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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 잠시 인생의 길을 잃은 나에게 나타난 산티아고
이기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산티아고, 스페인. 들어보기는 했지만 많이 접해본 기회는 없었다.
TV 프로에서 나와서 유명해 진것도 있고, 순례길이 유명해서 스페인을 아는 사람들도 있으나 직접 걸어본 사람을 주위에서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 산티아고 순례길을 직접 걷고 그의 여행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50대를 아직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50대는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미 이뤄놓은 것들이 있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것 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실직을 당했다면 새로운것을 시작하는 마음이 들기 두려울 법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그런 기회를 새로운 여행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그래서 실직을 당하고 그는 산타아고로 향했다.
항상 시작은 행복과 설렘이 교차하는 것, 저자 또한 혼자 시작했지만 혼자 가지 않는 이 여행을 시작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어느곳, 어느때나 잘 맞는것 같다. 산티아고의 알베르게에서도 이런 말이 적중했다. 저자는 로이수 호텔의 순례자 정식에서 그런 따스함을 느끼며 여행을 이어갔다.
나중에 산티아고를 가게 되면 어떤식으로 진행을 하는지 잘 알려주어 직접 상상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알비르게 등록절차도 그중 하나로 세요를 받는것 까지 세세히 알려준다.
로그로뇨를 지나기전 마리아 할머니의 꼬레아에 대한 인식은 읽으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다. 어딜가든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 인가 하는 느낌이다.
저자는 혼자서 걷다가 동행자와 함께 걷다가 하는 그때 그때의 느낌을 참 적절하게 풀어 나갔다. 동행자와의 장점, 혼자 걸을때의 장점등을 풀어 나가지만 역시 걷기의 묘미는 혼자 사색하며 걷는것이 아닐까. 그라뇽 마을 오는 길의 하늘은 그저 혼자 여도 좋은 그때의 설렘을 느끼게 해주는 듯 하다.
우리나라의 어느곳을 가도 느끼지 못할 풍경이 많이 담겨 있는 까미노의 순례길, 그리고 알베르게. 그중 산 안톤 아바드 알베르게의 언덕의 빨래는 사진만으로도 정말 행복해 보여서 살짝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하지 않아도 만나는 모두가 친구가 되는 순례길. 폴과 함께한 마지막을 느끼는 저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혼자 걸을때의 단점은 가족들과 떨어짐의 외로움이다. 저자또한 피레네의 일로 인해 더욱 아내와 끈끈해 진 것은 아내를 더욱 행복하게 하는 자신의 여행 일지로 자신의 무사함을 보여주기 때문인것 같다.
엄마의 삶을 책으로 그려내는 에이미의 이야기는 우리네 삶과 비슷해 더욱 눈낄을 끈다.
두시간 이상을 내려와도 세상이 내 발 아래 있다는 느낌을 받는 그 순간은 얼마나 황홀할까. 철의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길은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게 만든다.
산티아고에서 도착해서 조가비를 다시 걸어놓는 것은 다시금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인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한것 같다. 까미노의 순례길은 끝났지만 그 안에서 받은 행복은 영원할것 같다.
순례길중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경우가 많은것 같은데, 순례길을 걸으며 미사와 함께 하는 영광을 꼭 느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