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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아웃 - 사람을 구하는 데 진심인 편입니다
오흥권 지음 / 아토포스 / 2021년 9월
평점 :
의사에게, 그것도 외과의에게 주어진 진심어린 글쓰기 능력.
요즘들어 의사들의 글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런데 세상이 불공평하게도 의사에게 의술뿐 아니라 글쓰기 능력도 같이 주어진다.
사람의 마음을 살살녹여주기도하고, 궁금한 부분은 잘 긁어주기도 하고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같이 치료해주는 기분이다.
머리가 굳은 어른들을 상대하는 일은 어렵다는 것을 꼰대(?)문화가 더 발달한 의사 세계의 활발함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병원에서의 영원 회귀스러운 질문을 지문으로 읽으니 음성 지원이 되는듯해 더욱 공감 지수가 늘어간다.
충수염 수술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어찌나 이리 무섭게 말씀하시는지~ 의사가 이렇게 웃겨도 되는겁니까!!
명의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보여, 정말 명의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찰나 이 부분을 콕 집어 명확하게 집어주는 센스. 명의가 아닌 평범한 사람은 보통 진료를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애석해 하지만 주위의 전임의나 전공의를 보면 꼭 명의가 아니어도 상관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에서 진료를 잘 받는 방법을 소개할때도 뻔한 말보다 진짜 소소한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 다시한번 느껴진다.
보호자의 입장도 고려할줄 아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자 본인은 본인도 모르는새 보호자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해서 더욱 고맙다.
예전의 은사를 병원에서 뵙고, 병이 다 호전돼서 건강하시다는 말을 지구과학 선생님의 제자답게 재미있게 표현했다.
책 중간중간 이런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었어서 의사가 아닌 글쓰기를 본업으로 하는 작가가 쓴 책을 읽는듯 재미있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도 결국엔 사람인 것을, 의사의 손을 통해 의사의 글을 통해 직접 들으니 더욱 반갑다.
이러한 의사의 진료라면 떨지않고, 받을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