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 이대리
하영춘 외 지음 / 거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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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리더들의 추천글이 주구장창 깔려 있다 했다.
정말 직장인들의 애환을 이렇게 속시원하게 그려내주는 책이 있을 줄은 몰랐다.
상사와의 갈등으로부터, 인사고과, 연봉, 이직, 직장 내 라이벌, 부하직원, 거래처, 외국어 stress 등 직장인들이 울고 웃을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주제들, 상황들에 대한 실체적인 묘사가 압권이다.

 

거기에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김과장&이대리들이 연봉협상이나 이직,
상사와의 stress 등에 대해서 털어놓는 속내는
결단코 이런 책이 아니라면 절대로 접하지 못할 정도로 솔직한 것이었다.
대기업 인턴이었다며 콧대를 높이던 신입 여사원을
그 신입사원보다 10분 일찍 출근하고, 10분 일찍 퇴근하며 '선배보다 늦게 출근해서야 되겠어'라며 하루하루 압박을 가함과 동시에, 회식자리마다 '이 친구가 알고보면 주당이에요'라며 술잔을 몰아주면서 신입사원을 길들이는 선배 여직원의 이야기나,

'올해의 계약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하면 되네' 라고 말한 선배의 말을 믿고 천만원짜리 계약을 8백만원 수준에서 재계약 체결했다가, 왜 이렇게 고가에 계약을 체결했냐며 사장에게 된통 당한 후배의 이야기 등
 어찌보면 치졸하고 졸렬한 우리 내 직장인들의 속마음과 행태가 이 책에는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통렬한 비판으로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굴레를 같이 짊어지고 가는 동료애의 따뜻한 시선으로 김 과장과 이 대리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낯부끄러운 생생한 묘사들이 오히려 책을 읽는 내내 진정어린 위로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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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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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나는 회사에 휴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밤을 샌 것처럼 매일 몸이 무거웠는데, 그 증상이 몇 주가 지나도록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큰 문제가 생기리라는 신호는 분명하고 지속적이었다. 나는 아내와의 긴 대화 끝에 휴직을 결심했다.  

병원에서 종합건진을 받은 결과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골격, 체중, 근육량, 체지방률, 콜레스테롤의 농도, 간 수치, 시력, 청력 등의 모든 항목에서 나는 일반보다 다소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건진을 받게 된 증상을 설명했더니 의사는 문제가 계속되면 신경정신과를 가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내 증상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나의 휴직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나는 다시 열심히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나 그로 인해 많은 것이 크게 달라졌다.
휴직을 결심하기 전에 회사는 일종의 신성불가침과 같은 장소였다. 그곳이 있음으로 인해서 나와 내 가정의 현재와 미래가 유지되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는 모든 것을 잘 해야만 되었다. 업무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실수는 해서는 안되었다.  

실수 없이, 좋은 평판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관념이 되었던 모양이다. 마치, 곰스크가 어떤 곳인지, 그곳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조차 알지 못한 채 반드시 곰스크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작품 속의 남편처럼, 나는 회사에서의 성공가도만을 생각했었다.
이 책에 실린 두 번째 단편인 ‘북서쪽으로’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목적지를 알지 못하는 채 배를 타고 어디론가를 향해간다. 그처럼 나는 어디론가로 향해 바삐 움직이는 다른 사람들의 흐름에 휩쓸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속도를 더 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었다.
내가 그 형국을 버티지 못했던 건 애를 쓸수록 몸은 무거워지고 어디인지도 모를 목적지는 점점 더 까마득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낙오자가 될 각오를 하고 멈춰서기로 결심하자 갑자기 편안해졌다. 방향을 잃은 채 달리던 순간에는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하는 것 같았던 목적지가 걸음을 멈추자 이내 일정한 거리를 사이에 두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 실린 단편들은 이처럼,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서 삶을 떠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이면서, 그들에게 잠시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말한다. 지금 당신의 삶의 모습이 당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가는 길의 일부인지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그 요구는 늘 일상 속에서 쉽게 잊혀지고 마는 것이기에 이렇게 불현듯 가슴속에 떠오를 때마다 적지 않은 충격을 동반한다.  

[우리 머리에 주먹질을 해대는 책이 아니라면 왜 그런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라는 카프카의말을 인용하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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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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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오쿠다 히데오라는 소설가를 처음 접했다. 전작들에 대한 평가를 보건대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상상력의 작품들을 써온 듯 했지만 이 작품은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꿈의 도시>는 평범한 사람들의 부조리한 욕망과 그 욕망이 다다르는 파국을 그려보인다. 꿈의 도시라는 유메노시에서 벌어지는 이 파국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의 가슴을 씁쓸하게 눌러온다.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무겁게 빛나는 작품이다.

최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와 <돈 사용설명서>와 같은 책을 읽으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인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방법의 윤리성이나 합법성에 대한 고민은 멀어지고, 어떻게 하면 이 사회 system의 허점을 이용해서 보다 쉽게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덧 나는 바람직한 인문학도에서 효율적인 경제학도로 변했는데, 그 변화가 아무런 경고음도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눌러온다. 의식이 생생히 깨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변화는 악화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씁쓸한 작품들을 읽으며 일종의 힘겨움을 느끼는 까닭은 파국으로 이르는 그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빈번히 일어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구성되기 때문이다. 흔한 특성과 흔한 인물의 흔한 행동이 마침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보면서, 그 흔한 행동들에 내재되어 있는 의식의 잔인함과 비열함을 생생히 들여다보면서 작품을 읽는 이는 커다란 혐오감을 느끼는데, 그 혐오감에는 자신 또한 혐오의 대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좌절이 섞여있다. 때문에 이런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정서적으로 큰 비용을 요구한다. 꿈의 도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정서적인 비용은 아무런 저지선도 없이 경제적 논리에 따라 인간에 대한 존중심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브레이크 작용을 한다. 성공이라는 이름의 유일신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를 보면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반성이 힘겨운 것은 반성전의 삶의 관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 것이다. 나로서는 경제적 안락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음질하던 내 삶을 다시금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 곳에도 도달하지 못한 자의 뒤돌아봄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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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위한 명언상식 비즈니스를 위한 상식 시리즈 2
박영수 지음, 강모림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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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들게 된 건 업무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늘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말수가 적은 편이어서 오래 시간을 두고 자주 만나며 사람을 사귀는 방법에만 익숙한 탓으로 비즈니스 영업에는 도무지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주제가 현재 한국경제의 향방이던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이던 내 입에서는 상대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할 만한 말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 영업력은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성격이 성인 평균에 비해서 다소 진지한 편이어서 유쾌하고 가벼운 유머를 던지지 못하는 나에게는 촌철살인의 명언들이 보다 영업전략으로 적당하다고 생각되어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다만 걱정이었던 것은 이 책이 다른 많은 명언집과 마찬가지로 유명한 명언들의 단순나열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였으나, 다행히 책은 내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좋은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각 비즈니스 상황별로 분리가 되어 있으나,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 툭 던질 수 있는 명언을 적어 놓은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각 비즈니스 단계별로 직장인이 느낄 수 있을 만한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 대처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대처가 단순히 자기 생각을 풀어서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들의 일화를 가져오고 그 일화에 대한 작가의 해설을 덧붙이면서 그 해설에 몇 가지의 명언들을 녹아내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에서 영업을 하는 영업인의 힘든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만한 유명한 사람의 일화를 듬뿍 읽어볼 수 있으며, ‘사랑은 눈을 멀게 하고, 결혼을 눈을 뜨게 한다’나, ‘바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와 같은 촌철살인의 명언들을 곱씹어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를 생각한 저자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풍부한 일화와 명언들로 구성된 달콤한 치즈케익 같은 글들을 선물한다. 이 달콤함은 항우울성 치료제다. 비즈니스를 매개로 하는 인간관계가 힘든 이들에게, 인문학적 성격을 다른 이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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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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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이 주사위놀음처럼 전적으로 운에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걸고 그 돈을 잃거나 더 많은 돈을 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원한다면 아주 짧은 시간에 여러 번 배팅을 할 수 있고, 장이 열리는 시간이라면 집이건 사무실이건, 그 어디에서도 이 도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제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 주식이라는 것이 다른 도박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포커라는 도박에 있어서 꽤 정통한 인물이다. 국제 포커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경험이 있다고 하니, 도박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나름 정점을 찍은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주식투자 또한 포커게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전술과 전략이 존재하는 고도의 두뇌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기초적인 지식의 중요성, 지식을 활용하는 전술과 전략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적인 꿋꿋함이 주식투자에 있어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주식투자를 고스톱에 비유한 부분이다. 점 100원의 고스톱을 칠 때는 누구나 이 것을 놀이로 생각하며 돈의 따고 잃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긴다. 승패가 어떻게 갈리든지 간에 참여자들이 본래의 일상사로 돌아가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 반면 점 10,000원짜리 고스톱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놀이가 아니며, 참여자들은 비장한 각오로 게임에 임한다. 승패가 어떻게 갈리던 참여자들이 본래의 일상사로 돌아가기는 어려워진다. 많이 잃든 많이 따든 이 점 10,000원짜리 고스톱은 참여자들의 나머지 일상까지 점령해버린다.

주식 또한 마찬가지여서 잃어도 좋은 수준의 자본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할 때와, 결코 잃어서는 안되는 수준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주식투자를 할 때에는 전혀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전자는 투자의 이익이나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나, 후자는 조그만 손실이나 조그만 이익에도 마음이 크게 요동친다. 평정심을 잃고,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자꾸 손실이 커지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곧 나락이 닥친다.

이 책은 주식 초보자들이 겪게 되는 그러한 이상심리를 한 발짝 떨어져서 냉정하게 묘사한다. 그 냉정함이 머리에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주식시장에 대해 근거없는 환상을 품고 있는 초보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 주식이라는 도박판은 거대한 금융기관이 설쳐대는 곳이고, 이곳에서는 늘 누군가가 따면 누군가가 그만큼을 잃는다. 거인들은 대부분 돈을 따고, 그 돈은 대부분 개인들의 희생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신화가 강조되는 건 거인들이 개인들에게 던지는 미끼와도 같은 것이다. 아무런 준비없이, 대책없이 그 미끼를 물었다간 끝이다. 조심해야 한다. 눈먼 돈이란 세상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초보자들의 마음 속에 경종을 울린다. 주식시장에서 아직 쓴맛을 보지 않은 초보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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