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부터 준비하는 '은퇴후 30년']"아빠, 제 돈이 자꾸 커져요"

내 아이 종자돈 "펀드가 해결사"
이성훈기자 inout@chosun.com
입력 : 2005.09.19 20:07 47' / 수정 : 2005.09.20 02:3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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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투자펀드
김민지(10)양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대안(代案)학교 과천자유학교의 4학년생이다. 그는 어른도 익숙지 않은 적립식 투자펀드 통장을 갖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증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통장 잔액을 확인한다. 돈이 얼마나 불었는지 체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장은 지난 5월 아빠 김상배(38·재무설계사)씨와 엄마 최선화(38·약사)씨가 만들어 준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 규호(7)도 같은 통장을 갖고 있다. 종자돈 300만원으로 시작한 것이 넉 달 새 400만원으로 불어났다. 연(年) 수익률로 환산하면 60%가 넘는다.

민지와 규호의 투자 종자돈 300만원은 넉 달 전 부모님이 준 것이다. 부모님은 돈을 주면서 두 사람이 자기 힘으로 매달 5만원을 벌어 통장에 부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민지와 규호는 “5만원을 벌려면 착한 일을 많이 하고 돈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상배씨 부부가 민지·규호에게 지난 5월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은 4개월간 수익률이 20%가 넘었다는 아빠 말에 함박웃음을 지었다./이덕훈기자 leedh@chosun.com
민지와 규호의 1주일 기본 용돈은 1000원. 자동차를 닦으면 5000원을 받고, 집안 청소를 도와주면 몇 천원을 더 받는다. 대충대충 걸레질 몇 번으로 청소하는 시늉만 했다가는 돈 대신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빠 김씨는 “치솟는 집값, 늘어난 노후자금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유산을 상속해주긴 어려워질 것”이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돈을 불려나가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민지는 요즘 아빠와 함께 신문 경제기사 읽기를 시작했다. 매일 읽으면 용돈을 준다는 아빠의 말에 시작한 일이지만, 요즘은 민지가 먼저 신문을 챙긴다. 민지는 “내가 넣은 펀드통장 덕에 주가가 오른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규호는 “왜 돈이 혼자서 자꾸 커져?”라며 호기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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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연봉 60%씩 뗐다, 노후를 위해…

 대기업 40대 부장 4억7000만원 만들기 주식형 개인연금 30만원+채권형 적립식펀드 100만원 +주식형 적립식펀드 30만원+장기주택마련저축 20만원 

재테크 국내 대형 증권사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명우(46)씨와 부인 김세미(40·주부)씨는 작년 초에 큰 결심을 했다. 두 아이(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의 학비와 결혼비용을 대고 나면 노후에 빈털터리 신세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스쳤다. ‘뭔가 준비를 해야지!’. 남씨 부부는 살고 있던 경기도 안양의 아파트(30평대)를 팔고, 근처에 있는 3층짜리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이 건물 1~2층에 사는 6가구로부터 받는 월세 100만원은 일단 자녀 교육비에 쓰기로 했다. 그리고 대학 등록금은 아이들 명의로 매달 10만원씩 붓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마련키로 했다. 또 아이들이 커가면서 사고를 당할 경우에 대비해 재해보험(보험료 월 1만5000원)도 하나씩 들어줬다. 남씨 부부는 이렇게 해서 ‘자녀 대책’을 일단락 짓고, ‘행복한 노후 프로그램’에 전념키로 했다. “이 통장은 3년 전 제 명의로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것이고, 여기 보이는 증서는 7년 전에 들어놓은 종신보험이에요.” 남씨 부부가 현재 장롱 깊숙이 보관하고 있는 펀드 통장, 보험증서 등은 10여개가 넘는다. 생활비와 치료비, 자녀·손자 용돈 등 노후에 주로 쓰일 지출항목을 크게 3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특성에 맞춰 가입한 것들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회사를 줄줄이 떠나는 직장 선배·동료를 보면서 재테크에 처음 눈을 뜨게 됐습니다. 신문에 실리는 각종 금융기관 PB담당자들의 조언을 메모하면서 나름의 투자 전략을 세웠죠.” 남 부장은 재테크를 처음 시작할 당시 아파트 한 채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란 생각으로 적금·보험 통장을 하나씩 늘려 나갔다. 부부가 준비 중인 노후 생활자금은 집을 빼고 약 4억7000만원. 남씨가 50대 초반에 은퇴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그때부터 부인과 매달 130만원씩(국민연금 제외) 30년간 쓴다는 계산에서 나온 금액이다. 두 사람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연봉의 60%는 노후자금용으로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 남명우(오른쪽) 부장이 딸(14·가운데)·아들(11)과 함께 자녀의 이름으로 가입한 주식형 적립식 펀드 통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두 사람은 주식형 개인연금(30만원)과 채권형(100만원)·주식형(30만원) 적립식 펀드에 매달 160만원씩 투자하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을 위해 장기주택마련저축(매달 20만원)에 가입한 것은 물론이다. 부동산 투자도 조금 했다. 2년 전 일산의 한 아파트(34평형)를 분양받은 뒤 전세를 놨다. 얼마 전 적금을 받아 생긴 목돈은 주식형 펀드(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주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굴릴 생각이다. 남씨는 “개인연금과 적립식 펀드만으로는 노후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모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렇게 해서 목표치(4억7000만원)의 절반 정도를 모았다. 부부는 또 각종 질병과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남편은 종신보험, 부인은 보장성 보험에 가입했다. 종신보험(보험 가입자가 사망했을 경우 지정해놓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보험금 5억원)은 훗날 자녀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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