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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64
이금이 지음, 이고은 그림 / 사계절 / 2016년 7월
평점 :
이금이 창작동화 :: 하룻밤
이금이 창작동화, 이고은 그림
사계절
할아버지와의
추억
아쉽게도 난 그 추억이없다.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도 몇해 전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와의 어릴적
추억을 이야기하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밤낚시를 간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으며
아이도, 나도 지금은 볼 수 없는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10살이 되면, 어른으로 인정해 주는 의식같은
것일까?
할아버지는 사촌 형, 누나가10살이 되면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밤낚시에 한명씩 데리고
가셨다.
사촌 형과 누나들에게 더이상 어린아이 취급 받기 싫어 '그 날'을 기다리던
어느날,
'나'는 아직 8살밖에 안되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밤낚시에 함께 가자고
하신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것이다.
큰 고기도 안잡히고,모기에 물리고, 그냥 저냥 보내게 될 것 같던
때에
할아버지는 물고기보다 '나'하고 있는게 더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신다.
"왜요? 왜 물고기보다 나랑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해요?"
"다시 안 올 시간이니까."
"뭐가 다시 안 와요? 또 오면 되잖아요."
"또 온다고 해도 지금과 같을 수는 없지.
시간은 저 강물 같아서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어.
또 한순간도 멈추지 않지.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한
거야."

그러고
나서 '내 다리통만한' 커다란 잉어 한마리가 잡힌다!
그런데, 이
잉어가 살려달라고 한다. 용궁을 보여주고, 소원을 들어주겠다면서!
할아버지도 어느 낚시꾼이 물고기를 풀어주고서는 용궁을 다녀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토끼와 자라에 나오는 그 이야기 처럼, 토끼의 간을
얻기위해 간 것은 아니지만
바닷속 나라 공주님이 변한 잉어를
놓아주고서 '나'는 용궁에 다녀온다.
그 증거물로 반짝거리는 초록
하트 모양 보석도 가져오고.
... 그리고, 얼마 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왜 채 10살이 되지 않은 막내손주인 '나'를 밤낚시에 데리고 가셨는지,
왜 그 때 엄마 아빠의 얼굴에서 그런 표정을 보았는지가
이해되었다.
할아버지의 손주 중에서 유일하게 용궁을 다녀온
'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 용궁에서 가지고 온 초록 하트
보석도 같이 묻어드렸다.
그리고, 하룻밤이지만, 할아버지와 추억이
'내'가 아빠가 되어서도 아이들에게 들려줄 유산이 된 다는 것도...
그 시간을 만들어준 할아버지가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 방학이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아이들과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
아이들이 나중에 아빠가 되어서 어린시절을 추억할
때
"정말 멋진 날이었어"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내게는 어릴적 '그 날'이
있었나?
나의 과거와, 아이의 먼 훗날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며
한 여름속 지금을 들여다본다.
분주하게 말고,
아이랑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말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