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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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힐링'도서가 많이 출간되는 요즘, 색다른 힐링 도서를 만나봤다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따뜻하고 공감이 되는 책 문장의 온도

고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감을 일으키는 이덕무의 글들을 보면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장의 온도에서는 이덕무 소품문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가 실려 있다.
『이목구심서』는 이덕무가 평소 듣고 보고 말하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옮긴 책이고, 『선귤당농소』는 선귤당에서 크게 웃는다는 뜻처럼 일상생활 속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자연을 이야기하는 내용도 좋았지만 보다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던 글은 이덕무가 평소 생각하는 내용이 담긴 글이었다

편의에 안주하는 사람은 큰 고비를 만나면 어찌할 줄 모른다. 자신이 해오던 대로만 하는 사람은 큰 기회가 와도 붙들지 못한다.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를 넘기는 사람은 큰 근심거리를 만나게 마련이다. 남에게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적수를 만나게 된다. 일의 형세가 그렇다. -이목구심서 2
원망과 비방하는 마음이 점점 자라나는 까닭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면 진실로 즐겁다. 그러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도 무엇이 해롭겠는가? -이목구심서 3
본분을 지키니 편안하다. 형편이 닿는 대로 사니 즐겁다. 모욕을 참으니 관대하다. 이것을 가리켜 대완이라 한다. -선귤당농소
노자가 말하기를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상이고,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다"라고 했다.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말하는 것이 병이라고 한다면,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 또한 잘못이 아니겠는가. 공자가 말하길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와 같은 말들은 공평하고 명백해 후대에도 폐단이 없다. 가히 만세의 법으로 삼을만하다 -이목구심서 6
일이 내 뜻대로 되어도 단지 그렇게 보낼 뿐이다.
일이 내뜻대로 되지 않아도 역시 그렇게 보낼 뿐이다.
그러나 언짢게 보내는 일과 기분 좋게 보내는 일이 있다. -선귤당농소
형상 밖의 아득하고 어렴풋한 것과 가슴속에 쌓인 기운을 마음으로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말과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목구심서 1


고전이라고 하면 해석하기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서는데 글을 읽는 내내 끊어짐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깜짝 놀랐다. 스승이 말하듯 부드러운 어투로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듯한 글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매력적이다

옛사람이 쓴 글이기에 한문으로 쓰여 있지만 읽는 이를 위해 처음에는 한글 해석을 보여주고 그다음에 원문 그리고 마지막에는 고전연구가 한정주의 번역과 해석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더욱 읽기 좋았던 거 같다.

문장의 온도를 읽는 마지막 순간,
나는 '이덕무'에게 매료되었고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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