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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오래된 집에 머물다
::100년된 제주도 집에서 배우고 살아가는
이야기
박다비 지음
상상출판
100년된 집에서 살아가는 젊은부부
상상이 안된다.
종가집
며느리도 아니고,
게다가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돌담이 있는 그 집들이 100년이나 된 곳이 있다니.
그것도 대대로 내려오며 자손들이
사는집도 아니고...
궁금했다.
Be
Here
Now
라고 적혀있는 담쟁이 넝쿨로 살짝 덮힌
문에는
오래된 기운이 아닌 화사함이 물씬 풍기고 있고
말이다.
제주에 살고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실제가 되기까지
이들 부부의 모습이 참 신기하면서 대단해
보였다.
제주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들을 막무가내로 짓는 사람들에게
약간 화가 나 있기도 했다.
게다가 갓 30년을 산 J와 30년도 채 살지 못한 내가
무슨 권리로 100년을 산 이 집을
허물 수 있다는 말인가.
이들이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100년된 집을 새로 꾸미는
작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서 고생하는 모습'이지만
이들만의 삶이 묻어나는 그런 집.
미장을 하고 보일러도
설치하고
창도 새로내고
얻어온 창문을 문으로 만들고...
뚝딱뚝딱 생각대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 신기했다.
단순히 집을
짓거나 고치는 기술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작은 것들의 가치를 배우고 있는 이들을 보며
보이는것 이면의 것들도 생각하게
된다.
집짓는 것을 실제로 해본이들이 얼마나 될까.
책을 보면서, 생소한 용어와 상황이 신기하게느껴졌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만들어진 집에서 살고있는데 말이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가보지 않은 처음마주한 길을 걷고 만들고 살아내면서 배우고
누리며 가는 길.
제주에 흙과 돌로 이 집을 처음 지은 사람은 알았을까. 자기가 만든 이 집을 소중히 여기며 100년이 지난 뒤 낯모르는
사람이 그 위에 또다른 색을 입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줄것을말이다.
조명, 소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귀하게 여기며
오랜 것의 흔적이라도 남겨두려는 마음이 참
어여쁘다.
그래서, 책 읽는 내내
언니미소로 이들 부부를 보게된다.
시집간 동생이 잘 살기를 바라는 친정 큰언니
마음으로.
집에 새 옷을 입히고
화덕도 만들고
때때로 기억에 잊혀지지않는 이들이 찾아오고
아름다운
제주를 누리며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 부부.
여름 극 성수기에는 에어컨이 없어 손님을 안받는다는 이야기도 이들부부답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더욱 제주에 간다면 들려보고싶은 집.
오래된 집이지만 따뜻한 새옷을 입은 사랑듬뿍 담긴 집
[오래된
집에 머물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