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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책 제목을 보면 어느 정도는 이 책은 어떤 이야기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제목만으론 도저히 내용을 유추할 수 없는 신상 에세이 《우리만 아는 농담》
'보라보라 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부제를 통해 작가가 보라보라 섬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구나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보라보라 섬. 얼핏 스쳐 지나가면 들었던 이름인 거 같은데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검색해보았더니 타히티의 섬이라는 답이 나왔다. 휴양지를 가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머나먼 태평양 어딘가라고 생각되는데 어쨌든 작가는 현재 남태평양의 조그마한 보라보라 섬에 살고 있다고 한다.
휴양지에서 사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경험해보지 않는 자로서는 뭔가 여유로움이 넘치는 생활이 이어질 것만 같았다
결혼식 없는 결혼인 동시에 국제결혼을 했고 한국이 아닌 보라보라 섬에서 머물며 생활하는 작가의 모습.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범함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외국 생활이 녹록지 않겠지만 휴양지라는 특수한 환경이라 좀 더 낭만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책을 읽어보면 낭만 20% + 현실성 80%를 담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녀를 둘러 싼 환경과 다르게 무덤덤한 그녀의 문체는 새로운 곳에서의 꿈과 희망보다는 현실 그 자체를 전달해주는 듯하다-
인상에 깊이 남았던 부분 중 하나가 시댁 식구가 사는 집을 방문했을 때, 남편이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소로 계단을 보여주던 모습.
계단이라고 하면 특별할 게 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남편의 이야기와 그녀가 그의 장소를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을 글로 읽었을 때 참으로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안쓰럽기도 하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할까..?
그 에피소드를 통해 확실히 외국인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라보라섬에서의 일상은 한국에서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도 분명 존재하지만 책을 읽었을 때는 사실 보라보라섬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 거 같다. 오히려 그녀의 가족에 대해 집중하게 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보라보라섬에서 한국까지 직항으로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데다가 시간도 오래 걸리다 보니 가족에 대한 생각, 미안함, 그리움이 글에 더 많이 묻어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은 가까이 있을 때는 알 수 없지만 몸이 멀어질수록 더욱 그립고 애틋해진다는 걸을 직접 경험해보았기에 그녀의 감정이 더 와닿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