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평점 :

매일 밤 10시 12년 동안 애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CBS [꿈과 음악 사이에] DJ 허윤희
그녀가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사연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글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신간 에세이가 출간되었어요.
라디오를 못 들은 지 오래되었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순간이 참으로 많았죠. DJ 허윤희 님의 글을 읽으면서 추억이 되었던 순간순간이 다시 기억되었던 순간들. 다시금 라디오가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네요-

성별, 연령에 상관없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어떤 이는 한 번의 사랑을 끝까지 이어가기도 하고 여러 번의 사랑 끝에 마지막 사랑을 찾은 이 그리고 아직까지 찾고 있는 중인 사람까지 사랑은 참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이별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마음 깊숙이 공감되는 글귀 하나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건 잊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게 떠올리는 것인지 모른다.
사랑이 깊었던 만큼 이별의 순간은 참으로 이겨내기 힘든 거 같아요-
하지만 평생 잊히지 않을 거 같은 순간도 몇 해가 지나가면 점점 흐릿해져 떠올리기만 해도 먹먹해진 가슴을 안고 눈물이 흘러나왔던 순간이 그래- 잘 지내고 있겠지? 하는 조금은 덤덤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 만큼 우리가 원하는 건 한때 뜨거웠던 사랑의 감정 그리고 사람을 영원히 잊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게 그랬었지.. 하는 마음으로 떠올리는 모습이지 않을까요?
사랑의 기억을 억지로 지우지만 다시 사랑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아낸 '이터널 선샤인' 영화가 문득 떠오르네요-

좋은 게 좋은 거다. 나랑 안 맞으면 그냥 피하자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도 영 불편한 그리고 굳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어요. 아직까지도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같이 있는 자리를 만들지는 않는데 이 글을 읽자마자 순간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 하지만 말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전하기 때문에 그 말에 상처받게 되는 그 사람 하지만 꾸밈없고 털털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어쩌면 전 겉으로 보이는 모습 그리고 오해를 아직 풀지 못한 채 그 사람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기 시작했네요
다름은 누군가의 팬이 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되도록 많은 이의 팬이 되어보자.
미움이, 불편함이 잦아질 때까지 그를 동경할 만한, 다시 보게 할만한 아주 작은 구석이라도 찾아보자.
아마 그를 인정하고 이해하게 됐을 때쯤엔 나에게도 더 큰 응원과 사랑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아직은 자신 없지만 나와 다른 부분을 나쁘게 볼 게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좀 더 필요할 거 같아요.
저처럼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 글귀를 덤덤하게 읽어보기를.

에세이의 마지막 글귀
글을 읽는 내내 따뜻한 차를 마시며 라디오를 듣는 기분이었네요-
그녀의 라디오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어쩐지 전 오늘부터 그녀의 팬이 될 거 같습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토닥여줄 DJ 허윤희의 CBS [꿈과 음악 사이에].
지치는 순간이 생길 때마다 저도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