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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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얇지만 꽉 찬 세편의 이야기와 '......그리고 하나의 고찰'로 이루어져 있다. 약간 철학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상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끄는 구석이 있어 책을 놓아버릴 수 없게 만드는 점이 있다. 인간적인 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점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이야기는 무심코 던져진 한 마디말에 상처를 받고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를, 두번째 이야기는 소시민이지만 누구나의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을 작은 영웅심리와 우러러 보이는 대상에 대한 부러움과 교묘한 시기심을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게 표현해 주었다. 세번째 이야기의 기발한 상상력도 이 작가의 <향수>를 읽었을 때처럼 놀라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하나의 고찰'은 정말이지 나에게 기쁨을 주었다. 책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에 관해서 잡식성인데다 책이든 영화든 노래든 그 내용에 빠져들었다 하더라도 작가라거나 배우, 가수, 제목 등은 곧 잊어버리고 마는 나의 특이성을 작가에게서 발견하고 놀라움과 위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인용).....
그러나 혹시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 본다 ---(인생에서처럼) 책을 읽을 때에도 인생항로의 변경이나 돌연한 변화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독서는 서서히 스며드는 활동일 수 있다. 의식 깊이 빨려들긴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용해되기 때문에 과정을 몸으로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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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정말 소중한 나
스테파니 H. 메이어 외 지음, 손희승 옮김 / 좋은생각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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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서려 하는 조카에게 도움이 될 까 하고 권해주었다가 시험관계로 읽지 않고 있기에 먼저 읽어보았다. 첫생각! 그래 나도 이런때가 있었지, 이런 일이 있는건 어른들은 몰랐을 거야. 중간 생각! 조카가 더 실망하면 어쩌지? 책속에는 너무 너무 근사하고 멋있는 부모와 가족들이 나오는데... 마지막 생각! 우리의 문화와는 다른 부분이 좀 있네! 조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더 있다 보여줄까?'

내심 어른들은 이해못하지만 알고보면 너무나 이해가 잘되는 청소년시기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였고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기에 이 책은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외국의 10대들의 이야기 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러는 낯선 느낌의 이야기도 있었다. 문화적 차이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우리의 사정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요즈음 청소년들은 많이 변했다고도 하지만 과연 조카가 공감을 하고 정서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때문에 아직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엔 읽기를 권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나의 우려가 지나친 기우였던 적도 여러번 있었고, 걱정했던 것 보다는 더 성장해 있어 나름대로 잘 소화해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카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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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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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왠지 색다를 것이라는 것이었다. 소개글도 그렇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늑대와 아기돼지 세마리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는 것도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책을 펼쳤을 땐 기대에는 조금 못미치는 이야기에 다소 억지스러운 내용전개는 나를 실망시켰다. 왜 책을 좋아하는 큰 아이가 한번 읽고는 다시 읽으려 하지 않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

아기 돼지와 늑대의 입장을 서로 바꿔 오히려 늑대가 피해자라는 것과 두마리 아기돼지가 그런 일을 당하게 된 것은 오히려 아기 돼지 스스로의 책임이란 설정은 색다르고 신선한 맛이 있었지만 빈번한 우연아닌 필연으로 꼭 그 상황에서 늑대에게 재채기를 유발시킨 것은 너무 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존의 틀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달라질 수 있다는 시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좀더 짜임새있는 이런 류의 시도들이 이루어졌음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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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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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은 진정한 선생님이 어떠한 선생님인지를 알려준다. 학생 하나하나에 그처럼 긴밀히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의 마음을 그토록 정확히 읽어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하는 의문까지 들게 한다.

내 생애의 아이들을 읽다보면 초등학교적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이 많이도 떠오른다. 어찌된 일인지 나에게는 초등학교 시절의 일이 한 학년마다 조각새겨진듯 확연하게 다가오는 사건들이 꼭 하나씩 있다. 거기엔 모두 내생애의 아이들에 나오는 선생님같은 선생님들이 한분씩 등장한다. 지금 생각해도 그같은 선생님들을 매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큰 복인 듯하다.

더불어 그같은 선생님들이 비록 지금처럼 어려운 시대지만 많이 등장하시어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같은 감명을 주기를 소망해 본다.

또, 내 생애의 아이들을 읽다보면 저절로 여러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놀라운 것은 외국인 저자의 책인데도 묘사된 풍경들이 어쩌면 우리의 풍경과 그리 많이 닮아있는지... 꼭 내가 그 학교의 학생이 된 듯하다. 아름다운 풍경에 곁들여진 젊은 새내기 선생님의 사랑이라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책이다.

특히 성탄절 선물과 관련된 성탄절의 아이나 찬물속의 송어가 기억에 남지만 아이들도 하나같이 얼마나 순수하고 귀엽던가? 나에게도 필경 어린시절 그런 모습이 있었으리라! 또 우리 아이들의 내면에도 그러한 모습이 있을것인데,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서 그러한 순진무구고 또 자연과 그만큼 잘 순화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빼앗아 간것은 우리 어른들이 아닐까 자책도 해보게 된다.

열성적인 선생님과 순수한 학부모가 어우러져 아이들에게 참교육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소망해 보며, 많은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그 소망해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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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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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무슨 선정도서.. 하면 맘속에 괜히 일어나는 딴지거는 마음때문에 바로 읽어지지 않는 몹쓸 습관이 있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 라.. 서정성이 깃든 아름다운, 아니면 슬픈 소설인가? 제목만에서 느껴졌던 것이다.

사실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 가슴이 막막하게 막혀오고 내가 바라보고 겪어온 시간과 생활이 거짓이었던 것 같은느낌! 작가님은 한 개인의 성장과정을 엮어보고 싶어했다는 표현을 글 중간중간 자주 등장시켰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독자로서는 몰랐던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직접 겪은 것처럼 가슴아프게 만드는 책이다. 무언가 어려운 일에 직면 했을 때면 햇빛 강렬한 날에 하얀 빛을 발하며 벌떡 일어서 다가오는 시멘트바닥의 생물감이 두려워 어쩔 줄 몰라하던 어린아이 같아 지는 나를 다시 기억나게 하였다.

주인공의 어린시절엔 우리의 분단의 역사가 너무나도 진하게 녹아있다. 간간히 나타나는 어린아이의 천진스러움은 나를 어린시절의 향수에 젖어들게도 했지만 어린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충격스러웠던 일련의 사건들은 정말로 가슴아픈 일들이었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대한민국에서의 세상살이가 안개속을 헤매는 듯하게 한다. 더구나 요즈음 정가의 재신임 파문을 보는 대한민국 한 국민으로서야 더 말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성장기의 사건들이 그토록 충격적이었어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나름의 자아를 형성하며 잘 성장해가고 있었다. 정말 잘 성장했어야만 한다. 그것에서 나는 숟가락하나의 의미를 찾기로 했으니까. 끝마무리가 급히 마무리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 책 한권을 통해 고통과 향수와 희망을 동시에 느껴 보았고 희망을 버릴수는 없다고 다시 한번 욕심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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