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담은 집 - 서현 작은 집의 건축학개론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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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트로트 열풍이었던 TV 프로그램들은 어느새 '집'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사연에 의해 원하는 '집'을 대신해서 알아봐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그 이후에는 각자의 판타지를 녹아낸 '판타집'을 찾거나 혹은 '이상적인 집'을 설계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기에,
사람들의 관심사가 더욱 '집'에 맞춰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우연히 보게 된 프로그램들 중 한 곳에서 완성된 모습의 집이 아닌 설계부터 시공까지 집이 지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집이 한순간에 지어지는 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것을 보니 역시 보통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처음은 미약했지만 끝내 멋진 집이 탄생하는 걸 보니 집 짓기에 대해 더욱 궁금함이 생겨났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부터 집 짓기에 대해 알아간다면 나중에 내 집을 준비할 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현장에서 일을 한다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결국 나는 책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건축가이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서현 교수가 쓴 〈내 마음을 담은 집〉
책에는 그가 설계한 작은 집에 대한 설계 및 시공과정을 담아내었다.

하늘과 계절을 담는 문추헌, 빛의 향연의 담류헌, 동그란 하늘과 중정을 품은 건원재까지
처음에는 과연 집이 될까? 하는 작은 의문이 생겼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점차 완성되는 집의 형태를 보며 마치 마법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기분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했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건축주의 의견과 최대치의 예산을 바탕으로 완성된 개성 있는 집들
각기 다른 의뢰인들의 집인 만큼 집을 완성하는 과정이 모두 달랐겠지만 그들의 집에는 2가지 공통점이 존재했다.
하나는 설계자가 직접 당호를 지어주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는 설계자의 마음이 곳곳에 담겨있다는 사실. 만약 건축주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들이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역시나 책 속 사진이 아니었나 싶다.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느낌의 외관과 다르게 반전 있는 인테리어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어우러지는 집의 풍경.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설레는데 건축주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부러워진다.

먼 훗날 집을 짓게 된다면 설계가 꼭 필요한 부분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 〈내 마음을 담은 집〉잘 모르는 건축 분야이지만 시공 과정을 어렵지 않게 서술한 덕분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더불어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책 속 페이지


상상력만으로 이루고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많지 않다.
실천의 세계는 이보다 훨씬 혹독한 검증을 요구한다. 그래서 도면이 건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오차와 착오가 없어야 한다.
지을 때 발생할 곤란한 문제를 다 미리 감안해서 그려야 한다. 이런 일을 내가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건축 설계는 집단 작업이다. 도움이 필요하다. p30

경제적인 건물이 되려면 일단 뼈대가 효율적이어야 한다.
뼈대, 즉 벽체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공사비가 올라간다. 그것도 팍팍 올라간다.
나중에 마감 재료에서 조금씩 아끼는 것보다 뼈대에서 정리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p33

집은 사는 사람의 마음을 담고 그 마음을 표현하기도 해야 하므로. p38

현장을 지키는 것은 도면의 한 묶음이다. 작업자들이 공종별로 와서 그 도면을 보고 자기 생각대로 해석하고 자기가 맡은 일을 하고 가는 구도였다. 도면은 중요한 의사 전달 매체지만 반드시 언어로 된 의사 전달도 필요하다. p50-51

천장이 하늘을 담아야 한다면 벽창은 계절을 담는다.
침실에서 아침에 일어나 앉았을 때 눈높이에서 그 계절이 보여야 한다.
그렇게 창문으로 포착된 풍경이 이야기를 건네줘야 한다. p68

알아서 하라는 문장을 잘 새겨야 했다.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 결과뿐 아니라 절차적 타당성도 대단히 중요했다.
그러니 알아서 하라는 건 절차를 알아서 밟아서 모두가 수긍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었다. p89

설계에 관여되는 변수는 참으로 많다.
그 모든 변수를 다 변수인 상태로 두고 작업을 진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큰 문제를 우선 정리하고 작은 것들을 마무리는 하는 게 설계의 과정이다. p110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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