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주중에는 기계 언어를 풀이하고, 가끔 인간의언어를 번역하며, 드물지만 자기 언어로 글을쓰기도 한다. 취미는 여전히 단어 모으기. 에세이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를 썼고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을 옮겼다. - P-1

가난하지만 않을 뿐 부를 갈망하는 가진 것 없는젊은 커플에게 이보다 더 곤란한 상황은 없을 듯했다.
그들은 수준에 맞는 정도만 갖고 있었다.
조르주 페렉, 『사물들』 - P-1

빈곤 프리미엄poverty premium이라는 말이 있다. 가난한사람은 가난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시간도 돈도 더 많이쓰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내가 겪어본바 가난한 삶에는실제로 더 많은 비용이 따른다. 가난은 밑 빠진 독과 같다.
아무리 부단하게 노력하며 발버둥 쳐도 모든 것이 원점으로되돌아간다. 열심히 사는데도 남는 게 없다. 오히려그럴수록 돈 들어올 길은 막히고 돈 새는 구멍만 커지는 것같다. 숨만 쉬어도 빚이 쌓이는지 늘 부채감이 따라붙는다.
어디서부터 쌓인 빚일까? - P-1

☆ 하루 9만 원인 개인 간병인을 50일 동안 고용했다. 간병비는현금영수증조차 발급되지 않는다.
☆☆ 절도죄로 장발장을 감옥에 가둔 문제의 빵. 도대체 얼마나대단한 빵이길래 투옥까지 당했는지 궁금하다면 구글에검색해보라. 지름 30센티미터가 넘는 솥뚜껑만 한 빵 사진을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P-1

엄마는 병실에서 돈 이야기하는 걸 극도로 꺼렸다.
하지만 언제나 돈이 급한 쪽도, 내게서 빌려갈 돈의사용처와 지키지도 못할 상환 계획을 상세하게 늘어놓으며말꼬를 트는 쪽도 엄마였다. 듣다 못한 내가 "나도 돈 쓸곳이 있다"라든가 "그래서 언제 갚을 수 있다는 거냐"라고한마디 덧붙이면 엄마는 "사람들 다 들을 텐데 쪽팔리게만들 작정이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렇게 나를 몰아세울때마다 기가 막혀 당혹감을 넘어선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럴 거면 말을 꺼내지 마. 애초에 가난하지를 말든가 - P-1

되감기 하자면, 우리 엄마는 무심한 모친과 폭력적이고이기적인 오빠들로부터 벗어날 요량으로 20대 후반에만난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이후 나름대로 생계를 - P-1

사람들이 생각하는 ‘빈자다운 삶‘이란 어떤 모습인걸까?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빛이 들지 않는반지하방에서 은둔형 외톨이처럼 자신을 가두고 사는사람? 매일 폐기를 앞두고 할인에 들어간 간편 식품이나도시락 따위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사람? 명품 가방같은 건 분수에 맞지 않으니 애초에 탐하지도 않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더 넓은 세상을 꿈꾸거나 원해서는 안 될까?
욕망할 권리,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혹은 소비)할 권리도어딘가에서 돈으로 사야 하는 것인가? 선택의 정당성을판단하는 주체가 본인이 아니라 타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것은 그의 잘못인가? 그를 탓할권리는 어디서 오는가? 그 권리마저 돈으로 사는 것일까? - P-1

돈을 어떻게 쓸지는 그 돈을 손에 쥔 사람이 결정할문제다. 세금이야 내가 국민으로서 국가의 존속과 운영을위해 기여한 바가 있으니 그 돈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감시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게 누군가의 기본권을보장하기 위해 그의 손에 쥐여졌다면, 그가 그 돈을 어디에어떻게 쓰기로 하든 ‘형편‘이나 ‘자격‘이라는 단어를들이밀며 양심을 운운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감히 내가 낸돈을 그런 데 쓰느냐고 역정을 내는 것은 기업의 주식을사는 투자자의 논리다. 그러한 개입과 비난이 정당하다고생각된다면 이는 사람을 재화로 보는 것이다. 자본주의의계산을 앞세운 위선이다. - P-1

경제학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인간이합리적인 결정만 내린다면 자본주의사회에 가난한 사람은없을 거라고. 당장 한 푼이 아쉬운 판에 동일한 상품을4만 원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자진해서 포기하고 굳이 5만원에 파는 업체와 거래하는 나를 경제학자들은 이해할 수없겠지. 하지만 고정 수입이 없는 내게 이 소비는 4만 원과5만 원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4만 원과 1만 원 사이의선택이었다. 다음 달까지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보려는것이기 때문이다. - P-1

그리고, 이 얘기까지는 정말 안 하고 싶지만, 5개월할부로 5만 원짜리 소비도 할 수 없을 때에는 일단일시불로 결제해둔 뒤, 카드대금 정산일이 지나 고객센터로 전화를 건다. 그다음 해당 항목에 대해 분할납부를 신청한다. 그러니까, 9월 청구 금액이 9월 1일에서30일까지 결제한 금액을 합한 것이고, 그걸 10월 15일쯤납부해야 한다고 치자. 위에서 예시로 든 5만 3000원짜리장바구니를 9월 25일쯤에 일시불로 결제한다. 그리고 - P-1

공항에 가는 김에 좋아하는 향수를 구매했다. 네 형편에향수 같은 사치품을 살 때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향수는 의복의 연장선에 있는 물품이요, 사회적 매너를따르기 위한 수단이다. 사회활동을 하는 동안 내 작고하찮은 존엄을 지키고 타인의 쾌적한 환경을 해치지 않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다. 적절한 사회화를 거친도시인이라면 집을 나설 때 응당 맨몸으로 나서는 대신의복을 걸치듯, 나는 향수를 뿌린다. - P-1

언니한테는 언니 냄새가 나, 섬유유연제 냄새도 아니고,
뭔지 모르겠는데 뭔가 언니 특유의 냄새가 있어. - P-1

향수를 뿌리고 다니지 않았던 시절이라 당시에는 내체취를 말하는 것인가 보다, 나쁜 냄새는 아니니 나를끌어안고 킁킁대는 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일이 있고 한참이 지나 옷장 서랍에 넣어뒀던 반팔티를꺼내다 ‘언니 냄새‘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옷장깊숙이 밴 퀴퀴한 반지하 냄새였다. 냄새의 정체를 깨달은순간, 옷장 앞에서 얼굴을 붉힌 채로 한참 서 있었다. - P-1

그렇게 향기 막으로 나의 연약한 처지를 보호해주는 나의갑옷, 나의 향수. - P-1

과거 경제에서는 소비보다는 일이 정체성을 결정하는중요 요소였지만 지금 같은 소비 중심 사회에서는정체성이 무엇을 생산하는가보다 무엇을 소비하는가와관련 있다. 소비 중심 사회의 또 다른 특징은 여가시간을 돈 쓰는 일에 사용한다는 것과 물건을 소유하는일이 행복의 주요 수단이라는 믿음이다.* - P-1

어떤 세상은 존재를 모르고 사는 게 나을 때도 있다.
「매트릭스」의 빨간 약처럼, 앎은 자유가 아닌 고통의동의어일 때가 더 많다. - P-1

나는 내가 사회학 전공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회학은 내가 나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있는 언어를 알려주었고, 조직이자 유기체로서 사회가 그구성원인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대로 개인으로서내 존재는 사회에 어떤 의의를 갖는지 이해하게끔 했다.
불합리하게만 느껴지는 세상을 향해 옹알이조차 못내뱉던 내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쥐여준 학문도사회학이다. - P-1

가난 이야기에서 늘 회자되는 작품인 박완서 선생의「도둑맞은 가난」 속 ‘나‘는 멕기(도금) 공장에서 만난상훈이 실은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란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자신에게는 일상이고 삶인 가난을한낱 체험학습의 장 취급하는 부자들의 오만에 치를떤다. "그들은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에 안차가난까지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에피소드로 삼고 싶어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 나는 우리가부자한테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 자신에게는삶 자체인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인생 교훈을 가르치는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노하는 주인공의심정을 나도 이해한다. 그는 빈곤을 소명이라고까지 생각할만큼, 가난을 정체성을 구성하는 큰 부분으로 여긴다. - P-1

싶었다. 가난은 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가 아니라문신처럼 세포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성질의 무언가라는것을 미처 몰랐다. 아니 모르고 싶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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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소설가. 1995년에 작품 활동을 시작, 장편소설로 『작별인사『살인자의 기억법』『검은 꽃』『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빛의 제국」 「아랑은 왜』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소설집으로 『오직 두 사람』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호출이 있고, 산문 단 한 번의 삶』 『여행의 이유』 『오래준비해온 대답」 「다다다』 등을 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수상했다. 독일과 일본에서 각각 독립출판사문학상과 번역대상을 받았다. 3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 출간되어 있다. - P-1

어차피 죽을 인생을 최선을 다해살아가는 이유 - P-1

노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혼자죽는 것‘이라고들 답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누구에게도자신의 죽음이 인지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버려지는 무연사가 가장 두렵다고 한다. 그들은 마치 죽은 뒤에도 살아있을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 P-1

우울증을 겪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자살률이매우 높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우울증에 걸리면 세상과인간관계에 대해 비관적이 되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들에사로잡힌다.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나는 철저하게혼자이며 무가치한 존재다. 어차피 인간은 결국 죽는다.
아무도 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 P-1

죄와 인간, 무엇을 미워할 것인가 - P-1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유명한 말이있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면 죄뿐만 아니라 인간을 함께 미워하는 일이 의외로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그들이 우리 눈앞에 있을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 P-1

자유 아닌 자유 - P-1

자본주의사회의 마케팅이라는 것은 고객이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것도 필요하다고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면 고객에게 이미 있을 것이다. 아직 안 샀다는 것은 아직 그게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팀장은 고객이 물건을 ‘자유롭게 ‘선택‘했다는 식으로 눙치고 있었다. - P-1

"당신은 나무입니다. 나무라서 물을 가까이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큰 바위가 짓누르고 있습니다.
바위가 나무를 누르고 있으니 어떻겠습니까? 화가 나겠지요. 당신은 지금 세상에 대해 무척 화가 나 있습니다. 그런데 나무는 자라게 마련이고 바위는 부서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나이를 먹을수록 부드러워지고 유순해질 겁니다." - P-1

우리 가족에게 처음 ‘집‘이 생긴 건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였다. 잠실의 열세 평짜리 아파트였는데 그나마도 세입자와 동거하는 형태였다. 두 개의 방 중에서 큰 - P-1

일상이 뮤지컬인 사람들 - P-1

명예 퇴직자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자 그는 가장 먼저달려가 도장을 찍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리곤 허름한 옷을 입고 새벽같이 어딘가로 나갔다가 저녁 무렵 막걸리 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이 이어졌다. "막노동을 시작했다. 마음이 너무 편하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 좀 하다가 새참 먹고 일좀 더 하다가 점심 먹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퇴근이다. 아무것도 신경쓸 게 없고 자기 맡은 일만 하면 그만이다." - P-1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의 앎에 갇혀 있다. - P-1

비관적 현실주의와 감성 근육‘ - P-1

이제는 열심히 해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비관입니다. 어떤비관인가? 바로 비관적 현실주의입니다. 비관적으로 세상과 미래를 바라보되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바꾸기도 어렵고 가족도 바꾸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내용이바로 그것입니다. 너 자신이라도 바꿔라, 저는 그것마저도 - P-1

비관적 현실주의자로 살아가는 삶은 너무 답답하고 지루할까요? 오히려 낙관주의자로 살아가는 삶에 함정이더 많습니다. 낙관주의는 모든 게 잘될 때는 괜찮지만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 우울증 환자가왜 이리 많은가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긍정적 사고‘
와 ‘낙관적 태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그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모두가 긍정적으로 활발하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 거기서 자신만 뒤처진것으로 보일 때, 우리는 급격하게 우울해집니다. 봄에 우울증이 늘어나고 자살률도 높아지는 사실 역시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살은 따사롭고 뉴스에는 나들이를 나온행복한 가족들의 모습만 보이지요. 나만 불행하다는 느낌, 이것이 깊은 우울로 우리를 끌고 들어갑니다. - P-1

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비관적 현실주의에 두되,
삶의 윤리는 개인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타인에게 동조될때,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개인주의를 저는 건강한 개인주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건강한 개인주의란 타인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독립적 정신을 가지고살아가는 것, 그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 - P-1

내 안의 어린 예술가는 어디로 - P-1

"아니, 지금보다 더 열심히 써."
"소설가는 봉제 공장 노동자가 아니야. 계속 일한다고생산량이 늘지는 않아."
"어쨌든 그만둬. 너무 힘들어 보여. 그리고 아직 젊을때, 좀더 소설에 집중해."
"공무원연금은 어떡하지? 건강보험은? 매달 나오는 월급은? 성과급은? 그리고 직장이 있기 때문에, 아니 교수이기 때문에 받는 이런저런 눈에 보이지 않는 특혜들은?
이 아파트를 살 때 꾼 주택담보 대출금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생활비를 줄이고 어떻게든 살아가면 돼. 신혼 때는 그런 것 없이도 잘만 살았잖아."
"애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도 있어."
"잃는 게 더 많을 거야. 내가 당신을 알아. 당신은 눈앞에 있는 모두를 만족시켜야 되는 사람이야. 그게 얼마나피곤한 일이야? 왜 당신이 그런 일을 해야 돼? 학생들은어차피 자기가 알아서 커나가게 돼 있어. 선생이 누구든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안 그래?" - P-1

은행에서 해야 할 일도 많았다. 나는 휴대폰요금, 아파트 관리비, 수도요금, 가스요금, 케이블TV 요금, 신문구독료, 인터넷요금의 자동이체를 해지하고 남은 요금을 정산했다. 그 밖에도 실로 무수한 것들이 주거래통장에 걸려있었다. 은행 직원은 서식 한 장을 내밀더니 자동이체를해지하고 싶은 거래 내역을 쓰라고 했다. 그걸 창구에서일일이 쓰고 있자면 한 시간도 더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종이 위에 이렇게 썼다. ‘전부 해지‘ 그래도 채 사라지지 않는 거래들이 남아 한동안은 성가셨다. - P-1

독설가로 유명했던 마크 트웨인은 평생 골초였다. 생활은 불규칙했다. 열두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인쇄소 견습공,
미시시피 강의 수로 안내인, 광산 기사, 신문기자 등으로일했다. 그런데 이 양반이 19세기 말에 증기선을 타고 적도를 따라 전 세계를 여행한 일이 있다. 그러면서 쓴 책이 그의 마지막 여행기 마크 트웨인의 19세기 세계일주다. - P-1

"나쁜 습관이란 젊을 때부터 몸에 들여놓아야 나이가들고 병이 들었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어느 보험회사에선가 조사를 해보니 나이가 들수록, 즉 청년보다는 장년이, 장년보다는 노년이 건강하고 체력이 좋더란다. 혈압이 높을수록 건강하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이럴 수가! 그렇다면 건강해지기 위해선 일단 빨리 나이를 먹고 혈압을 높여야 하나? 물론 아니다. 이런 통계는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건강에대한 염려가 많은 중년과 노년은 젊은층에 비해 운동과섭생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더 건강한 것이고 젊은층은음주와 흡연은 많이 하고 노동 강도도 높기 때문에 그만큼 몸이 허약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조사 결과는 마크트웨인의 독설처럼 젊은이들에겐 은밀한 기쁨과 우월감을 준다. 그것은 아직 ‘버릴‘ 몸과 탕진할 젊음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 - P-1

그런데 1990년대 초반, 이들은 하나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1988년에 창간한 한겨레신문이었다. 숙련된 식자공들을 구할 수가 없었던 이 신생 신문은 새롭게등장한 컴퓨터 조판 방식에 의지하기로 결정했다. CTS 시스템이라 불렸던 이 방식은 식자공을 거의 필요로 하지않았다. 기자가 컴퓨터 자판으로 기사를 입력하면 편집기자가 모니터를 보면서 판을 짜고 이를 바탕으로 바로 인쇄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곧이어 다른 신문들도 부분적으로 CTS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고도의 숙련 노동자인 식자공들이 일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계약직으로 전환시킨 후 나중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고했다. 나는 이들을 취재해 논문을 썼고 이것으로 학위를 받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식자공들이 비정규직에서마저 해고되어 아파트 경비원 등으로 일160 - P-1

리파리섬은 인구가 1만 800명쯤 되는 섬으로 에올리에제도의 중심이다. 시칠리아의 북쪽 바다, 티레니아해에 있으며 화산도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제도를 만들었는데 폼페이를 묻어버린 베수비오 화산과 같은 화산대에 있다. 리파리 바로 이웃 섬은 불카노 Vulcano로, 이름에서 짐작할 수있듯이 역시 화산섬이다. 이 섬과 제도의 막내라 할 수 있는 스트롬볼리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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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비용이 적은 곳이기 때문에 창업하는 사람의 몸도 가벼울 수밖에 없다. 도쿄의 젊은이들은 참 간단하게도 가게를 차리는 것 같다. 어떤 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취향으로 가꿔가다가 어느 경지에 이르면 그것을 남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취향을 남과 공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상점을여는 것이다. 프랑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테이블 두개짜리 식당을 내고 빈티지 옷을 잘 고르는 사람은 빈티지 옷가게를 낸다. 커피를 좋아하면 원두를 직접 갈아 내리는 작은 카페를 차린다. 장난감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되면 드디어는 팔기 시작한다. 도쿄의 젊은이들을 관찰해 - P-1

샤워부스에서 노래하기 - P-1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교수들에게 "당신은 동료 교수에 비해 더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80퍼센트가 넘는 교수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이중 적어도 30퍼센트 이상은 착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신이 다른 운전자에 비해 운전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는 연구도 있다. - P-1

종로에 나가면 ‘도나 기를 아십니까‘라고 말하며 접근하는 종교인들이 있다. 죽은 이의 영혼이 내 어깨에 앉아있기 때문에 삶이 피곤한 거라고 단언하는 이들.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지나쳐가지만, 그들의 말이 비유라면 영그른 말도 아니다. 모든 인간은 이미 죽은 누군가를 대신하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의 어깨가 늘 그렇게 무겁다는 것. 이 세상에는 먼저 죽은 자들의 몫이 있다는 것. 한열을 떠올릴 때면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 P-1

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 P-1

나쁜 부모 사랑하기 - P-1

폴 토머스 앤더슨의 영화 <마스터>는 부모와 자식 간의이런 관계에 대한 비유로 가득하다. 주인공 프레디는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있는 남자다. 그가 제대로된 부모를 갖지 못했다는 배경은 영화 중반에야 밝혀지지만 관객들은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그가 ‘후레자식‘임을 알 수 있다. 그는 부끄러움을 모른 채 욕망에 충실하다.
해군 병사들이 모래로 만들어놓은 여자 위에 올라타 민망한 방아질을 하는 남자다. 그의 노골적인 행동에 젊은 동료 병사들마저 눈살을 찌푸린다. 또한 그는 자기만의 술을 제조하고 그 술에 늘 취해 있는 디오니소스적인 인물이다. 프레디를 연기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눈에서는 언제나광기가 번뜩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독 - P-1

이십대는 몸으로, 사십대는 머리로 산다. 살아보니 둘다 나름대로 좋았다. 이제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찍을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내가 어쩌면 살았을 수도 있었을또 다른 삶을 기다리는 기분으로. - P-1

사랑이라는 이름의 버그暑 - P-1

스팅은 노래한다. How fragile we are.‘ 우리는 얼마나약한가. 우리는 얼마나 깨지기 쉬운가. 우리는 얼마나 연약한가. 어쿠스틱의 선율에 담아 스팅은 담담하게 노래한다. 우리는 얼마나 약한가. 그렇다. 우리는 약하다. 잘 깨진다. 박스에 담아 어딘가로 전송하기엔 너무 여리다. 사람이란 조심스럽게 전송되어야 하는 존재다. 망치로 머리를 두드려서도 안 되고 60도 이상의 열을 가해서도 안 된다. 날 - P-1

책 속에는 길이 없다 - P-1

혼자만의 믿음에 갇혀 있는 존재는 어린아이와 같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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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지만 모든 것이 포근해지는 풍경오히려 침묵 속에서더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는 풍경그것이 나의 첫눈이었다" - P-1

어깨를 두드리는 눈송이가두 눈 가득한 설경으로 번지는 시간눈송이처럼 고요히 내려 우리 품에 안기는148개의 겨울 단어들 - P-1

‘눈은 보리의 이분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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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1986년 태어나 2015년 「한국일보」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희망은사랑을 한다 스미기에 좋지 보조 영혼이 있으며,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 P-1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말해
여덟 살의 나는 잘못하지 않았으므로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 P-1

사람 되겠다는 것들자기소개서를 받아볼까요 - P-1

귀신은 왜 나타나는가
언제부터 볼 수 있는가 - P-1

무엇을 위해서다른 무엇을 위해서 - P-1

해와 달은 잡아먹힌 사람을 찾아다닌다
쉬는 날이 없다 - P-1

생 마음

아 이 마음

백지에 놓기 위해
백지부터 만들기로 한다
처음부터 내 손으로 할 일
내 땀 내 피로 할 일

필요한 것
티끌 없는 오전
진솔 속옷 진솔 양말
온갖 말 가르쳐준 이들
생각처럼 들어와
피도 땀도 함께 흘려주는 것

내피내땀 - P-1

버려도 된다
버려도 되지만
죽지도 않은 걸 버려서는 안 된다 - P-1

죽은 남자 처음 봤어요항상 죽은 여자만 봤는데별로 대단한 이유는 아니었고...... - P-1

귀신은 왜 나타나는가언제부터 볼 수 있는가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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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생각할수록함정에 빠지는 기분이 들까? - P-1

선불교의 경구 하나. "내가 없으면 문제도 없다." - P-1

지은이크리스 나이바우어 Chris Niebauer미국 톨레도대학교University of Toledo 인지 신경심리학 박사.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슬리퍼리록 캠퍼스SlipperyRock University in Pennsylvania에서 22년간 교수로 지내며 좌우뇌의 차이, 의식, 마음챙김, 인공지능에 대해 강의했다. 1990년대 초, 대학원 재학 중 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와 불교 학파의 가르침 사이에 있는연관성을 알아차렸다. 당시 이 아이디어는 "순전한 우연일 뿐"이라며 일축당했지만 그는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이후 뇌의 작동 방식과 선불교 사상을 함께 연구하는유일무이한 교수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하마터면깨달을 뻔》이 있다. - P-1

NO SELF NO PROBLEM - P-1

‘Bell(종)‘→ 말은 못하지만 이해하는 우뇌
‘Music (음악)‘ → 말을 담당하는 좌뇌 - P-1

1. 우뇌는 말은 못해도 정보를 이해한다.
2. 좌뇌는 자신이 모르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언제든지 그럴듯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 P-1

"좌뇌는 일종의 해석 장치다.
중요한 것은, 때때로 완전히 틀린 설명을한다는 것이다.
오직 상황을 그럴듯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마이클 가자니가 - P-1

<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는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온 ‘나‘라는 감각을 근본부터 다시 묻는 논란의 책이다. 저자는 방대한 신경심리학 연구와 실험적 근거를 토대로자아개념이 좌뇌가 만들어 낸 환상이라 밝혔다. 우리가 겪는많은 고통과 오해도 바로 이 이야기하는 좌뇌‘ 때문이란 것이다. 이 과학적 토대로 밝혀진 진실은 나에 대한 집착이 불행의시작이라는 동양철학의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뇌과학과 동양철학이 만나는 이 흥미로운 여정에 참여한다면, 삶을 고통스럽게 하던 내면의 목소리에서 한 발 떨어져 새로운 ‘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역시 좌뇌에 속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말뿐인 나를 극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 떠나고픈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김대수 KAIST 뇌인지과학과 전임교수 - P-1

뇌과학 유튜버이자 심리학 강사로서, 수많은 뇌과학 도서를 읽어 봤지만 이렇게 명쾌한 지혜를 주는 책은 없었다. 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는 우리를 고통 속에 가두는 ‘생각의 감옥‘을 부숴 버리는 망치이자, 가장 차가운 과학의 언어로 뜨거운 해방감을 선사해 주는 책이다. 데이정확히 1년 전, 이 책의 이야기를 압축한 소개 영상을 만들면서, ‘좌뇌가 만들어 낸 자아의 허상‘이라는 주제를 과연사람들이 좋아할지 걱정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 창은 이런 말로 가득 찼다. "평생나를 괴롭히던 목소리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네요." "책이 절판됐는데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삶은 이겨내야 하는 심각한 전투가아니라는 것을 배운다. 금붕어는 자살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뇌가 생성해 내는 언어를 통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행을 상상하고 괴로워한다. 생각의 부작용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찾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박주형 유튜브 <심리학 고양이> 운영자,
서울대 평생교육원 찾아가는 대학」 심리학 강사 - P-1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과몰입하는 좌뇌좌뇌는 패턴을 좋아해 99자아를 유지하려는 좌뇌의 몸부림 107신기루 같은 자아의 탄생 114체험하기 내 안에 몇 명의 내가 있을까? 123 - P-1

무의식인 줄 알았던 것침묵하는 우뇌좌뇌가 꺼진 뇌과학자 129우뇌는 환영에 속지 않는다 133우뇌 의식에 접속하는 방법 139생각은 또 다른 꿈의 세계 145체험하기 우뇌가 삶을 대하는 자세 150 - P-1

내 머리에 거짓말 장치가 있다:뇌가 만드는 합리화의 세계분리뇌 환자의 등장 43우뇌가 잠든 사이에 좌뇌가 저지른 일 4마음이 해석을 만든다 52체험하기 당신의 뇌가 표현하는 세계 62 - P-1

마음, 이를 정복한 자에게는 최고의 벗.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최대의 적.
-《바가바드 기타> - P-1

생각을 멈춰라. 그러면 너의 모든 문제는 끝이 나리라.
-<도덕경> - P-1

한 표현으로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명언이 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P-1

"어째서 행복하지 못한가? 생각과 행위의 99.9퍼센트는 자신을위한 것이나, 정작 자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2 - P-1

허파가 숨 쉬듯, 뇌가 마음 한다.
-휴스턴 스미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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