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정재혁 지음 / 꼼지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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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참으로 독특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것은 오래된 것대로, 새로운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 둘을 엮어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생각과 행동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나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생각은 나의 가설일 뿐,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
다만 알아가며 즐기려고 노력한다.
일본으로 여행을 갈 수 있었다면 아직 우리나라에 없는 무언가를 접하는 걸 즐거워했을테지만
잠시 하늘길에서 멀어진 지금은 책으로 그 여행의 묘미를 대신해보기로 했다.

 

여행 에세이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여행 에세이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도쿄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게 아닌 도쿄에서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니 어쩌면 '사람'에 관한 에세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히 자기 일을 하는 도쿄의 14인 장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처음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을 때 '장인'이라는 말이 전통을 계승해서 이어져 내려오는 사람들이 바로 떠올랐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였다.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에 소개된 14인의 장인들 중 몇몇 장인들은 일본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서 거기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다면 다른 이들은 전통과는 무관한 새로운 장르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었다. '전통적'인 분야의 장인들만 소개했다면 조금은 예측 가능한 책이 되었을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정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나름 일본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도쿄가 빠른 속도로 달라지는 도시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책에서 알게 된 이요시 콜라를 마시며 알록달록한 유럽 채소를 구경하고 여자 스시 장인이 만드는 맛있는 한 끼를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는 도쿄의 젊은 장인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해져 있는 답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가는 '정답'.
그들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또 다른 장인이 생겨나고 다른 장르에서 일하고 있는 장인과의 콜라보도 조만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만약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몇 년 후 도쿄는 상상하지 못할 모습들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

 

스스로 브랜드가 된 도쿄의 장인들.
책에서는 타국의 장인들을 소개했지만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그들처럼 자신의 스타일을 담아 장인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렇다면 다음 책에서는 작가가 우리나라의 장인들이 소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속 페이지

 

세상은 너무 쉽게 2대, 3대를 이야기하지만 실은 오늘이란 이름의 하루와 하루가 쌓여야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p51-52

 

어제는 흘러가지만 기억은 남고, 그렇게 느린 시간 속에 어제는 가끔 내일이 되어 흐른다. p63

 

커뮤니케이션 구매란 말을 조금 풀어보면, 물건을 살 때 싼 곳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 구매하는 것, 나아가 점원과 말하고 싶어서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p65

 

그 자리에는 어제의 날들이 적혀 있고 왜인지 아직 곁에 있고, 굳이 구겨진 노트를 꺼내 적어가는 글자엔 그날의 감정이 묻어난다. p131

 

그저 스쳐 가는 순간이고 금방 잊어버릴지 모를 추억이지만, 그곳에 담겨 있는 정서를 기억한다. p154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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