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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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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치사코는 55세에 글쓰기를 시작해 63세에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데뷔한 늦깎이 작가다. 이 산문집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그런 그의 이력처럼, ‘나이 듦’ 이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노년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거나 삶을 정리하는 방식의 에세이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시도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담담한 문장 속에 유머와 솔직함이 스며 있어, 무겁지 않게 읽히면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설교처럼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속도로 살아온 시간을 그대로 드러낼 뿐이고,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더 큰 설득력을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결론을 주기보다, 각자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나이 듦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혹은 지금의 위치가 애매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은 조용한 방향 감각을 건넨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는 삶, 그 균형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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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파워 - 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
마이클 앨버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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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 랜드파워
Who Has It, Who Doesn't, and How That Determines the Fate of Societies.
"누가 가졌는가, 누가 갖지 못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사회의 운명을 결정짓는가"

요즘 이만한 화두가 또 있을까? 전쟁에 전쟁이 더해지고 알 수 없는 힘들은, 각자의 나라와 정치가의 등 뒤에 숨어 땅을 노리고 그 유한한 자원을 탈취하고 탈환하려한다.

정치학자 마이클 앨버터스 교수가 2025년 출간한 도서 랜드파워는 토지와 권력에 대해 심도있는 통찰을 전하는 책이다.

토지는 권력이다. 토지는 경제권력이다. 토지 권력은 사회권력이기도 하다.

그는 토지 권력이 교체 될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후 수백년간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좌우하는지를 섬세하고 심층적으로 살펴 그 권력의 기반인 토지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일깨워준다.

그저 부동산이나 재테크 정도로 혹은 생활터전, 생명터전으로 각각 나눠서 정의하고 있던 토지, 땅에 대해 명확한 통찰로 각성하고 현실을 바라보게 일깨워준다.

사회과학과 역사 분석을 아우르는 묵직한 이야기들로 토지 소유권이 어떻게 불평등을 고착화했는지 분석하고 땅의 가치와 개인,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 알려준다.

토지는 부와 권력을 창출하는 토대로서, 인종적 계층 구조를 만들고 전통적인 사회 관계를 강화하고 특정 정당의 정치적 기반에 혜택을 제공하며 자원을 생산하거나 파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병패들을 지워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례들도 있었다. 일본과 한국, 대만의 경우 토지 재분배를 통해 경제성장의 기초를 만들기도 했고 몇몇 남미 국가에서는 여성들의 권리를 높여가고 있다. 칠례에서는 자연을 다시 보존하는 기회를 만들어 진행중이기도 하다.

2026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왔지만, 이 시점에도 수많은 역사적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세계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토지 정책들을 모색 중이다.

저자는 토지권력을 바르게 이해하고 선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울 것을 권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쓰여진이 책이 많은 이들의 공명을 얻어 진정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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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권리 -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서 철학이 말을 건네다
희망철학연구소 지음 / 현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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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권리

꿈꿀 권리는 소외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는 공동체 ‘희망네트워크’에서 활동해 온 희망철학연구소 소속 연구자 8인의 글을 엮은 인문 에세이집이다. 부제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서 철학이 말을 건네다”*가 보여주듯, 이 책은 고전 및 현대 철학자들의 사유를 바탕으로 오늘날 ‘희망’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책은 한스 가다머, 프리드리히 니체, 에마뉘엘 레비나스, 싯다르타, 에른스트 블로흐, 공자, 장자, 한나 아렌트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사상가들의 철학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다.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꿈꿀 권리’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정리해 독자의 현실적 고민과 연결하는 점이 특징이다.

각 글은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단순히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개인과 사회가 마주하는 상실과 불안의 문제를 함께 조명한다. 이를 통해 철학이 추상적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태도와 방향을 모색하는 실천적 사유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철학 입문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청소년부터 성인 독자까지 폭넓게 접근 가능한 교양 인문서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희망을 개인의 감정 차원이 아닌 ‘사유의 힘’으로 다루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철학적 위로와 사고의 단서를 제공한다.


이 도서는 현암사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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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경찰관 을유세계문학전집 147
플랜 오브라이언 지음, 이정화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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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글 앞에 대작가 드 셀비의 말로 서문을 여는 아일랜드 소설 <세번째 경찰관>. 1911년생 북아일랜드 출신 작가 플랜 오브라이언이 1939-1940년쯤 집필한 작품으로 작가의 사후 출간되었다.

작가 드 셀비를 추앙하는 주인공이 펼치는 삶에 대한 회고록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연유로 살인에 가담하게 되고, 범죄 수익금이 든 금고를 분실하고 경찰서에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어쩌다 범죄 누명을 써 교수형에 처하기도 하고 또 탈옥하는 이야기까지. 주인공의 무용담이라고도 할 만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주인공이 머무는 세계에는 흡사 *어드벤처 타임이라고 할 만큼 몽환적이고 묘한 사건과 인물들 그리고 공간들이 가득하다. 정교하게 설계된 기묘한 꿈속 같은데,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본인 앞에 주어진 세상을 착실히 살아간다. 사소한 비평과 비난은 하지만 자신들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으며, 매우 정중하고 학구적인 태도로 그 세상의 기괴함을 설명하기까지 한다.

사건의 한 축이자 무대가 되는 기괴한 경찰서는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책 속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장소였다. 세번째 경찰관의 근무지는 더욱 더 신비하지만 진솔했고 그의 직업관은 너무도 진정성 있었다.
물론 이 모든 사건들의 중심인물이자,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내 삶에 있어 가장 진정성 있던 이는 바로 주인공이었다. 자신의 이름도 기억 못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망상을 대하는 진솔함일지라도 말이다. 탈옥에 성공해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의 모습은 이 소설의 최고점이었다. 현실을 너무도 열심히 달려왔는데 환상 속을 돌고 돌아온 것과 같은 결론에 마주하다니.

글도 너무 잘 쓰고 작가가 만든 세계가 온전해 보여서 어떤 환상 속에 들어있다 나온 기분이 든 소설 <세번째 경찰관>이었다.
지옥은 고통이 반복되는 곳이 아니라,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곳. 어쩌면 사후세계가 아닌 지금 현실 속 망각과 실수야말로 지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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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
박새봄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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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는 박새봄, 박현진, 박현주, 이윤정의 픽션 앤솔로지, 즉 단편 소설집이다. ‘글리치’라는 주제 아래 저마다 꺼내놓은 이야기 보따리가 꽤나 흥미로웠다.

<뭘 좀 보게 된 홍단비>
용기를 건네는 이야기. 홍단비, 진상아, 고세찌 시대를 아우르는 멋진 여성들과 함께한 시간이 신났다. 시선을 넓혀주고 마음에 노크를 건넨다. 순간의 버그처럼 찾아온 오류를 기본값으로 받아들이는 용기와 주변의 응원은 글리치를 또 하나의 예술로 만들 수도 있다.

<더블 캐스팅>
그의 삶은 어디에 있을까? 무대 위에서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처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삶을 가린 장막을 걷어도 우리는 그를 온전히 알 수 없었다. 어떤 관객이 아무리 진심으로 바라본다 해도 결국 한 사람의 단면만 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먹먹하게 다가왔다. 그가 대역 배우처럼 연기하던 삶을 내려놓고 무대 밖 진짜 삶으로 걸어 나가기를.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
감정의 밀도가 높아 가장 강렬한 여운을 남긴 작품. “우주는 개체의 선택에 의해 갈라질 겁니다. 우리가 바랐지만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는 곳.” 이 단편에는 바로 그 세계, 우리가 바라왔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전지적 루돌프 시점>
바꿔야 할까, 멈춰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삶의 갈림길 앞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질문들. 끝없는 도돌이표의 질문들은 결국 지금이라는 순간으로 수렴된다. 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현재뿐이 아닐까. 지금 여기서 그저 살아볼 것.

비단 『어린왕자』 같은 고전만이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글리치』는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소설집이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말이다. 그래서 두고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 멜라이트에서 서평단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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