 마리네이드를 만들면서 지나간 40분은 불편함을 완전히 날리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냥 흘려보냈다면 아직도 우울이 감싸고 있을 시간을 방울 토마토와 함께 보냄으로써 산뜻해졌다. 이것을 나무가 알려준 지혜로 느끼며 지내는 저자의 시간들이 부럽다.

여름이 지나 가울의 문턱에서 초록이들의 자람을 보았을때의 설렘은 직접 맛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껴보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 여름을 지나며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검은 흉터를 단 초록이들의 세상은 전전긍긍하던 저자의 시간을 달래주며 오히려 위로한다.

식물을 통해 위로받고, 식물을 통해 다시 일어설 힘을 받을 수 있음을 믿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초록이들의 인사.

이 인사를 받기 위해 나도 초록이들에게 다시 한번 더 다가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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