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은둔자 - 완벽하게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
마이클 핀클 지음, 손성화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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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로빈슨 크루소' 27년간 은둔생활을 한 크리스토퍼 나이트


세상과 단절되어 있지만 살아가기 위해 무려 1000번 이상의 식료품이나 필요한 물건들을 절도하는 범죄를 한 그는 누구도 실체를 본 적이 없어서 숲속의 은둔자라고 불리고 있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처럼 결국 그는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자유를 빼앗겼다

 

하루만 숲속에서 캠핑을 한다고 해도 불편할 거 같은데 무려 27년이라니 너무나도 놀라웠다 그리고 그게 가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어떤 생각으로 숲속의 삶을 선택한 것일지 궁금해졌다

 

 

 

서문은 여는 은둔자의 행동 묘사


어둠도 은둔자의 행동을 방해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넣고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 숲속의 은둔자, 크리스토퍼 나이트는 자연인처럼 무작정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계절마다 살아남기 위해 생각지 못한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생을 이어나갔다. 생활방식뿐 아니라 외적으로도 신경을 쓰며 누구도 그가 은둔자라는 걸 알 수 없도록 치밀하게 준비한 그는 아쉽게도 27년을 마지막으로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 마이클 핀클이 크리스토퍼 나이트에 대해 직접 취재하고 조사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크리스토퍼 나이트 뿐 아니라 나이트의 가족, 나이트의 절도 표적이 되었던 파인 트리 캠핑장의 직원들, 그를 체포한 경찰을 포함하여 140여 명 이상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의 은둔처가 있는 곳을 직접 답사하는 등의 열정을 보이며 이 책을 완성했다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1000번이 넘는 무단 침입과 절도를 했지만
27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자신 아닌 다른 사람과의 소통 없이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간 크리스토퍼 나이트를 보며 나는 참 주변에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구나. 그리고 지금 누리던 것들을 모두 버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세상과의 단절을 택한 특이한 사람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충실하게 나를 제대로 알았던 사람이 바로 크리스토퍼 나이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트 씨는 이제 우리 지역사회의 일원입니다"

감옥에서 풀려나 세상으로 돌아온 은둔자는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세상에 대해 천천히 배워나갔다. 새처럼 자유롭다가 철장에 갇힌 새처럼 사회에 적응하기에 너무 어려워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던 크리스토퍼 나이트는 결국 사회로 돌아오고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그가 세상에 드러나고 그의 행적이 밝혀졌던 그 순간 사실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한 결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그가 겪었을 크나큰 좌절감이 느껴져서. 꼭 사회의 일원이 아니어도 자연에서 살도록 도와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회 속에서 사는 게 무조건 정답은 아닐 테니 말이다.

 

앞부분에는 마치 소설처럼 숲속 은둔자의 삶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사람의 의지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그리고 나 자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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