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 세사르 바예호 시선집
세사르 바예호 지음, 고혜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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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르의 책 중에서 다가가기 어려운 장르가 바로 '시'
함축된 의미도 많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할 수 없었는데 재밌게도 보스 레벨의 시를 담은 책을 읽는 상황이 생겼다.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제목은 뭔가 나랑 하루하루 투덜이는 사람이 넋두리식으로 적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어보자 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의 글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책을 여는 죽은 종을 읽을 때는 과연 내가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중간 건너뛰기를 하며 책과의 시간을 늘려가니 중간중간 아니 단락단락 마음에 드는 구절이 생겼다. 모든 글이 시라고 하기엔 긴 글도 있었고 짧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있었는가 하면 마음이 먼저 이해할 수 있는 글도 만날 수 있었다. 어렵지만 이 한 권 안에서도 내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니 참으로 반가웠다.

사실 이 책은 1998년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의 초판을 개정판으로 출간한 거라고 한다. 개정판인 만큼 그의 대표적 작품인 『검은 전령』,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  『희망에 대해 말씀해드리지요』 와 더불어 초판본에 수록되지 않았던 세사르 바예호의 유명 시를 읽을 수 있을 수 있다고 하니 문학에 조예가 깊은 분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한다.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 세사르 바예호. 그렇기에 다른 시인에 비해 많지 않은 작품이지만 체 게바라의 유품인 녹색 노트에 가장 많이 필사되었다고 하니 그의 글은 다른 시인이 갖지 못한 매력과 문체가 있는 거 같다. 개인사로 보면 가난하고 늘 병약했던 시절을 살았기에 부정적, 비극적인 시선으로 세상에 대해 바라보았지만 그 안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과 희망을 이야기한 시인 세사르 바예호. 중남미 시단의 거장으로 불렸던 그의 독특한 문체, 함축적 의미가 궁금하다면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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