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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적도로 기운다 -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가 작품집
신정근 x Daeng Tarru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9월
평점 :
에세이 집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준다.
내가 못해본 것을 해본 사람들, 내가 안해본 것들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 든달까?
'달은 적도로 기운다'도 마찬가지이다.
적도 근처에서 이렇게 오래동안 살아본 여행객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의 저자 신정근은 그름을 그리고, 또 여행을 좋아하는 방랑객 느낌이다.
책의 저자란에 두명의 이름이 있어서 두명이 같이 지었나 했던 나의 놀라움은 책을 읽으면서 점점 풀려갔다.
헤어짐의 순간을 이렇게 덤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그럼 헤어짐도 감기처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마카사르에 와서 무용을 배울때의 선생님께 받은 이름인 다잉따우. 왜 이름이 두개인지 의문이 풀린다.
무용가 이기 전에 저자의 삶의 선배로 다가온 그녀에게 받은 이름을 저자가 왜 이토록 아끼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700일이 넘도록 다른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이 익숙한것일 수도, 아니면 더욱 이상한 것일수도 있는 여행객은 그 여행속에서도 익숙한 것을 어김없이 찾아 간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여행속에서의 또 다른 여행은 삶의 즐거움이다. 거기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의 여행이기 얼마나 즐겁겠는가.
헤스티의 생일 여행에 초대받은 저자는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속에서 여행의 참 묘미를 느꼈으리라.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낮으 인도네시아에서 땀의 의미를 알아버린 여행객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얼굴에 맺힌 땀의 의미를 종종 생각하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음료를 마시고 도시를 누빈다.
어느새 익숙해진 여행은 자신의 모국 마저도 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공항에서의 에피소드는 그래서 더욱 저자에게 두려웠을 것이고, 그걸 보는 독자들은 재미가 웃음을 터트렸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여행이라는 것이 일상에서의 탈출이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누가 그랬던가.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돌아올 집이 있기때문이라고..
저자의 인도네시아 여행이 즐거운 이유도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 한국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책으로 그의 여행을 함께 해서 즐겁고, 적도 근처의 나라를 여행하고픈 충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