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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인생은 참 어려운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한 번씩 찾아오는 현타
정말 내가 잘 살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내 인생은 어디서 잘못된 걸까.. 하는 생각이 소용돌이처럼 밀려오는 그 순간- 와르르 마음이 무너져내린다
이와 같은 감정은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믿는다. 다만 기간, 횟수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이는 거라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믿음으로서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때로 찾아오는 이 감정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정신적인 것뿐 아니라 몸도 황폐해지기 쉽기에 그런 순간에는 나를 위로하는 글을 찾게 된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박예희 작가 신작 에세이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전작을 읽지 않아 수많은 딸을 울렸다는 글귀에는 공감 제로.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는 제목은 얼어붙은 마음을 한순간에 녹이듯 순간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이 조금씩 어긋난다니- 너무나도 공감되는 말.
어쩌면 난 인생이 힘들다는 말 대신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작가가 말하길,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는 기대와는 다르게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는 삶 속에서 어떻게 생의 의지를 지켜가는지, 숨을 죽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들과 나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나누고 읽고 썼다고 한다.
모든 이야기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몇몇 이야기에 힘을 얻어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자신이 생겼다
흔들리는 삶을 바로잡아줄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분명히 책을 읽는다면 각자를 위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다 보면 바닥까지 가는 슬픔들이 파도처럼 인생을 삼켜버리는 시간이 찾아온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지만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시간들은 어떻게든 지나간다. 그 시간을 통과하고 나면 우리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 P87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의 부족함을 깨달아가는 일이에요 ... 한참 어렸던 나는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던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가질 수 없었던 기회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나서야, 해낼 수 없었던 수많은 일들 앞에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오래도록 걷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멋진 일이라는 것을 - P112
좋은 어른이란 사과를 잘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난 잘못을 돌아보고 인정하고 사과하려는 마음은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려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그건 자신의 부족함을 안다는 뜻이다 - P207
여전히 인생의 크고 작은 파도에 휘청거리며 가야할 길에 확신을 가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다.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척‘의 기술이 조금 늘었다는 거.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척, 기분이 나쁘면서도 쿨한 척, 그렇게 이런저런 ‘척‘을 하면 어른스러워보일 거라고 믿었다. 그럴 때마다 초조했다. 진짜 어른은 언제 되는 건가 싶어서. - P223
상처받은 기억은 왜 그렇게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걸까. 마치 나만 상처받고 사는 것처럼. 고의건 아니건 내가 던진 돌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채. - P246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결심이다. 때로 그건 나를 지키고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는 일 앞에서 끝까지 버티겠다며 괴로움을 참아가며 애쓰는 것보다 조용히 손을 놓고 내가 다치지 않는 법을 택하는 것도 하나의 결심일 수 있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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