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선집 3
비비언 고닉 지음, 김선형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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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언고닉 #끝나지않은일 #글항아리

비비언고닉 선집 3번째, 독서를 향한 솔직한 마음이 듬뿍 담겨있어서 티저북으로 만난 잠깐의 순간이 매우 아쉽게 느껴질 정도이다.
가끔씩 책 읽다보면 혼자만의 허영심에 가득찬 순간이 오는데 그럴때 솔직한 마음을 글로 남긴다면 그렇지 않을까?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래그래 또 무슨 이야기를 꺼낼까하며 궁금해하는 심정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책은 다 그렇다. 그 무엇도 책에는 비길 수 없다. 문학작품에는 일관성을 갈구하는 열망과 어설프고 미숙한 것들에 형태를 부여하려는 비상한 시도가 각인되어 있어, 우리는 거기서 평화와 흥분, 안온과 위로를 얻는다. 무엇보다 독서는 머릿속 가득한 혼돈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며 순수하고 온전한 안식을 허한다. 이따금, 책 읽기만이 내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내 독서의 목적은 한결같이, 오로지 단 하나였다. 나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얽혀드는 주인공의 행보를 통해 (짜릿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대문자 L로 쓰인 Life, 그 삶의 압력을 느끼려고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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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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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시간을 사서 목숨을 연장하던 영화가 있었는데, 시간이 또한 돈이라서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부족해 눈 앞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배고픔과 싸우고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상황과 함께하면서...

'접질린 디스토피아의 사랑'이라고 표현한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내 몸의 장기들을 임플란트처럼 교체하면서 돈만 있다면 생명 연장의 꿈은 문제가 되지 않는 세계를 그린다.
그러나 그러한 삶도 가치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포기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런 연인과 함께하며 그의 재산을 받으며 사는 이의 삶도 있다는 것이다.

그 두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좀 더 들여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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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아이
다케미야 유유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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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아이 #다케미야유유코 #다산북스서평단

봄이 되고 새학기가 시작되니 말랑한 소설 한 권이 읽고 싶어서 제목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17살인 '기시마 고타로'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으로 가던 중에 청춘을 외치는 남자 아이 '아스트랄 카무이'를 만난다. 청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무모하게 강으로 뛰어드는 거라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강으로 몸을 던지는 카무이, 그리고 너무 놀랐지만 그런 카무이를 건져내는 고타로. 이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다.
그런 카무이가 고타로의 반에 전학 오고, 공부 벌레인 '지바 토모에', 도시락 같이 먹는 사이온지, 야오치와 지내면서 청춘을 조금씩 경험하기 시작한다.

고타로는 심장이 아픈 동생 '우이코'가 있기에 늘 자신의 존재는 위태하며 살아 있는 것이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카무이와 우이코의 병실에 드나들면서 친하게 지내던 어느날 심장 이식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우이코에게 털어놓고 마는데, 우이코는 급기야 병실을 이탈하기까지 한다.
화가 끝까지 난 고타로는 카무이와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카무이에게 따지러 간 고타로는 몸싸움을 하다가 카무이의 '의안'과 몸에 엄청난 자상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은 카무이는 어떤 집단의 희생양으로서 모든 장기가 적출되고 오로지 남은게 심장뿐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안 고타로는 괴로움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고타로의 시신이 발견되고 시간은 많이 흐르면서 대학생이 된 고타로. 우연히 뉴스에 나온 익숙한 실루엣... 그랬다 어쩌면 카무이가 살아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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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버스에 있는 세계처럼 게임기에서 짠하고 나타난 미소년 카무이의 반전 이야기가 가슴 아팠다. 도대체 카무이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것만 집중해서 봤더니 그의 대단한 성씨에서처럼 아스트랄 그 자체.
남자 고등학생의 청춘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반짝이면서도 무거운 이야기를 참 잘 풀어낸 것 같다.
사실은 책의 표지 한 장면만을 봤을 뿐인데도 머릿속에서 그림체로 묘사되듯이 그려지는 건 정말 신기하다.
다시 고타로와 카무이가 재회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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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하루 10분, 작은 습관이 만드는 커다란 변화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퍼포먼스 코치 리아 지음 / 넥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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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개씩 20일 동안 필사하면서 100개의 좋은 문장들과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혼자하기 힘들면 챌린지나 넥서스 출판사의 서바이벌과 함께 하면 할 수 있어요.
하려고 마음먹을 때보다 하고 나서 뿌듯함이 크니 빨리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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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구역
김준녕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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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구역 #다산책방 #김준녕 #붉은구역 #검은구역 #푸른구역 #보라구역 #에테르나라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배급되는 검은 죽 이외에는 인간의 존엄의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노동에 시달리는 '붉은구역'의 사람들. 열살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하루에 12시간 동안 페달을 밟고, 열일곱살부터는 광산에서 활성탄을 캐야한다. 정부가 지정한 붉은 구역의 수장이자 감시자인 '마름'과 늘 이 지긋지긋한 붉은 구역의 혁명을 주장하는 혁명대장이 뒤를 이어 혁명을 일으킨다.

"모두가 나서지 않으면 각자의 삶을 쟁취할 수가 없어. 우린 그런 시대,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어. 모두가 나서야 해." p64

붉은 구역에서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이 죽고 그 죽은 인원만큼 새로운 세대원으로 어린 아이들이 공급되는데 식량은 부족하고 인원은 보충되니 모든 것이 고통스럽다. 그러던 중 생존혁명으로 세대원이었던 '이아'가 마름이 된다.
세대가 흘러 4-4세대원의 대표이자 혁명간부였던 '피아'는 '이아'를 이어 마름이 될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정부의 발표로 87명이나 희생시키라는 명령을 받고 혼란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이아'의 도움으로 경계면 밖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렇게 검은 구역으로 넘어오게 되는데 붉은 구역은 온통 남자 뿐이었다면 검은 구역은 남녀가 함께 있으며 온통 출산을 위해 힘쓴다. 산책을 하던 중 기절한 피아를 발견한 '하나'는 임신중이었으며 자신의 먹을 것을 피아에게도 준다. 여긴 한 사람이 두 사람 분의 먹을 것을 충분히 갖고 있다.

'무엇이 맞는 걸까? 일부 없이 전체가 있을 수 있을까? 전체 없이는 일부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p223

검은 구역에서 출산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오염구역으로 보내져서 청소하는 역할을 하러 보내진다. 물론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없다. 그 길을 가던 도중 페달을 발견하게 된 피아는 이 곳이 옛 붉은 구역이며 오염구역은 없고 오로지 인구수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계획임을 깨닫는다.
또 한 번 경계면을 넘어 '푸른구역'에 도착한다. 푸른 구역은 모두 여자이며 해녀들로서 바다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캔다. 물론 여기도 할당량이 정해져있지만 먹을거리가 풍부하니 평화롭다.

'정부는 전부 알고 있어. 어떤 사고가 벌어지고 몇 명이 죽을지!' p277

구역을 지나갈 때마다 점점 알게되는 정부의 실체. 그리고 보라구역으로 넘어간다.
'디기'라는 돼지와 흡사하게 생겼는데 사람의 말을 하는 생물을 발견한다. 사실상 인간의 눈으로 보면 '돼지 인간'이다.

'보이는 모습이나 풍기는 냄새는 모두 다르지만, 본질은 다 같아요."
"어떤 본질이요?"
"모두 이 땅 위에 살아 있다는 점에서요." p.313

보라구역은 할당된 노동도 없고, 집안에 잔뜩 쌓여있는 음식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붉은 구역을 비롯한 다른 구역에서 노동한 결과로 편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피아'의 화를 높였고, 쌓아둔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디기가 살던 곳을 불태우고 고기로 맛있게 먹게 된다. 그러면서 보라구역의 독특한 생명체를 만나는데 그 때마다 불태우고 다 잡아 먹는다. 보라구역의 마지막에 도착했을 때 더 이상 먹을 것도 없고 쓰러지는데 피아의 눈 앞에 나타난 한 대의 비행기.

"난 도저히 못하겠어. 인간답지 않아."
"무슨 상관이야? 우린 이미 그렇게 살아왔어. 각 구역에서 죽은 사람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태어났어." p.343

이 모든 것을 관리 했던 건 사실은 '에테르나라'라는 인공위성이며 오로지 '인간이라는 종의 종속'을 위해 지구를 관리하고 있다. 에테르나라의 최고 결정자는 집정관으로 불리며 두 명이 선택되는데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코스모큐브'가 내놓는 제안을 그대로 적용하고 실행버튼을 누르는 역할만 한다. 어느날 집정관 두명이 존재조차 없이 사라지고 건, 곤, 감, 리라는 이름의 4명이 집정관이 되는 시험을 치르며 지구2를 만들어 보는 시뮬레이션도 하고, 마지막 시험에서 실제 지구를 관리하다가 붉은 구역에서의 예상치 못한 혁명으로 인한 많은 죽음을 이유로 감, 리는 사라지고 건과 곤이 집정관이 된다.

'인류를 지속하는 것이 인류를 위하는 일일까? 만약 두 가지가 충돌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것이 아니라면? 만약 인류가 사라진다면? 이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대체 우리는 누구지?' p.418

건과 곤은 실체가 없는 에테르나라의 제 1서버 내부에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 되고 지구의 인류의 생존에 책임감을 가지고 직접 지구로 내려가기로 한다. 곤은 피아에게로 건은 이아에게로.

"변화가 시작된 건 여기만이 아니었어!"
"그래, 모든 건, 이 모든 건! 우리에게서 시작된 거야!"
"죄, 선악, 벌, 심지어는 신과 구원까지!"
"심지어는 생존도! 우리가 사는 이 모든 것은 모두 우리가 만들어낸 거야!"
"그러니 우리 삶은 우리가 결정해야 해. 비록 그 끝이 멸망일지라도." p.447

지구의 기후 위기와 생존의 문제를 두고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지구의 문제를 다루지만 외계의 행성에서 일어날 법한 괴리감이 있었고, 붉은 구역에서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면 혁명이나 투쟁을 일으킬 명분이 다른 구역에서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니까. 고통스러운 것은 하루를 온전히 편하게 살아갈 수 없는 식량과 물 그리고 언제든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온전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피아를 지나서 검은구역부터는 엄청난 속도감으로 읽을 수 있었다. 끝내 한 줄기 희망조차도 없다고 느낄 때 '기적'이라는 엄청난 생명에 대한 욕구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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