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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씨앗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83
조리 존 지음,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3월
평점 :
나쁜 씨앗 :: 나쁜씨앗이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조리 존 글,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길벗어린이
표지부터 험상궂게 보이는 그림책.
제목도 [나쁜씨앗]이라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더랬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저들끼리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이 책을 펴서 서로 읽어주는 모습에
엄마도 덩달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 책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책 보는 안목이 높아졌다고 인정해야겠구나... 책을 보고 나서는
섣불리 표지의 인상만으로
생각했던 제 모습을 반성했네요.

"넌 저 씨앗처럼 삐뚤어지면 안된다!"
모두들 수근거리는 그 말이 이 씨앗에게도
들립니다.
그 말은 이 씨앗이 더 삐뚤어지게 행동하게합니다.
자신은 나쁜씨앗이라고 스스로 그렇게 받아들이게
된것이죠.

물건쓰고 아무데나 놓기,
거짓말하기, 시간약속 안지키기,
안씻고,
새치기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 세로줄무니씨앗을 두고
다른 씨앗들은 수군거립니다.

처음 부터 그런것은 아니었나봐요.
아! 이 씨앗은 해바라기 씨앗이네요!
함께 모여 즐거웠던 그
시절~!
하지만
꽃잎이 떨어지고, 깜깜한 비닐봉지속에 있다가
거대한 괴물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일련의 일들을 통해
상처를
받은 이 해바라기씨앗은
깨지고 망가진 몸처럼 마음까지도 삐뚤어지게 된것이죠.

일부러 더 삐딱하게 행동하고
웃지도 않고...
하지만 그것이 행복한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자기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 삐딱한 씨앗에게 마음의 변화가
생겼네요!
앞으로는 이렇게 삐딱하게 살고싶지않다고.
책에는 이 삐딱씨앗을 변화시키기위한 외부 요인들이 드러나지는 않아요.
단지,
씨앗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이야기했다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자신의 모습이 이렇지는 않았다는 자각이 있었다고 할까요.

단시간에 모든 행동이 '착하게'바뀌지는 않았지만
노력하는 이 해바라기씨앗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워졌네요.
그리고 주변 씨앗들도 압니다.
이제 이 씨앗이 그렇게 삐딱하게 굴지 않는다구요.
이 책을 보면서
'낙인이론'이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를 사회에서 '이렇다'고 낙인찍어버리면,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 모습 말이에요.
그러나, 그
낙인의 힘에 굴복하지않고
옳은 방향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이 씨앗을 통해 보았습니다.
그 전환점에는 [레 미제라블]에나오는 장발장처럼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사건이나 인물이 있어야한다 생각했는데,
이 씨앗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변화의 의지까지 드러내게
되지요.
어쩌면 우리속에 파괴되지않은 원래의 선한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있는건 아닐까요.
나쁜씨앗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은것같지요?
오늘도
삐뚤어질테야!하며 나쁜씨앗이란 말을 듣고 있는 이들에게
이 그림책이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이들과 다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