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장오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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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책의 제목으로, 저자를 보고, 또는 책의 차례를 보고 고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출판사를 보고 고르는 방법도 있는데, <지식과 감성>출판사의 책들이 출판사를 보고 고르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처음 한권뿐일때는 그저 지나갔던 부분이 두번째, 세번째 책이 똑같은 출판사의 책이라면 더욱 믿은이 가는 것이다.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은 출판사 뿐 아니라 책 내용도 마음에 모두 쏙 든 시집이다.

시인인 장오수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세상에 내놓은 글이 언제나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으나, 그의 글은 부끄러움이 아닌 그의 자랑스러움이 될것 같다.

시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가 정말 좋은시 아니겠는가. 

제일 처음의 홍시부터 사람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그저 맛있겠다하며 홍시를 보고 마나, 시인은 그 안에서 많은 새끼를 끌어안고 있는 늙은 애비를 보았고, 그래서 그 애비의 짐을 하나 덜어 주고자 한다. 무릎을 딱 치게 만드는, 아니 여러번 꼽씹어 마음으로 읽어내는 시집인 것이다.

구로공단이 어느샌가 지식산업센터로 변화하고 그 안에 있던 공장 근로자들은 어느새 연구원으로 채워졌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공장 근로자으 입장에서 본다면 외로움이 더해졌을 시기이다. 시인은 그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고 있다. 혼자 피었다 시드는 장미처럼 그들의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려 주며 그들의 외로움을 이해해 주고 있는 것이다.

장오수 시인은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사람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준다. 항상 곁에 있고, 항상 쓰고 있지만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거의 없는 수건에 의미를 부여했던 <수건>이라는 시는 그래서 더욱 마음 한켠에 고이 모아두고 싶어지는 시이다. 수건이 포근히 쉴수 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초코파이로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이 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다. 얼마나 사랑하며 아끼는지 몇 자 안되는 시를 통해서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름살은 힘듦과 고달품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랑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랑하는 만큼 늘어나는 주름살, 그래서 더욱 아내의 주름살이 사랑스러워 보였나보다.

아이들과의 소원해진 관계도 시로 풀어주는데, 그 시 안에서 많은것을 느낄 수 있다. 방문은 늘 그곳에 같은 모습으로 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소원해 지며, 그로 인해 아이들의 방문을 여는것 조차 힘들다. 방문은 그렇게 점점 두꺼워지고 조용해 지는가 보다.

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이 시집을 덮고 나면 더욱 따뜻하게 남아 있다. 시의 제목처럼 따스한 햇볕 한자락 쐬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져 더욱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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