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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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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뇌 건강 클리닉 솔시어 헬스 설립자 헤더 샌더슨이 뇌의 노화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그저 알약 몇 알밖에 솔루션이 없는 의학계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식단과 운동, 두뇌 활동, 수면, 일상의 루틴, 주변 환경, 소통과 자기돌봄 등 좀 더 넓은 관점에서 환자 개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따뜻한 치유의 해법들을 제시한다.

책을 읽는 내내 기능의학적 관점들과 궤를 같이하는 솔루션들이 많았다. 우리의 몸과 마음 곁에 있는 건강이라는 이슈는 결국 하나의 답이고 과정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아주 쉽지만 누구나 간과하는 사소한 것들. ‘잘 자고, 잘 먹고, 화내지 않고 사는 것!’ 아픈 뇌의 입장에서 그 잘(well)하는 것들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건 유전자가 아니라 매일의 습관이다.”
후성유전학을 논하며 한 이 이야기가 참 마음에 남는다. DNA는 초기 설계도일 뿐, 생활습관과 건강한 루틴, 명상을 통한 마음챙김 등이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 재료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뇌의 질병과 노화로 고통받는 환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을 위한 솔루션도 함께 제시해 준 친절한 뇌 건강 안내서이기에 더 마음이 갔던 책이었다. 뇌 건강에 대한 큰 흐름부터 섬세한 디테일까지 쉽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쓰여 있으니, 유튜브 요약본도 도서 요약도 말고 묵묵히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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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친해지는 만화 사찰의 상징세계 - 8박사 자현 스님이 아낌없이 들려주는 매혹적인 사찰 이야기
일우 자현 지음, 김재일 그림 / 불광출판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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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스님의 『사찰의 상징세계』를 김재일 작가님의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다. 만화로 만난 불교, 새롭고 놀라웠다. 내가 아는 건 사찰에 가면 느껴지던 분위기와 법정 스님의 글, 틱낫한 스님의 수많은 책을 통해 알게 된 ‘불교의 마음’이었다면, 이 책에서 만난 건 불교문화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한국 불교에 대해 모르던 부분들을 알게 되었고, 눈에 보이는 것들 이면에 담긴 의미들도 알 수 있었다. 불교 철학을 비롯해 역사 이야기와 건축, 미술, 그리고 세계관까지! 이게 한 권에 다 담기나 싶을 만큼 꾹꾹 눌러 담긴 책이었다. 모르는 건 차고도 넘쳤는데,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절에서 보아온 수많은 불상들이 저마다 다른 의미와 이야기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나는 절에 모셔진 불상들도 그저 고타마 싯다르타, 즉 부처님을 나타내는 줄만 알았다. 절에 가면 보았던 수많은 불상들의 의미를 알게 된 건 정말 ‘ㄱ’자도 모르던 사람이 한글을 읽게 된 기분이랄까?

한국인의 긴 역사가 녹아 있는 사찰 문화를 알게 해준 고마운 만화책이었다. 처음 만나는 세상이라 마냥 쉬운 만화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 읽었던 『먼나라 이웃나라』 이후 오랜만에 만난 즐거운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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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이코노미 - 비트코인에서 밈까지, 오늘의 경제를 말하다
카일라 스캔런 지음, 서정아 옮김, 정승혜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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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이코노미, 카일라 스캘런

수많은 인풋을 소화해 단 하나의 아웃풋으로, 경제 뉴비에게 현시대의 이코노미 바이브를 깊고 넓게 전달하는 책이다. 관련 블로그나 유튜브, 뉴스 조각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흐름을 하나로 엮어 지금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

낯선 경제 용어와 복잡한 상황들을 정확하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낸다. 위트 넘치는 일러스트는 덤인데, 그 ‘덤’ 덕분에 어려운 개념들도 의외로 가볍게 이해된다. 특히 정보를 쌓아두기 보다 경제를 읽는 감각을 길러준다. 원자재,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주택시장, 주식시장, 채권시장, 암호화폐 등에 대해 상세히 다루면서도 지식의 나열 너머 흐름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위에서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현명함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공부가 많이 된 건 연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내러티브였다.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제의 흐름이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

모건 하우절의 추천사가 아무 책에나 붙지는 않았을 터.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재독을 권하고 싶다. ‘사람이 경제다’는 중심에 서서 경제와 돈에 대해 폭넓게 논하고 있으니 꼭 읽어보면서 지금 시대의 스트리트 이코노미를 자기식으로 체감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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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 그곳에 살아 있는 감각과 기억에 대하여
아키코 부시 지음, 박지영 옮김 / 멜라이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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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또 알겠는가. 이처럼 사소한 결함이나 흠결이 우리에게 은총이 되어줄지도.”

프롤로그의 이 문장부터 오래 마음에 남았다. 아키코 부시의 글은 덤덤한데도 이상하게 사람을 오래 붙잡아둔다. 작가는 그저 집과 사물, 기억과 일상에 대해 이야기할 뿐인데, 읽는 사람은 어느새 자신의 오래된 감각과 기억들을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에는 집과 추억, 사물과 시간 사이를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담겨 있다. 패밀리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가족식사를 하다 문득 옆자리 가족이 완벽한 타인임을 깨닫는 순간, 동네 뒷산의 흑곰을 조심하라는 이웃의 쪽지를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존재들을 떠올리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 깊었다. 작고 사소한 풍경 속에서도 삶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짧은 글들이 이어지는 가벼운 분량의 책이지만, 페이지마다 공감과 질문, 긴 여운이 남는다. 읽는 내내 마음이 자꾸 간질거렸고, 때로는 울컥하면서도 오래 미소 짓게 되었다.

이번 책을 통해 아키코 부시는 다시 한번 평범한 일상을 낯설고도 다정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여름 바람 끝에 남아 있는 풍경소리처럼, 조용한 여운을 오래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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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 어린이처럼 모든 순간을 사는 법
박상아 지음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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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를 들고 조용히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친다. 표지 날개에 적힌 문장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길게 호흡하고, 안미옥 시인의 따뜻한 서문으로 마음의 온도를 먼저 데운 뒤 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학급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도 포근하게 풀어낸 기록이다. 처음에는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했지만, 읽고 나니 오히려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더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스승’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다. 방향도 속도도 아직 고정되지 않은 존재들이 오히려 나에게 배움을 건네는 존재로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가진 고정된 시선과 판단을 여러 번 내려놓게 되었다. ‘어린이’라는 단어로 아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이해하는 대신, 일곱 살,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각자의 나이와 삶의 결을 가진 개별적인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보호의 대상이기 이전에,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관계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우는 일이 어른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님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지속해야 할 태도라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읽고 나서, 나 역시 조금 더 유연하게 흔들리며 자라는 어른이고 싶어졌다. 좋은 책을 만나 감사했고, 아이들의 세계를 이렇게 깊이 있게 기록해준 박상아 선생님과 그 안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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