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손자병법 -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시리즈
더퀘스천 편집부 지음, 서희경 옮김, 나가오 카즈히로 감수 / 더퀘스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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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손자병법
지은이 : 나가오 카즈히로
번  역 : 서희경
출판사 : 더퀘스천
초   판 : 2020년 7월 8일
189페이지 / 14,000원


전쟁은 없을 거다. 2020년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 휴전 국가인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국가 간의 전쟁이란 70년 전의 유물이어서 그 유물을 실감있게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에게 약 팔천 년 전인 기원전 6세기의 중국 고대 병법서가 무슨 쓸모가 있을 것인가. 국가 간의 전쟁은 잊혀졌지만 개인 간의 전쟁은 종식되지 않았다. 전쟁은 공식적인 선포 없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그 작동 방식을 알지 못하면 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소설가 김훈은 <전쟁의 기술(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이라는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천평을 남겼다.

내가 할 수 없는 소리가 이 책에는 자세히 씌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잠꼬대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겪는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경쟁 사회에서 개인 간의 전쟁에 동원되는 여러 가지 기술과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지위는 위태롭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훌륭한 가르침은 그렇기에 어느 사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가치 있는 고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개인적인 역사 때문에 나는 '개인간의 전쟁'에 대한 이해가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이다. 그래서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손자병법에 관한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책은 총 82개의 두 페이지짜리 일러스트+글의 set로 구성되어 있다. 한 세트는 다섯 줄 내외의 글과 그림으로 채워진 두 페이지로 구성된다. 손자병법의 내용을 각 set 제목에서 개략 설명하고, 이에 대한 현대 비즈니스적 주석을 글로 설명한 다음 일러스트로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나와 같이 손자병법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고, 현대 비즈니스 경쟁에 대한 전문서적들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초보적 수준의 독자에게는 이 책의 구성이 적합하다.

어떤 분야이든 초보에게는 쉬운 가르침이 좋은 가르침이다. 재미까지 있다면 대단히 훌륭한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장점은 손자병법에 관한 다른 책을 관심 있게 읽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일러스트만 빠르게 넘겨 읽거나 각 set의 제목만 빠르게 넘겨 읽으면서 기 읽은 손자병법의 내용과 인상을 기억해내기 좋기 때문이다. 엑기스만 추려낸 요약집에 그림을 그려 놓은 셈이다. 그래서 손자에 대한 자세한 해설서와 이 책은 좋은 한 세트가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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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파서블 보이
벤 브룩스 지음,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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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즐겁게 읽은 책이 뭘까. 기억나는 건 셜록 홈즈 추리소설과 괴도 루팡 시리즈뿐이다.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책을 꽤 읽었다는데 다른 책은 기억나는 게 없다. 전래동화 시리즈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꾸역꾸역 읽었었다. 반면 학습만화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따개비 한문숙어와 만화 한국사는 몇 번이나 읽었고 지금도 몇 장면은 뚜렷하게 기억이 난다.


'임파서블 보이'는 영국의 어린이 전문 이야기꾼인 벤 브룩스의 소설이다. 주인공 엠마와 올렉은 내년에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로, 상상 속에서 세바스찬이라는 친구를 만들어낸다. 그 상상 속 친구가 현실에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가 이 책의 줄거리인데, 다른 무엇보다 톡톡 튀는 재치있는 문장이 이 작품의 재미다. 아무리 시시한 이야기라도 이 작가가 다룬다면 틀림없이 독자에게 맛깔나게 읽힐 것이다.

만약 내가 열 살이나 열 세 살 정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아주 흥미진진해서, 분명 집에서 책을 읽다가 학교로 가져가서 수업시간에 몰래 펼쳐놓고 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나이 마흔이 되어 내 유년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아 맞다. 그 책, 너무 재미있었어!'하면서 무릎을 칠 수도 있었으리라. 아쉽게도 유년의 나이가 아니라 마흔의 나이에 만나게 되어, 무척이나 즐겁게 읽었음에도 이 책을 권할 만한 친구가 마땅히 없다. 카톡 출시 이래 근 십 년을 이어가고 있는,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올리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별 재미없는 상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이 책에 대한 추천사는 오로지 이 서평을 읽을지도 모르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만 유효하리라. 최대한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작품을 읽고서 벤 브룩스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책은 아이들의 책장에 조용히 꽂아둘 것이다. 

올해 열 한 살이 된 첫째 딸아이에게 이 책을 적극 권했는데, 소년의 모험보다는 소녀의 모험 이야기를 읽고 싶다며 거절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니 때를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언젠가 아이가 이 책을 손에 들고 읽는다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다고 하지 않을까. 그러면 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서점에 가서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함께 고를 것이다. 그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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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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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며 (생택쥐페리는 1900년도에 태어났다!) 문예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책이다. 책과 완전히 담 쌓고 산 사람이 아니라면 '어린 왕자'를 한 번도 안 읽어 본 사람이 있을까. 어른과 어린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아름답고, 신비롭고, 지혜로운 동화 이야기. 내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게 대략 25년 전쯤일 거다. 올해 열 한살이 된 첫째 딸 아이의 정신연령이(내 열 다섯과 엇비슷하리라) 이제 이 책을 읽을 수 있겠다 싶어 함께 읽으려고 독서를 시작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때가 달라지면 마음에 남는 내용도 달라지기마련. 이번 회차에서 가장 깊이 가슴을 파고든 문장은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 편에 있었다.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을 알 수 있는 거란다."

결혼 11년차. 아내와 나는 아직도 때때로 서로의 정체를 새롭게 발견하면서, '당신 이런 사람이었어?'라며 놀라곤 한다. 길들여질 듯 길들여지지 않아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는 아내를 생각하며, 이 문장을 곱씹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는 그 사람의 매력을 착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누군가를 아는 데에는 오랜 세월 동안 서로 길들여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그건 아마도 모든 유부남녀가 수긍하는 바가 아닐까.

공교롭게도 1995년에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에 - 이 드라마 또한 내가 열 다섯일 때 방영되었다 - 이와 맥락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프로포즈는 이 드라마의 강우석 검사의 프로포즈다. 대사를 옮겨본다.

"사랑은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난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평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런 말로 안되겠습니까?"

가장 완벽한 프로포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서로의 매력에 끌려 사랑을 시작하더라도, 이러저러한 많은 이유로 도중에 중단되는 관계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므로 두 사람의 사랑이 삶의 끝까지 다다르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그 조건은 바로 두 사람의 노력이다. (우리의 관계를 위해) 평생 노력할 생각이라는 이 프로포즈는 비록 겉으로는 덤덤하게 보일지라도 그 안에 얼마나 큰 정열을 품고 있는가!

간만에 흥분했다. 11년차 유부남이 '사랑과 프로포즈'라는 주제로 이처럼 흥분하는 일은 대단히 드물다. 그러므로 '어린 왕자'라는 이 작품이 얼마나 굉장한지 알 수 있으리라.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연보를 보면 작가는 나이 4세에 아버지의 사망, 나이 17세에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남동생의 사망을 겪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이별, 그리움에 대해서 남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을 삶의 궤적이다. 어린왕자는 작가가 작고하기 1년 전 그의 나이 43세에 출간된 작품이다. 나이 35세에 장거리 비행 중 실제로 이집트의 사막에 추락, 닷새 동안 사경을 헤매며 사막을 걸어 극적으로 구출되었던 경험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 책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문장을 꼽으라면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알려 준 아래 문장일 것이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가끔이지만 아내도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걸로 되었다. 가끔을 매일로 만들겠다는 너무 큰 야망 같은 건 갖지 말도록 하자. 완전에 대한 욕구를 낮추면, 사랑은 지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으리라.

현명하게 사랑하고픈 어른이, 어린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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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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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서체로 출판되었다>


미치 앨봄의 전작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특별한 작품이었다. 자연스레 작가의 신작을 손에 들고 책장을 넘기게 됐다. 죽음이라는 인간에게 영원히 일어나는 사건과 사랑이라는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영원히 일어나는 사건 사이를 연결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여전히 따뜻하고 큰 울림을 준다.

우리가 상처로부터 놓여나는 과정에 대해서 미치 앨봄은 특별한 전문가다. 과정은 대체로 네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하나, 상처에 슬픔만이 아니라 다른 이면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 둘, 나의 상처는 나로부터 끝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의 상처와 이어져 특별한 '우리'가 되는 고리이기도 하다는 것. 셋, 상처 앞에 작았던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불현듯 그 상처가 나보다 많이 작음을 알게 되는 것. 넷, 세상, 우주, 하느님, 또는 다른 종교, 철학, 사상 그 무엇이든 이 세계가 '나' 보다 한없이 더 넓고, '나'라는 건 이 넓은 세상의 아주 작은 일부여서 그 작은 일부가 가진 아무리 커다란 흠이라도 세계의 넓은 품 안에 안겨 마침내 평온할 수 있다는 것.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여주인공 이지안이 이름대로 평안에 이르기를 응원하였던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주인공 '애니'의 평안도 역시 응원하게 될 것이다. 책의 전반부는 애니의 시련에 대한 이야기여서 읽는 동안 마음이 흔들렸다. 흔들림이 커졌을 땐 책을 덮고 잠시 쉬기도 했는데, 그건 좋아하는 사람이 즐겁기를 바라는 아마도 세상 모든 이들의 공통된 바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서 선량한 독자의 오랜 기다림은 마침내 결실을 맺는다. 미치 앨봄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는 대해(大海)로 둘러싸인 작은 섬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슬픔이라는 대해 위에 환상이 아닌 작은 섬 하나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섬은 무인도가 아니다.


p.s 이 소설의 서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천국을 밝히고 있는
우리 인생의 공주님 치카에게,
또 치카를 보살펴주고
우리 영혼에 감동을 주는
천국의 모든 간호사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자녀가 없던 미치 앨봄 부부는 아이티공화국의 고아원에서 Chika라는 아이를 만납니다. 아이는 특이한 뇌종양이 있어,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데려왔으나 치료가 쉽지 않았고, 데려온지 2년, 치카의 나이 7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많은 인터뷰에서 미치 앨봄은 그 2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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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성을 꽃피우는 두뇌 코칭
다니엘 J. 시겔.티나 페인 브라이슨 지음, 김선희.김창기 옮김 / 행복포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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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드라마'로 요약되는 뇌과학 육아 코칭


(북카페의 서평단원으로 읽게 된 책)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적게나마 몇 권의 육아 서적을 읽었다. 재테크 분야이든 육아 분야이든 책의 구조는 큰 틀에서 비슷하다. 문제가 두드러지는 상황을 보여주고, 이를 예방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다만, 좋은 책은 그렇지 않은 책과 같은 구조를 따르더라도 다음과 같은 다른 특징을 보인다. (1)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서 문제 상황을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2)전문가의 조언을 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불안을 조장하지 않는다 (3)전문가의 조언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납득 가능한 과학적 설명을 제공한다.

이 책은 좋은 책의 세 가지 특징을 드러낸다. 특히나 책의 후반부에 기록된 네 가지 희망의 메세지는 불안한 부모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네 가지 메세지는 다음과 같다.

1) 마술지팡이는 없다.
2) 여러분의 실수도 자녀에게 득이 된다
3) 유대감은 항상 다시 형성할 수 있다
4) 긍정적 변화는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직역에 가까운 번역으로 인하여 책의 문장들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점과, 책이 흥미롭게(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와 부모의 일상적인 충돌 양상에 대해, 뇌과학의 설명을 빌어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아이의 뇌에 좋은 영향을 미쳐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설명하는데, 일반인이 이렇게 전문적인 뇌과학 용어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한 설명도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책의 가르침 중에서 하나만 기억해야 한다면 '노 드라마'를 꼽겠다. 울거나 소리지르거나 속상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등의 드라마 같은 상황이 아닌 노 드라마의 상태에서 아이들을 양육, 교육하라는 것이다. 부모가 평온하고 침착할 때 아이들도 평온하고 침착해진다는 경험칙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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