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유전자 - 협력과 배신, 그리고 진화에 관한 모든 이야기
니컬라 라이하니 지음, 김정아 옮김, 장이권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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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보면 엄마의 안위따윈 없는듯하다. 엄마가 스트레스로 병이나던 말던 상관없는 것 같고, 당연히 거기까지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강아지들도 충분히 다 자라서까지도 어미개의 젖을 물어뜯는다. 어미개는 젖꼭지가 헐어버려 강아지들에게 으르렁 거리면서 새끼들을 떼어내며 도망다닌다.

의문이 많은 나는 또 궁금해한다. 왜 포유류 새끼들은-인간새끼포함(감정이입이 좀 되었음) 어미의 안위 따위 없이 자신들의 욕구만 충족시킬까? 그에 걸맞는 답을 진화론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인생 문제의 답을 진화론에서 찾을 수 있다.)

알기쉽게 부계 유전자, 모계 유전자라는 표현을 써보겠다. 부계 유전자는 자신의 아이가 어미쪽에서 계속해서 나오리란 보장이 없다. 남편이 바뀔수도 있기 때문이다.(현대의 일부일처제는 잠시 잊자) 그래서 자궁에 자리를 잡으면 어미의 안위 없이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한다. 이런 유전자가 강하면 엄마의 영양분을 필요이상으로 빼앗아 산모가 당뇨나 임신중독증의 원인을 제공한다. 또 태어나서도 밤에 자주깨서 울고, 젖을 오래 먹는다. 밤에 자주 깨고 젖을 오래 먹으면 둘째를 갖는 터울이 생긴다.

반대로 모계유전자가 강하면, 이번 자식을 낳고 또 낳아야 하니 아이들이 보통 순하다. 갸날프게 울고 길게 잠을 잔다고 한다.

와.. 이거 진짜 납득이 간다. 남편이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이건 어른들이 그냥 하시는 말씀이 아닌거다.

또 충격적인 사실, 아이의 태반이다. 태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태반은 아이에게서 나와 어미의 혈관과 연결된다. 이 때, 자신의 세포가 어미에게 들어간다. 그 남은 세포는 첫째 출산 후 임신에 실패하는 습관성 유산이나, 임신중독증에 영향을 준다. 역시 부계유전자일 경우에 그렇다고 한다.

이 책을 비슷한 책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와 비교해보겠다. 둘 다 진화론을 근거로 들며 인류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다정한것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 몇 마리 데려다 놓고 협력을 강조하는 책이라면, 이 책은 훨씬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동물사례와 인간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서 진정으로 우리가 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써냈다.

개미의 근연도나, 죄수의 딜레마 등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미 만났던 이론들을 볼 수 있으나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더 쉽게 써줘서 리처드 도킨스가 그 점을 칭찬 한 것 같다.

인류가 협력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사피엔스를 보는 것 같다. 또 랩걸을 보는 것처럼 자신의 극한의 연구과정을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칼세이건처럼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주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참 글을 잘 쓰는 듯) 여러 재미진 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는 과학책이며, 개인적으로 다정한것이보다 재미있다.

협력에 보상이 따를 때, 자연선택은 그것을 선호한다. 인류는 협력으로 망하고 흥했지만 결국 80억의 개체수를 자랑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종이 되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지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공유지의 비극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이타적인 협력이 정말 필요한 때이다. 바로 이 점을 작가는 진화론을 들어 효과적으로 설득한다. 그 어떤 설득보다 효과적이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의 일인듯 하다.

기버가 뜨는 이유는 종의 생존을 위한 기운 운동인가?

*공유지의 비극 : 한정된 목초지에서 여러 농가들이 서로 소를 많이 키우려다가 결국 풀이 없어져서 서로 키우지 못하게 되는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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