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국내에세이] 슬슬 거닐다

슬슬 거닐다 - 숨어 있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책길 34곳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마음의숲 / 2021년 10월

타박타박 걸으며 주변을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뚜벅이라 멀리 나갈 일은 없지만 근방에서 사계절을 눈으로 보고 카메라에 담는 걸 즐겨 하는 편이라 이 책도 그에 대한 연장선이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보통 책 표지와 제목을 보고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결정되는데 「슬슬 거닐다」는 처음부터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전에 읽었던 「토닥토닥 숲길」의 저자들의 책이 아닌가.

「토닥토닥 숲길」의 글도 사진도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어떤 산책길이 나올지 사뭇 기대감이 생겨났다.

그전 책에도 느꼈지만 이번 책을 읽으니 더욱 확실하게 저자는 산책을 자주 하고 좋아하는 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 많이 걷다 보면 허리가 아파와 뚜벅이의 삶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나의 경우) 그럼에도 산책이 주는 색다른 풍경과 사색은 산책의 동기부여가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책 속 저자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으로 깊이 와닿았다.

단순히 이런 산책로가 있다고 전달하는 내용이었다면 정말 기억에 남지 않았을 텐데

그날그날의 산책로에 숨겨진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어 보여주기 때문일까

마치 책을 읽는 게 아닌 작가가 가지고 있던 추억을 하나씩같이 공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타인의 생각을 글로 읽어보는 걸 무척이나 좋아라하고

걷고 싶은 길을 알고 싶은 나에게는 참으로 눈과 마음이 즐거웠던 책 「슬슬 거닐다」

​숨어 있는 국내의 산책길 34곳 중에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은 바로 가기 어려울 테니

가까운 곳을 하나씩 다녀와봐도 좋겠구나 싶다.

좋은 산책로를 안다는 게 부럽기도 하지만 부부와 함께 그것도 각각 역할에 맞게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는 사실이 어찌나 부러웠던 지- 나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같이 할 수 있는 이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거닐다」을 포함해 앞으로 그들의 다양한 산책 이야기를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는 어떤 추억과 장소를 소개해 줄지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