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주식투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이 주사위놀음처럼 전적으로 운에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걸고 그 돈을 잃거나 더 많은 돈을 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원한다면 아주 짧은 시간에 여러 번 배팅을 할 수 있고, 장이 열리는 시간이라면 집이건 사무실이건, 그 어디에서도 이 도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제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 주식이라는 것이 다른 도박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포커라는 도박에 있어서 꽤 정통한 인물이다. 국제 포커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경험이 있다고 하니, 도박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나름 정점을 찍은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주식투자 또한 포커게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전술과 전략이 존재하는 고도의 두뇌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기초적인 지식의 중요성, 지식을 활용하는 전술과 전략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적인 꿋꿋함이 주식투자에 있어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주식투자를 고스톱에 비유한 부분이다. 점 100원의 고스톱을 칠 때는 누구나 이 것을 놀이로 생각하며 돈의 따고 잃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긴다. 승패가 어떻게 갈리든지 간에 참여자들이 본래의 일상사로 돌아가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 반면 점 10,000원짜리 고스톱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놀이가 아니며, 참여자들은 비장한 각오로 게임에 임한다. 승패가 어떻게 갈리던 참여자들이 본래의 일상사로 돌아가기는 어려워진다. 많이 잃든 많이 따든 이 점 10,000원짜리 고스톱은 참여자들의 나머지 일상까지 점령해버린다.

주식 또한 마찬가지여서 잃어도 좋은 수준의 자본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할 때와, 결코 잃어서는 안되는 수준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주식투자를 할 때에는 전혀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전자는 투자의 이익이나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나, 후자는 조그만 손실이나 조그만 이익에도 마음이 크게 요동친다. 평정심을 잃고,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자꾸 손실이 커지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곧 나락이 닥친다.

이 책은 주식 초보자들이 겪게 되는 그러한 이상심리를 한 발짝 떨어져서 냉정하게 묘사한다. 그 냉정함이 머리에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주식시장에 대해 근거없는 환상을 품고 있는 초보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 주식이라는 도박판은 거대한 금융기관이 설쳐대는 곳이고, 이곳에서는 늘 누군가가 따면 누군가가 그만큼을 잃는다. 거인들은 대부분 돈을 따고, 그 돈은 대부분 개인들의 희생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신화가 강조되는 건 거인들이 개인들에게 던지는 미끼와도 같은 것이다. 아무런 준비없이, 대책없이 그 미끼를 물었다간 끝이다. 조심해야 한다. 눈먼 돈이란 세상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초보자들의 마음 속에 경종을 울린다. 주식시장에서 아직 쓴맛을 보지 않은 초보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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