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아남았지 -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집 에프 클래식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이옥용 옮김 / F(에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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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살아남았지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집, 이옥용옮김
f (에프)




예쁜 표지의 시집
[나, 살아남았지]
하지만, 첫 장에서 만나는 시부터가
마음을 흠칫 하게 만든다.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독일출신으로 제 1차세계대전에서 위생병으로,열다섯부터 다양한 글쓰기를 시작했던 이.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무정부주의와 허무주의 적이었던 시는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보다 사회참여적으로 바뀌게된다.
그의 신랄한 작품들은 나치의 감시 명단에 오르고
1948년 긴 방랑을 끝내고 베를린으로 돌아오기까지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망명생활을 하게된다.

인생의 여러 전환점에 따라
그의 시도 변화를 보이게 되는데
이 시집은 그의 전기, 중기, 후기의 시들을
여러 시집에서 모아 엮은 책이다.

처음에 만나는 시들은
사회의 끔찍한 살인사건을 담담하게,
그리고 그 사건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들여다볼 수 있게
그러면서도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게 이야기한다.
냉소적이면서 허무적인 시가 희망없던 그시대
그때의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 했다.


 


2부 3부, 다른 시집들에서 발췌한 시들은
앞의 시들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희망의 빛을 보았다고 할까.
전쟁가운데 단순한 소모품으로 존재하고
악을 아무런 감정없이 자행하는 사람 - 우리도 마찬가지인 존재 - 으로만 보지않고,
생각하고 반성하는 사람을 그리고 있다.
후대 사람들에게 이 시대를 생각하고 그 속의 사람들을 떠올려달라는 부탁까지.
어두운 그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우울함으로만 끝나지 않음을 엿볼 수 있었다.
독일 현 국가를 대신할 곡으로 '어린이찬가'가 지금도 언급될 만큼,

 당시 독일이 자민족만 우월하다는 나치의 색이 아닌

모든 나라가 행복하기를, 독일 또한 그러하기를 바라는 그 염원이 시에 담겨있다.

5부에 담긴 시는 특정 시집에 실리지않은 개별 시들.
보다 친근하고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 따뜻한 어감의 시들이 담겨있었다.




세계대전을 두차례 겪으며
여러나라를 망명하며
감상에 젖어 현실을 망각하지않도록,
잘못된 관념에 사로잡혀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도록 극을쓰고 시를 쓴 작가.
처음 마주한, 거칠고 대담한 내용이 담긴 시가
불편했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시대도 이렇지 않은가.
괜찮다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지금에도
시대를 이야기하는
이 시인과 같은 이가 필요하지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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