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슨무슨 선정도서.. 하면 맘속에 괜히 일어나는 딴지거는 마음때문에 바로 읽어지지 않는 몹쓸 습관이 있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 라.. 서정성이 깃든 아름다운, 아니면 슬픈 소설인가? 제목만에서 느껴졌던 것이다.

사실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 가슴이 막막하게 막혀오고 내가 바라보고 겪어온 시간과 생활이 거짓이었던 것 같은느낌! 작가님은 한 개인의 성장과정을 엮어보고 싶어했다는 표현을 글 중간중간 자주 등장시켰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독자로서는 몰랐던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직접 겪은 것처럼 가슴아프게 만드는 책이다. 무언가 어려운 일에 직면 했을 때면 햇빛 강렬한 날에 하얀 빛을 발하며 벌떡 일어서 다가오는 시멘트바닥의 생물감이 두려워 어쩔 줄 몰라하던 어린아이 같아 지는 나를 다시 기억나게 하였다.

주인공의 어린시절엔 우리의 분단의 역사가 너무나도 진하게 녹아있다. 간간히 나타나는 어린아이의 천진스러움은 나를 어린시절의 향수에 젖어들게도 했지만 어린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충격스러웠던 일련의 사건들은 정말로 가슴아픈 일들이었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대한민국에서의 세상살이가 안개속을 헤매는 듯하게 한다. 더구나 요즈음 정가의 재신임 파문을 보는 대한민국 한 국민으로서야 더 말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성장기의 사건들이 그토록 충격적이었어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나름의 자아를 형성하며 잘 성장해가고 있었다. 정말 잘 성장했어야만 한다. 그것에서 나는 숟가락하나의 의미를 찾기로 했으니까. 끝마무리가 급히 마무리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 책 한권을 통해 고통과 향수와 희망을 동시에 느껴 보았고 희망을 버릴수는 없다고 다시 한번 욕심을 부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