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2 -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들이란…….”
윌리엄스 양은 이렇게 말하고는 멈췄다.
부유한 영지의 소유자가 “볼셰비키란…….”이라고 말하듯이, 골수 공산주의자가 “자본주의자들이란…….”이라고 말하듯이, 성실한 가정주부들이 “바퀴벌레란…….”이라고 말할 때처럼 윌리엄스 양은 “남자들이란!”이라고 말했다.
오랜 독신 생활과 가정 교사 생활을 통해 과격한 페미니즘에 사로잡힌 모양이었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윌리엄스 양은 남자들이란 모두 적이라고 말을 이었을 게 분명했다.
“남자에 대한 동정심은 없으신가요?”
푸아로의 질문에 윌리엄스 양은 냉담하게 대꾸했다.
“남자들은 이 세상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죠.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푸아로는 생각에 잠긴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윌리엄스 양이 차분하게 효과적으로 철도 위에 몸을 묶고,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갔다.
151.윌리엄스양과 푸아로의 대화


진실과 마주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사실을 왜곡해서 불행을 피하려 해 봐야 소용 없어요. 칼라는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이제는 그 비극이 어쩌다 일어나게 된 건지 정확하게 알길 원해요. 용감한 아가씨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올바른 태도입니다. 일단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일을 잊고 다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164.윌리엄스양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거짓말은 오히려 해가 될 뿐이지요. 사람이라면 현실을 직시할 용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그러한 용기없이는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겁니다. 우리에게 가장 해가 되는 것은 우리가 현실을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사람들입니다.
241.윌리엄스양


세실리아 윌리엄스의 경우 겉보기에는 자랑할 만한 장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푸아로가 보기에 그녀에게는 낙담이나 패배감 따윈 조금도 없었다. 윌리엄스 양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었으며, 여전히 사람과 사건들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 멀리하는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의 교육을 받아 투철한 도덕적인 관념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했다. 그러한 확신 덕에 질투심과 불만, 후회와 같은 사소한 감정들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검소한 생활로 인해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법을 알고 있었으며, 여전한 건강과 열정으로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168.윌리엄스양에 대해 푸아로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애거서 크리스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울증은 월식 같은 거야. 달이 마음 앞에 슬며시 끼어드는 거야. 그러면 마음은 자신의 빛을 더는 내지 못해. 낮이 밤이 되는 거란다. 우울증은 부드러우면서 캄캄해. 남편은 반쯤 회복됐어. 어둠은 떠났고 부드러움은 남았지.

20.가출해서 들어간 집의 의사 부인이 파티쉐 남편에 대해



작은 성공이라는 걸 인정한다. 나는 엑스트라와 배우를 구분하는 선을 간신히 넘어섰다. 4년의 경력 끝에 내가 맡은 가장 큰 역할은 3분 27초 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작은> 성공은 없다. 나는 로망이 자비로 첫 책을 출간했을 때의 긍지를 기억한다. 비록 서점에서 찾아볼 수는 없어도, 문학의 거장이 태어난 순간이었다.
우리는 약간의 건초로도 기뻐하는 당나귀들이다. 우리는 가볍게 부는 바람을 몸에 걸친 그림자들이다.
168.


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지만, 목표가 달성되고 나면 우리가 진짜 원한 것은 사실 매일의 노동임을 알게 되지요.
43.푸아로



제가 진실을 알아내려 애쓴다는 걸 이해해 주십시오. 진실은 그 자체가 아무리 추할지라도,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한테는 항상 흥미롭고 아름다운 법입니다. 제 나이가 많아 능력이 예전 같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271.푸아로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의 공백을 메운 건 대부분이 생각들이었다.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우울이 찾아들기 마련이다. 아주 나중에, 물고기들이 다 사라지고 하천이 말라붙은후에도 계속될 삶을 상상하면 질긴 수초가 목을 조르는 듯한 갑갑함이 밀려오곤 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물은 생각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냥, 수표면에 동동 뜬 채 떨어지는 나뭇잎을 세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살았다.

45.습지의 사랑



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리커버 전 표지가 훨씬 좋아.
초대 와 습지의 사랑이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중에 자기가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네. 슬쩍 스쳐 보는 정도가 다지.”
44_로크의 수문사


“어떤 것을 더 두려워해야 마땅할지 모르겠구나. 죽음인지, 삶인지. 두려움하고 아주 작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284_테나



남자들이란 어찌나 여자들을 겁내는지! 테나는 늦게 핀 장미꽃 사이를 걸으며 생각했다. 여자들 한 명 한 명은 겁내지 않지만, 여자들이 함께 얘기하고 함께 일하고 서로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만 하면……. 그러면 남자들은 거기서 책략과 음모와 강제를 보고, 덫이 놓여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들이 옳다. 여자들은 여자로서 이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편들려는 경향이 있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구속으로 보는 유대와 남자들이 속박으로 보는 결속을 짰다. 테나와 세세락은 정말이지 레반넨에게 맞서 서로 동맹하고 그를 등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215_테나



또다른 바람
어스시 이야기 _6
어슐러 K. 르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