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노우에 마기 작가의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자매 편>은 형제 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사건을 세 자매의 시점으로 풀어내는 구성이다. 책에서는 형제 편과 자매 편을 1편씩 번갈아 읽으면 다른 시각으로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이 자매 편에서는 세 자매의 각기 다른 성격과 관점이 이야기에 풍부한 색을 더하기도 했다.
이 소설을 읽는 데 재미있는 점은 한 쪽이 다른 한쪽의 스포일러가 되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자가 어떤 한 장면을 가지고 유추를 하며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 같다.
책을 읽으면서 네 형제와 세 자매의 시선과 그들의 단서 해석 방법, 진상 접근 방식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것이 이 책의 묘미이기에 교대로 읽으면 재미가 더욱 커진다.
형제 편의 맏형과 자매 편의 맏언니는 각자 '맏이'로서의 책임감과 매력을 보여준다. 그 덕분에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가정적인 따뜻함과 자매애가 느껴지는 가족 드라마 같은 면모도 함께 지닌 작품이었다.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자매 편은 단순히 추리를 위한 소설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인물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특히 자매간의 유대감 그리고 세 사람이 각자 품고 있는 감정의 결들이 사건 해석에 묻어나면서 이 소설은 추리와 감정 서사의 균형을 절묘하게 이룬다.
또한 책의 편집자 후기를 통해 형제 편과 자매 편의 출판사가 다른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두 명의 편집자가 이노우에 마기 작가의 병렬식 구성에 흥미를 느끼고 각각 따로 번역 출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독특한 출간 과정조차 이 작품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였다.
추리와 병렬적 구조에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는 분명 한 번쯤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는 형제 편과 자매편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두 편이 서로 연결된 독특한 병렬식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형제 편과 자매편 중 어느 쪽을 먼저 읽어도 두 사건은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편을 먼저 읽고 나면 자연스레 다른 편에선 어떻게 말할지 궁금해지는 매력이 있기도 했다.
나는 형제 편을 먼저 읽었다. 이 편에서는 긴나미 상점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네 명의 형제가 풀어나간다. 총 세 개의 사건이 등장하는데, 운전 중인 운전자가 사고를 당하여 닭꼬치에 목이 찔려 사망한 사건, 학교 전시 중이던 전시물이 파손되고 그 현장에 우물 정자로 모양이 남겨진 사건, 상점가의 미식 투어 행사 중 손님이 없어진 사건을 네 형제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형제 편과 자매편 모두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이 이 소설의 큰 재미 중 하나다. 같은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전혀 다른 분위기와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형제 편에서는 특히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깊게 그려져, 자매 편과 차별점을 만들어 낸다. 단순한 플롯의 반복이 아니라, 같은 장면이라도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 두 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책 소개에서 언급했듯이, 형제 편과 자매편 중 어느 편을 먼저 읽을지 선택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로 작용한다. 형제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보여주는 끈끈한 형제애와, 어머니의 가르침이 이들에게 따뜻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 책의 묘미는 각 편이 가진 고유의 분위기와 시선 차이에 있다. 형제 편과 자매편 모두 나름의 특색이 분명해서 어떤 편을 먼저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