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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 노래 중의 노래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이문열 작가의 책은 항상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의 소설책은 우리사회를 투영하는것 같아 더욱 슬프고 애달프다.
오래전 보았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했을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상하다.
직접 겪어 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을 이야기를 들은것 처럼 마음 한구석이 아픈 느낌이다.
<아가>는 이문역 작가가 변화의 열정이라고 했듯이 예전의 아픈 느낌이 아닌 슬프고 짠한 느낌이다.
어원 불명의 이름을 가지고 나타난 당편이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안, 우리는 당편이를 꼭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존비가 엄하던 세상에서 모두에게 반말을 해버리는 당편이의 입장이 오히려 부러워지는건 왜 일까.
그런 그녀가 선동부장이 되어 마을 사람들 앞에서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어렵고 이해불가항 상황이었으나, 글을 읽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에 젖어들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하여 마을을 한번 뒤집어 놓은 당편이, 보통 사람이라면 크게 사단이 날 일은 아니었지만 당편이라서, 그녀라서 크게 사단이 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세월이 흘러 무던하게, 무난하게 지냈던 집에서 떠나야 할 시간이 온 당편이. 그녀는 어느 술도가에서 지내게 되며 또 한번의 인생의 전화점을 접하게 된다.
그녀라고 불렸지만 성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던 그녀의 혼례가 일어났다! 일어났다라고 하는 표현이 정확한 그날의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당편이의 보통사람과는 다른 지능으로 항상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지만, 그런 그녀의 놀림을 어두운 웃음의 전설로 이야기 하는 것은 당편이를 마냥 지능이 낮은 사람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는 날이 힘들어져 여기저기 다니며 밥을 구걸할때도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과시하지도 않고, 과시하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걸 보는 마을 사람들만이 그녀의 능력이 안타까워했다.
이 책에서는 60~70년대의 생활상을 직접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건어물 장수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는 부분은 특히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져 더욱 생생하다.
당편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분은 어느순간 마음 한구석이 쎄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문열 작가의 어두운 사회를 보여주는 책들속에서 따스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당편이의 이야기는 더욱 놀랍고 그 시절의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