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 지나간 날의 애인에게서는 환멸을 느껴도 누구나 잃어버린 젊음에는 안타까운 미련을 갖는다. - P-1

많은 소설의 주인공들이 성격 파산자들이라 하여, 또는 신문 3면에는 무서운 사건들이 실린다 하여 나는 너무 상심하지않는다. 우리들의 대부분이 건전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소설감이 되고 기삿거리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많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더 많다. 이른 아침 정동 거리에는뺨이 붉은 어린아이들과 하얀 칼라를 한 여학생들로 가득 찬다. 그들은 사람이 귀중하다는 것을 배우러 간다.
- P-1

봄이 되면 고목에도 찬란한 꽃이 핀다. - P-1

젊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 지나간 날의 애인에게서는 환멸을 느껴도 누구나 잃어버린 젊음에는 안타까운 미련을 갖는다. - P-1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 P-1

시인 키츠는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자체가 스러져 없어지는 것을 어찌하리오. - P-1

인조라는 말이 붙은 물건을 나는 싫어한다.
인조견, 인조 진주 같은 것들이다. - P-1

남에게 주는 물건들이 다 좋은 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 P-1

화려하여서가 맛이 아니다. 오래가고 정이
들면 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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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서 인간으로 -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인구위기 대한민국이 새롭게 나아갈 길
이철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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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어쩌다가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되었을까?
저출산 대책은 정말로 실패한 것일까?

저자 이철희는 30년 이상 인구경제학을 연구
해 왔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독자적 연구와 데이터에
기반하여 분석한다.
저자는 정치 지도자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인구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을 인구를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사회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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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191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국 상해 호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광복 전에는 경성중앙산업학원 교원으로 지내며 시작과 영시 연구에 전념했고 광복 후에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30년 <신동아>에 시 「서정소곡」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소곡」, 「가신 님」 등을 발표하며 아름다운 정조와 생활을 노래하는 순수서정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눈보라치는 밤의 추억」, 「나의 파일」 등 다수의 수필을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상에서의 생활 감정을 섬세한 문체로 소박하고 아름답게표현한 그의 산문은 서정적·명상적 수필의 대명사로 불리며 한국 수필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그중에서도 「인연」, 「수필」 등의 작품은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199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7년 향년 98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 P-1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 P-1

내게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요, 희망이 있다면 봄을 다시 보는 것이다. 내게 효과가 있는 다만 하나의 강장제는 다스한 햇볕이요, ‘토닉‘이 되는 것은 흙냄새다. - P-1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의 초조와 번뇌를 해탈하고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이 ‘마음의 안정‘이라는 것은 무기력으로부터 오는 모든 사물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무디어진 지성과 둔해진 감수성에 대한 슬픈 위안의 말이다. 늙으면 플라톤도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혜도젊음만은 못하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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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봄 어느 날 마당 귀퉁이를 일구고 거름흙을 섞어 아버지가 만드신 한 평짜리 꽃밭에 나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꽃모종을 얻어다 심었습니다. 꽃들은 좋아라 잘자랐고 꽃송이도 제법 많이 달아주었습니다. 비 오는날 같은 때, 아버지는 새로 꽃핀 그것들을 신기한 듯 유심히 바라보곤 하십니다. 살림에 찌들은 깊은 주름살에도 꽃물이 들어, 오랜 중풍으로 병든 신경에도 풀물이들어, 어쩌면 꽃들이 아들딸로 보이시는가...... 아버지는 생땅에 일군 꽃밭이고 우리 형제는 그 꽃밭에 피는꽃송이들. 그렇게 바라시는 마음, 그렇게 바라며 사시는 하늘 같은 마음아. - P-1

목숨 가진 한 사람이
목숨 가진 한 사람을 알아준다는 것 - P-1

사람은 무엇으로 사람이 되는가 - P-1

여보, 아는 사람들 만나 끼니때가 되거든 밥이라도자주 먹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밥이라도 같이 먹어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 P-1

여보, 우리가 가진 것 둘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는남에게 돌립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자기가 가진 것 나눈 사람이라는 말이라도할 수 있게. - P-1

여보, 무언가 하고 싶은 말 많은 사람 만나거든 그사람 말이라도 잘 들어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날 사람들 우리더러 남의 말 잘 들어준 사람이라는말이라도 할 수 있게. - P-1

마을 어귀나 뒷동산에 초가지붕들을 굽어보며 꾸부정히 서 있기 마련인 소나무라면, 수절과부와 홀아비의 외롭고 추운 잠자리들을, 이 마을 사람들의 가난한꿈과 방물장수 할머니의 유리표박流離漂泊까지를, 함께달래어 흥얼거리는 콧노래쯤 아닐 건가. - P-1

산중도 봄이 되니 풀이 푸르오. 머언 산, 가까운 산,
산들은 원근에 따라 짙고 옅은 속옷을 갈아입었소.
산새들의 짓거리며 목청도 많이 달라졌소. 쫓기고 쫓으며 산새들은 낭랑한 은방울을 흔드오. 산중의 햇볕은이제, 껍질 벗긴 호두 속알처럼 오밀조밀하고 고소하오. - P-1

야들야들 미루나무 속잎새 하나하나에 여린 햇빛이와 부서지는 거, 여린 바람이 와 손바닥을 까부는 거,
이윽히 바라보아 아, 때때로 우리가 눈물 글썽여짐은,
눈물 글썽여짐은- - P-1

어디 그게 할 말이나 되냐고, 첫애기 잘못되어 여러번 수술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어디 그게 당신.
냐고 차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러느니 차라리영아원에 가서 아이 하나 데려다 기르며 같이 살자고,
왜 이런 슬픔이 우리 것이어야만 하느냐고, 남들이 듣지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더욱 작은 울음소리로 느껴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 P-1

보리가슬


고개, 높은 고개 넘어오다가 숨 가빠서 뻐꾸기 울음소리 되고 우르르 한 무더기 상수리나무 숲이 되고 고샅길 삐쳐서 달려가다가 그만 나루터에서 은비늘 파닥이는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바람은. 바가지로 건질까, 조리로 건질까. - P-1

시 제목 ‘보리가슬‘은 보리 가을, 즉 보리 벨 무렵이란 뜻 - P-1

아 글쎄 봄에는 예쁜 풀꽃 바구니 머리에 받쳐 이고종종걸음 내게로 걸어오시는 예닐곱 살짜리 계집애의산이더니, 여름에 산은 부쩍 성숙한 예비숙녀로 자라 챙이 넓은 흰 모자에 팔 없는 흰 블라우스를 차려입고 한눈 찡긋 손 까불러 나를 부르시는 게 아닌가! - P-1

하느님은 청소부,
사람들이 아무리 닦고 쓸어도 다는 깨끗이 치우지못하는 골목 안 쓰레기들을 간밤에 비를 내려 말끔히말끔히 치워주시고, - P-1

하느님은 아이들,
하루에도 몇 번씩 웃고 떠들며 장난질하다가도 금방심술 나면 싸우고 토라지고 울고 그러다가 또 금방 언제그랬냐는 듯 친해져서 노는 골목 안 아이들이지요. - P-1

구름이여 꿈꾸는 구름이여 - P-1

선생님 생각


내가 어려서 국민학교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전갑도 선생님, 책을 읽히다가 모처럼 잘 읽는 아이가 생기면 냅다 그 아이를 둘러업고 교실을 한 바퀴 삐잉 돌면서 "책을 읽으려면 아무개같이 읽으려무나. 너희들은 모두 아무개를 본받아야 하느니라." 콧노래 비슷한 소리를 흥얼거리던 전갑도 선생님, 아이들은 선생님 등에 한번 업히고 싶어서 더욱 책을 열심히 읽어오곤 했었지. 세월 보낼수록 선생님 생각, 요즘 세상에 어디 애들 업어주는 선생님이 그리 흔할까? 나이 먹을수록 선생님 그리운 생각. - P-1

올해도 겨울 방학이 되어 외숙네 들러보니 두 내외외로운 서울 까치가 되어 추운 겨울을 춥고도 외롭게살고 있었네. 하지만 이제 서울 외숙네는 속으로 알부자. 누구네 집보다 탄탄하다 하네. 뿐인가. 서울 외숙은못 배워 무식하긴 해도 그동안 세상 사는 진짜 멋으로등산하는 취미를 길러 일을 쉬는 날마다 남한의 유명하다는 산이며 약수터 안 가본 곳이 없다 그러네. 아무렴, 세상 사는 것이 별건가. 자기 나름대로 자기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지. 초로의 나이에 들었지만 누구보다 건강하고 보람 있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서울 외숙의 온화한 얼굴에서 비로소 존경할 만한 좋은어른의 모습을 찾아보겠네. - P-1

시래기 국밥집

한 젊은 부부가 시골에서 살길이 막막해서 도시로이사를 갔더랬네. 이사 간 날 이삿짐을 날라준 친구들과 이웃들을 대접하긴 해야겠는데 대접할 것이 도무지없어서 걱정이었더랬네. 생각 끝에 시골에서 이삿짐 속에 꾸려 가지고 온 시래기로 시래깃국을 끓여 밥과 함께상에 내왔더랬네. 그것은 기껏해야 멸치를 넣어 끓인 시래기 된장국이었더랬네. 한데 생각 밖으로 사람들이 맛나게 먹어주고 음식 솜씨를 칭찬해주었더랬네. 도시에와 별로 해먹을 만한 일거리도 없는 김에 두 부부는 여기에서 지혜를 얻어 변두리 헐어진 방 한 칸을 빌린 다음, 시래기 국밥집을 차렸더랬네. 음식점은 날로 손님들이 밀리고 번창하여 두 사람은 한밑천 크게 잡을 수 있었더랬네. 용기를 얻은 두 사람은 시래기 된장국집을 집어치우고 그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짓고 그럴듯한 갈빗집을 차렸더랬네. 그러나 그날부터 웬일인지 시래기 국밥집을 찾던 손님은 한 사람도 그 집을 찾지 않았더랬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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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힘 빼라 - P-1

"물을 잘 봐라. 흐르는 물을 보면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을느낀다. 물이 흘러가는구나." - P-1

소나기는 시야의 먼 가장자리부터 때리기 시작해서 숲을훑으면서 다가온다. 멀리서 소나기가 시작되면 아직 비가 닿지 않은 숲은 수런거리기 시작하고, 먼 상류 쪽의 강은 흐려진세상 속으로 사라진다. 젖은 숲은 천지간의 거대한 관능으로흔들리고, 비가 지나가면 기름진 윤기로 번들거린다. - P-1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우야 잘 자라 - P-1

고용노동부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약 1만9,850명이라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라고 인정한 죽음의 건수이다.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죽음과 은폐된 죽음의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부 통계로는알 수가 없다. - P-1

세월호가 침몰한 자리에 다시 가 봤더니 봄을 맞는 섬들이아지랑이 속에서 나른했고 수평선에까지 물비늘이 반짝였다. 바다는 빛으로 덮였고 신생하는 시간의 미립자들이 물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 P-1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스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백석, ‘국수‘ 중에서 - P-1

밥값을 올리면 손님들은 싼 가게를 찾아가고, 건더기를 줄이면 건더기가 많은 가게로 간다. 5백 원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달걀 라면을 먹고, 5백 원을 아껴야 할 사람은 보통 라면을먹는다. - P-1

한국에는 어느 동네를 가든지 ‘먹자골목‘이 있다. ‘먹자골목‘
은 식당가 밀집구역이다. 골목 입구에 ‘먹자골목‘이라는 간판을 붙여 놓고 있으므로, 이 이름은 공식 행정용어의 지위를누리고 있다. ‘먹자골목‘은 배고픈 사람의 허기와 게걸든 사람의 식탐이 느껴져서 ‘식당거리‘보다 생기 있는 말이다. - P-1

좋은 말들은 늘 가까이 있다. ‘고향‘ 식당에서 혼밥을 먹으면서 가까운 말들을 끌어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옆자리의 사내도 혼밥에 혼술을 먹고 있었다. ‘고향‘의 혼밥은 혼밥먹는 사람들의 더불어밥이다. - P-1

일반 문화재들 중에는 국보로 지정된 유물이 333점인데,
민속문화재 중 국보와 보물은 합쳐서 10여 점뿐이다.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 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국보‘로 지정한다고 법에 규정되어있다. 민속문화재는 "가치가 크거나 유례가 드문 것이 아니고 흔하고 가깝고 일상적이다. - P-1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려는 정부와 시민 사회의 노력은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에서는일정한 성과가 있었지만, 노동 현장과 일상생활에서는 일하다가 죽고 다치고 병들어 쓰러지는 참사가 날마다 계속되었스니다 - P-1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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