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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사랑한 아이 윌로딘 ㅣ 책꿈 7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7월
평점 :
지구는 나이가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
그것만 기억하면 돼.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미국의 어린이책 작가이다. 대표작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릴라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미국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 뉴베리상은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미국 아동도서인데 반해 책의 분량이나 내용면에서 청소년에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은데 이번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기에 적당한 느낌다.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1위에 선정 되기도 했던 작가님의 책이기에 또 어떤 세계로의 판타지를 보여주게 될지 기대된다.
퍼챈스 마을 낡은 회전목마 위에 작은 꼬마가 나타났다. 끽끽 소리도 내보고 숨을 쉬어보기도 하고 털이 수북한 발도 꼼지락거려 본다. 꼬마는 목마 위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꼬마는 아직 자신에 대해 모른다. 참고 기다릴줄 알면 견딜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손재주가 좋고 마음씨 좋은 고운 소년이 잡초와 엉겅퀴를 엮어 꼬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꼬마에게는 고집세고 눈매가 날카로운 소녀 친구가 있다.
아주 먼 옛날 돌들은 부드럽고 별들은 작은 먼지였을 때 윌로딘은 괴물을 좋아했다. 언제인지 그리고 어디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구는 나이가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것만 기억하면 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괴상한 녀석들에게 끌렸다. 그중에서도 사랑스럽지 않은 것들을 특히 더 좋아했다. 더 무섭고 ,더 냄새나고,더 못생길수록 마음이 갔다. 가장 좋아했던 건 스크리쳐 였다.동물을 사랑하는 아빠와 윌로딘은 스크리처를 관찰하며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소리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크리쳐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윌로딘 , 그렇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자연은 우리보다 아는 것이 훨씬 더 많단다.
아마 앞으로도 늘 그럴거야.
얘야 ,사람을 이해하려면
아마 아주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야
p.18~19
열한 살 소녀 윌로딘은 9월의 대형 산불로 부모님과 동생을 잃고 두명의 아주머니와 함께 산다. 아주머니들과 살게 되면서 자신은 사랑으로 대해주는 걸 알지만 살고 있는 집과 두 아주머니의 사랑에 마음을 열지 못한다. 몸이 회복되고 아주머들이 윌로딘에게 수첩 한 권과 뾰족한 깃털 펜 하나 잉크 한병, 연필 여러자루를 줬다. 이젠 혼자남게 된 위로딘은 부엉이, 오소리 , 스크리처들에 대해 관찰한 것들을 영원히 기록해 둬야겠다는 생각으로 메모를 시작한다. 그중에서 스크리처들의 생김새, 먹이, 습성, 숫자까지 기록하며 그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벌새곰들이 줄어들자 스크리처를 괴물이라며 현상금을 걸로 잡아들인다. 마을 사람들이 스크리처를 마구 죽이자 벌새곰들도 사라진다. 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벌새곰에 관심이 있다. 나무에 빛나는 거품둥지를 만들어 겨울을 나는 벌새곰은 마을의 자랑이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점 벌새곰의 수가 줄어들게 되자 마음 사람들의 수입원도 줄어들게 된다. 윌로딘은 우연히 코너라는 친구를 알게 되고 코너는 잡초와 엉겅퀴로 만든 스크리처를 생일 선물로 준다. 윌로딘은 둥글게 휘어진 기다란 엄니, 괴상하게 생긴 꼬리 , 못생긴 주둥이를 가진 아리송을 껴안고 분노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윌로딘은 생각지도 못한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전 화가 난거예요. 지금 흘리는 건 화가 나서 나오는 눈물이라고요.
화가나서 흘리는 눈물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단다.
맞는 말이야. 분노에서 태어난 눈물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도 나무들도 물고기들도 새들도 그리고 물론 스크리처들까지도 지금껏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되돌리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말했다.
자연은 우리보다 아는 것이 훨씬 더 많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거라고.
p.246
캐서린 애플게이트님의 이번 책 <괴물을 사랑한 아이 윌로딘>을 보는 순간 책 표지에 그려진 동물은 무엇일지 한참 들여다 보았다. 뿔이 달린 동물과 곰인듯 한데 날개가 달린 동물이다. 책을 읽고 나니 이들은 스크리처와 벌새곰이다. 이 둘은 현생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괴물은 스크리처일까 아니면 벌새곰일까..
인간에 의해 멸종해가는 동물들은 셀수 없이 많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 아주 어린 어린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는 말처럼 윌로딘의 섬세한 관찰과 기록들을 통해 어른들도 알아내지 못한 이유를 캐내고 점점 사라지는 스크리처와 벌새곰을 위해 용기를 낸다. 이 책에서도 멸종해가는 괴물의 이야기와 이로 인해 인간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11살 소녀인 윌로딘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연과 그리고 점점 세밀하게 묘사되는 스크리처의 특성과 모습 그리고 벌새곰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단순한 판타지 동화가 아닌 인간과 동물 그리고 생태계를 위한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는 동화이다. 뉴베리의 책이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이 책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어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여린 어린이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자연을 지켜내고 변화를 만들어 낼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