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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평점 :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접시 위의 세계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인물과 사상사
프랑스 미식가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구인지 말해보겠다."
그 사람이 먹은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에서는 음식이 그 음식을 재배하고 먹는 이들 공동체의 문화와 문명, 사고와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벼는 밀보다 같은 면적당 생산량이 많아 인구 부양력이 높다고 배웠다. 그래서 아시아 인구가 많구나...하고 끝내긴 아쉬웠다. 교과서에 나온 한 줄에 담긴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한 챕터로 풀어낸다. 벼의 생육에 좋은 기후조건, 그 기후조건에 맞는 아시아의 몬순기후, 그로인해 벼의 특징에 따라 벼 생산량과 인구의 증가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증가 했는지, 그 문화권에서 왕이 세워지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문화, 지금 문화로 이어지는 근원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하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보게 해주었다.
밀도 마찬가지다. 밀을 재배하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까닭에 넓은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했고, 잉여 시간을 통해 목축등 다른 것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또 밀은 쌀처럼 그냥 물을 붓고 익혀먹기보다 가루를 내어 반죽을 하고 발효를 해서 구워먹는 과정 속에서 방앗간과 제분소가 필요하게 되고 그러면서 톱니바퀴와 동력 전달장치의 발달이 필연적이었다는 것, 증기기관의 발달이 대규모 제분 공장을 등장시키고 밀가루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빵의 대량 공급, 그리고 연이은 영향력이 세계를 어떻게 바뀌게 했는지 다방면으로 생각하게 해주었다.
비단 쌀과 밀 뿐이랴. 기호작물인 커피와 카카오, (아보카도도 기호식품으로 분류되어 이야기 되는 것이 신기했다), 작물 각각의 특징 뿐 아니라 작물 생산 뒤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기아와 불평등, 불공정한 무역의 실상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빵바구니'로 불리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기후 변화로 인해 작물의 생산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미래의 식량작물은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볼 수 있었다.
익숙하지만 낯설게 다가온 접시 위 식량 이야기. 오늘 내가 먹은 음식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어제와 내일의 식량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고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흥미롭게 읽히면서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