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고 싶을 때, 강릉
박시연 지음 / 난설헌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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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 강릉. 항상 여름이 되면 여름 휴가지로 강릉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러면 강릉에 사는 사람들은 휴가로, 여행을 어디로 갈까.

그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을때 어디를 떠올릴까.

이 책의 저자 박지연은 강릉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 품이 싫어 떠났다가 다시 강릉이 품이 좋아 돌아온 서른넷 여자이다.

강릉을 자주 가봐서 책을 펼치자 마자 어떤곳이 나올까 궁금해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아는 곳이 나오면 그 풍경이 머릿속에서 사진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한참을 보고 있었다.

강릉하면 경포가 먼저 떠오른다. 경포호를 걷다 발견한 박신과 홍장의 사랑이야기를 책에서 다시 보니 너무 반갑다.

그저 강릉을 소개하는 여행 책인가 했다가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풍경보다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여성으로, 동양인으로 해외에서 유학을 한 30대 싱글 여성 프리랜서의 삶이 어디서 본 것같은 생각이 드는것을 보면 저자의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아직도 실감이 나기 때문인것 같다. 여자들은 유리천장에 막혀 더이상 올라갈 수 없는 그 현실이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대한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지만 왜 다시 돌아오면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을까.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녀의 가슴속 절절한 슬픈이 또한 느껴져서 어느새 강릉보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포 해변을 배경으로 카르마의 이야기를 읽을때는 어쩐지 익숙한 그 풍경이 왜 쓸쓸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만연한 갑과 을은 어느곳에서 도사리고 있는구나. 그녀또한 갑과 을에 한참을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현실이 더욱 무서워지는 느낌이다. 왜 평등을 주장하면서 갑과 을은 어느곳에서 도사리고 있을까.

저자가 왜 자신의 나이며 싱글을 주장하는지 책을 읽다보니 느껴졌다. 자신의 나이를 본인이 아닌 타인을 통해서 재단당할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의중을 넘겨 짚을때 얼마나 웃긴일인지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을 웃어 넘길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때문이다. 나를 위해 묵묵히 배려를 해주는 그들이 있기에 이 삶이 그리 슬프지 만은 않은 것이다.

그렇게 강릉을 가면서 BTS 정류장을 지나친 것이 속상할 따름이다. 요즘 더웃 핫한 BTS 정류장을 꼭 한번 가보리가 마음먹어 보는 순간이다.

대관령 고산지대는 항상 낮에만 다녀왔든 기억이 있다. 추위에 맞서있으면서도 사진을 찍기위해 몸을 움츠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안반데기의 저녁은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에 담겨 있지만 생생하게 보이는 이 곳도 꼭 한번 가봐야 겠다.

처음 읽을때는 강릉의 풍경이 생각났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저자의 기억이 생각나는 기묘한 책이다.

강릉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도 많은 소개를 해 놓아 꼭 방문해봐야 겠다고 다짐을 하는 한편, 저자의 삶이 우리네 삶이 더욱 풍성해 지기를 바라는 다짐또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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