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 세상과 불화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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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향에 무척이나 예민한 편.

자다가도 밖에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깨고 싫어하는 냄새가 느껴질 때면 온 신경이 곤두서는 '극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때로는 이런 나 자신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해서 고쳐보려고 했지만

타고난 성격인지 예민함을 고치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스스로가 불편하고 힘든 상황이 마주하게 되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최선이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방법은 그 상황을 피해 순간 내가 편해지려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 나와 다르게 불편함 없이 살아가는 타인이 부럽게만 느껴졌다.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한 걸까..

한 지인은 그렇게 예민하면 매번 힘든 상황이 올 거라며- 성격을 고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넌지시 남기기도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한두 번 들은 것은 아니지만)

마치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거 같은 기분에 스스로가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어찌 보면 왜 저리 유난을 떠나 싶을 정도로 유별난 사람.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제목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이 참으로 와닿았다.

아니 어쩌면 듣고 싶은 말이었던 거 같다. (예민보단 섬세하다는 단어가 더 마음에 들지만.)


이 책 전에는 「센서티브」를 읽으며 참 많은 위로를 받았는데..

많지 않지만 요즘에 나오는 책들을 읽다 보면 확실히 예전과 다르게 사람이 가진 다양성들을 배척하는 게 아닌 집중하고 포용해 주는 시선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아직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믿는다.)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신경 다양성'은 높은 민감성으로 인해 남다름을 병리적으로 판단(자폐, 아스퍼거 증후군, ADHD, 감각 처리 장애, 공감각 등) 하는 게 아닌 다양성으로 인정하는 관점을 가리킨다.


책에서는 바로 '신경 다양성'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연구 결과, 그리고 감정과 행동 조절 기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저자는 성인 여성과 민감성을 공통분모로 하는 여러 신경 다양성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여성이 자신의 참 모습을 깨닫고 치유와 자유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었다.



불안이나 우울증,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치료사나 의사를 찾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밖에 없다. 이는 감정과 행동의 바깥층만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겪는 문제를 진단할 모든 기준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감각은 빠져 있다. 우리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완전히 무시를 당하는 셈이다. -P19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는 총 3부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이야기

(1장 : 역사 속 여성의 심리 / 2장 : 새로운 관점으로 민감성 바라보기)

2부 - 내 마음에 맞는 이름 찾기 (3장 : 마음의 스펙트럼 / 4장 :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

3부 - 너와 내가 조화로운 새로운 세상

(5장 : 몸과 마음을 잇는 나날 / 6장 : 집과 가정생활 / 7장 : 직장과 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면 허용 할수록 자신의 강점에 잘 들어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능력 발휘가 더 잘 되거든요." 민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자기회의에 휩싸이지 않고 온전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고, 그럴 때 수행능력이 오히려 향상되기 때문이다. -P189



자신의 민감함을 부정하는 대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의 긍정적인 효과



책을 읽으며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업무를 잘 수행하고 능력이 있음에도 예민한 성격으로 자신감이 하락해 항상 움츠러들었던 사람.

언제 다시 그 사람과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를 포함해 또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응원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중에 여러 종류의 민감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직까지는 '민감하다'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따라오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시선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긴다.


스스로 규정짓지 못하던 성격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는 동시에 사회가 감각계가 남다른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인식을 바꾸는 것에도 도움이 되는 책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자신의 민감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이, 그리고 주변에 민감한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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