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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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치사코는 55세에 글쓰기를 시작해 63세에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데뷔한 늦깎이 작가다. 이 산문집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그런 그의 이력처럼, ‘나이 듦’ 이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노년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거나 삶을 정리하는 방식의 에세이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시도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담담한 문장 속에 유머와 솔직함이 스며 있어, 무겁지 않게 읽히면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설교처럼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속도로 살아온 시간을 그대로 드러낼 뿐이고,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더 큰 설득력을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결론을 주기보다, 각자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나이 듦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혹은 지금의 위치가 애매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은 조용한 방향 감각을 건넨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는 삶, 그 균형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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