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을 덮은 것은.
공지영의 살짝 깔보는 듯한 시선도 싫지만 신경숙의 눙치는 듯한 태도도 싫다.
황석영의 소설 '강남몽'은 이문열의 장편소설 '변경'(전12권)을 한 권으로 압축해 놓은 듯하다. 일제강점기부터 상품백화점 붕괴까지 야만과 폭력, 욕망의 현대사를 서울 강남의 형성사에 포개 그려낸다. 소설은, 잽없이 날리는 스트레이트처럼 변화구없이 던지는 직구처럼 목표물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도착한다. 분명한 미덕이지만 그만큼의 불안은 존재한다. 여튼, 이제 10권을 넘는 장편대하소설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