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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지음 / 시루 / 2020년 9월
평점 :
산에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며, 행복한일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지금 자신의 일상이 얼마나 좋은지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의 저자 최성현은 이런 물음에 서슴없이 행복하다고, 기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책 표지만 본다면 산에사는 이유만을 나타냈을 것 같은 이 책은 이유만이 아닌 저자 최성현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집에서 달려온 작은 주름조개풀 하나 조차 선뜻 버리지 못하고 그 풀이 살곳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
산토끼와 배추 흰나비와의 밭은 나눠쓰는 이야기.
비록 품은 많이 들지만 개구리 울음소리와 벼로 인해 벼농사를 짓는 이야기.
자연의 것이 아닌 것이 있어 자연을 훼손시키기에 풀이나 벌레를 죽이는데 쓰여던 물건을 치우는 이야기.
자연의 모든 삼라만상이 인간의 말과 행동을 보고 듣기에 조심해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야기.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이야기부터 어떻게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게 되었는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도 있다.
내 마음대로 자연에 사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와 의논해 가며 산나물을 뜯어 먹는다는 저자의 생각은 요즘같이 내 물건이 강하다는 인식이 박혀 있는 시대에 많은 울림을 준다.
자연에 산다는 것은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이라는것, 자연에게 큰 소리조차 들려주는 것이 싫어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수동으로 하는 이유는 뭐든지 빨리빨리를 외치는 시대에 느끼는 것이 많다.
방문객이 많다는 산속 집에서 그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한울님을 보듯이 생각한다는 것이 모든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저자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자연 그대로 자연에 맞게 사는 것이 아니라, 욕심에 취해 자연을 파헤치며 지낸다.
<바보 이반>의 나라가 아닌 곳에서는 부끄럽게 여겨지는 일로 거칠어진 손은 우리네를 살게한 원동력인데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곱고 예쁜것만을 쫓아 가기 시작했는지..
산속에서 살면서 산속의 동물도 친구가 된다. 알밤이 떨어지는 시기의 청설모를 우렁각시로 둔 생활은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 지는 기분이다.
왕소등에에게 물린 것도 산에 사는 세금으로 생각한다는 저자의 일상은 어쩌면 우리네 모든 삶의 모범일지도 모르겠다. 말벌까지, 그외 모든 동물, 곤충, 심지어 벌레들까지에게도 존경이라는 말을 쓰는 저자는 그래서 더욱 산에서 내려오기 싫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산에 사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언제쯤이면 나도 산에서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여유를 가지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인데 언제쯤 나는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내 벗으로 여길 수 있을까.
한번쯤 자연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