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부터 위인들의 전기를 보기 시작했는데 벌써 6권째다. 그중에서 일론 머스크가 가장 재미있었다. 이유는 아이러니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다른 위인들은 성공할 만한 자질이라든지, 어릴 적 부모의 영향이라든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일론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이 넘치고 편도체가 발달한 무모한 사내자식들은 많지만 그들은 무모하기에 일찍 죽거나 다치거나 중독에 빠지거나 가정이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모함의 끝판왕인 일론 머스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수학과 물리학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물리학에 기초해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죽을 확률을 수없이 피할 수 있었고, 지금 그 자리에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뭘 알고 무모한 것과, 그냥 무모한 것은 천지차이이다.

무모한 장군이 명성을 떨치는 것과도 같다. 조심하는 장군은 업적을 내기 어렵다. 무모한 장군은 죽거나, 업적을 남기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늘 살 수 있는 선택만 해온 운 좋은 사나이 일론 머스크! 과연 운 때문이기만 할까? 간략하게 그의 어린 시절을 보자.

그는 어린 시절을 남아공에서 보냈다. 뺏거나 빼앗기거나 둘 중 하나의 전쟁터에서 늘 편도체가 발달한 상태로 살았다. 그래서 공감 능력이 없다. 사느냐 죽느냐의 환경에서 장기간 노출되면 전 전두엽 피질이 발달하지 못해 타인의 감정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진 않다. 동생 킴벌이 그렇듯이)

게다가 아버지는 다중인격 장애잔데, 친절하다가도 갑자기 사납게 돌변해 자식들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이 환경은 언제 혼날지 모르는 불안을 견딜 수 없어하는 일론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론은 사업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에 오히려 불안을 느끼고, 스스로 전쟁 같은 상황을 만들어 밤새 일하기를 즐겼다.

그래서 그는 1조 달러 규모의 테슬라뿐만 아니라 1천억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 X, 도시 터널을 건설하여 교통체증을 분산하는 보링 컴퍼니,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뉴럴링크 회사까지 만들고 거기서도 모자라, 트위터까지 인수하고, 인공지능 회사 X.AI까지 운영한다.

이건 인간이 아니다. 초인간도 모자라 초사이언인이다. 당연히 그는 수면시간도 늘 모자라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역경으로 빚어진 그는 자신을 몰아붙여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다. 그의 감정은 그의 일에 방해만 될 뿐이다. 모든 사람이 감정을 돌보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일론이 그랬다면 테슬라나 스페이스 X라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일론은 인류가 핵 전쟁으로 멸망해 인간 의식이 우주에서 영영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화성이주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AI가 고도로 발달해 인간종을 멸망시킬 것도 걱정해서 친인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애쓴다. 일론은 결국 자기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늘 부정당한 자신의 존재를...

그렇게 보면 그의 아버지는 일론이라는 캐릭터가 세상에 나올 수 있는 데에 공헌을 끼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개차반인 아버지이고, 자식을 그렇게 키우면 안 된다. 일론은 정말 몇십억 분의 확률로 나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 평범하지 않은 특출난 캐릭터에게 우리 같은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난 다섯 가지로 소개해 본다.

[일론 머스크에게 배울 수 있는 5가지]

1. 고통을 받아들이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진정으로 신경을 쓰는 것.
일론은 본인의 정신적 문제를 인정은 했지만 병원을 찾진 않았다. 위와 같이 여기고 일에만 전념했다. 사실 이 방법은 좋다고만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원하는 바를 실행시키고 싶은 이들에겐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라.
모든 요구사항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 나와야 한다. 부서에서 나온 요구사항은 무시하고 실제 인물의 이름을 알고 그다음 의문을 제기하라고 한다.

3. 동지애는 위험하다.
서로가 서로의 일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인이 책임자라면 동료나 후임들에게 인기가 많으면 안 된다고 한다. 까다롭고 미움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로켓을 만드는 건 물리학이지 인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4. 틀려도 괜찮다.
다만 잘못된 것을 옳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

5.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은 제품이 아니다.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제품이 좋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일론은 계획이 더 크다. 그 제품을 전 세계로 납품하려면 당연히 생산라인의 효율성이 중요해진다.

*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규칙을 어기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라.

이것 일론의 경영 방식이고, 항상 성공적이었다.

트위터를 인수하고 80%의 인원 감축을 실행한 것처럼 일론은 어설프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직원을 경멸한다. 자신처럼 워 라벨을 버리고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사람만을 필요로 한다. 어중이떠중이 100명보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10명이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법이다.

일론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그의 열정 넘치는 드라마는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흥미진진하다. 전기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들도 재밌게 읽으리라 생각된다.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을 쓴 세계적인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글솜씨를 믿어도 좋다. 이번 책은 뭔가 본인도 흥미진진하게 쓴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ㅎㅎ

마지막으로 좀 깊은 질문을 남겨보겠다.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 인류의 영혼에 어떤 이익을 끼쳤나? 테슬라의 전기차와 로켓 역시 인류의 영혼에 어떤 이익을 주는가?

육체와 영혼을 이분법적으로 믿는건 아니지만 우리의 좀 더 영적차원으로써 생각해볼 때, 이런 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과연 무엇이고,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일론머스크 #일론머스크전기 #월터아이작슨 #21세기북스 #책리뷰 #베스트셀러 #신간 #북스타그램 #테슬라 #스페이스X #주식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트위터 #일론머스크장영도

@jiinpill21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