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잘 봐라. 흐르는 물을 보면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을느낀다. 물이 흘러가는구나." - P-1
소나기는 시야의 먼 가장자리부터 때리기 시작해서 숲을훑으면서 다가온다. 멀리서 소나기가 시작되면 아직 비가 닿지 않은 숲은 수런거리기 시작하고, 먼 상류 쪽의 강은 흐려진세상 속으로 사라진다. 젖은 숲은 천지간의 거대한 관능으로흔들리고, 비가 지나가면 기름진 윤기로 번들거린다. - P-1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우야 잘 자라 - P-1
고용노동부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약 1만9,850명이라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라고 인정한 죽음의 건수이다.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죽음과 은폐된 죽음의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부 통계로는알 수가 없다. - P-1
세월호가 침몰한 자리에 다시 가 봤더니 봄을 맞는 섬들이아지랑이 속에서 나른했고 수평선에까지 물비늘이 반짝였다. 바다는 빛으로 덮였고 신생하는 시간의 미립자들이 물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 P-1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스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백석, ‘국수‘ 중에서 - P-1
밥값을 올리면 손님들은 싼 가게를 찾아가고, 건더기를 줄이면 건더기가 많은 가게로 간다. 5백 원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달걀 라면을 먹고, 5백 원을 아껴야 할 사람은 보통 라면을먹는다. - P-1
한국에는 어느 동네를 가든지 ‘먹자골목‘이 있다. ‘먹자골목‘ 은 식당가 밀집구역이다. 골목 입구에 ‘먹자골목‘이라는 간판을 붙여 놓고 있으므로, 이 이름은 공식 행정용어의 지위를누리고 있다. ‘먹자골목‘은 배고픈 사람의 허기와 게걸든 사람의 식탐이 느껴져서 ‘식당거리‘보다 생기 있는 말이다. - P-1
좋은 말들은 늘 가까이 있다. ‘고향‘ 식당에서 혼밥을 먹으면서 가까운 말들을 끌어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옆자리의 사내도 혼밥에 혼술을 먹고 있었다. ‘고향‘의 혼밥은 혼밥먹는 사람들의 더불어밥이다. - P-1
일반 문화재들 중에는 국보로 지정된 유물이 333점인데, 민속문화재 중 국보와 보물은 합쳐서 10여 점뿐이다.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 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국보‘로 지정한다고 법에 규정되어있다. 민속문화재는 "가치가 크거나 유례가 드문 것이 아니고 흔하고 가깝고 일상적이다. - P-1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려는 정부와 시민 사회의 노력은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에서는일정한 성과가 있었지만, 노동 현장과 일상생활에서는 일하다가 죽고 다치고 병들어 쓰러지는 참사가 날마다 계속되었스니다 - P-1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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