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마 요시오
108.
그 순간, 오랜 시간 쌓여있던 긴장의 둑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요시오는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상냥해 보이는 그 간호사에게, 당신은 행복하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당신의 인생은 보람이 있는지, 가족은 모두 건강한지 물어보고 싶었다. 우리 딸은 이런 불쌍한 꼴이 되고 말았다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뭐가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푸념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다케가미 애쓰로 순사부장
196.
우연은 범죄자에게는 항상 적이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터무니없는 사소한 우연 때문이 흐름이 바뀌어버린다. 사소한 것 하나를 잊었다든지, 공교롭게도 그날 비가 내렸다든지, 택시가 바로 잡히지 않았다든지 그런 작은 일이 범임을 당황하게 하여 증거를 남기는 것이다. 수사란 그것을 끈기 있게 찾아내는 일이다.
쓰카타 신이치
323.
사람들은 모두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선전이야말로 선악을 결정하고, 옳고 그름을 정하고, 신과 악마를 나누는 것임을. 법이나 도덕규범은 그 바깥에서 하릴없이 어슬렁거리고 있을 따름이다.
모방범1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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