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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 감수성을 깨워 주는 자연그림책
줄리 폴리아노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최현빈 옮김 / 찰리북 / 2017년 3월
평점 :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When Green becomes tomatoes
사계절을 노래하는 시가 담긴
감수성을 깨워주는 자연 그림책
줄리 폴리아노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최현빈 옮김
찰리북
집에 텃밭을 가꾸고, 뒷산에 오르면 봄 꽃들이 환하게 핀 것을 볼 수있어서 일까.
이번 봄은 그저 흘려보내기가 아깝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과 꽃과 나무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이전보다 계절과 흙과 풀들을 소재로 삼은 책들을 더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이 책도 그런 책이다.
'감수성을 깨워주는 자연 그림책'이라는 설명에 먼저 눈이 갔고,
2016년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책, 2016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올해의 책이라는 딱지에 주저없이 들고 보게되었다.
아이들과 뒷 산을 오르는 길.
이 책도 가방에 넣어갔다.
봄.
날짜별로 기록된 글은
단순한 그림 설명이나 이야기글이 아니라
시였다.
일기처럼 그 날 보고 듣고 느낀것들을 시로 읊어낸 글.
번역인데도 그 시어가 이리도 아름답게 전해지다니!
이곳의 벚꽃은 지난 비에 이미 다 져버렸다.
목련나무의 꽃도 이미 떨어져 버린 뒤지만,
4월 27일
'봄날 나부끼는 나무 그늘 아래서라면' 그냥 좋다.
책 뒤로 보이는 나무에 부서지는 햇살도 마냥 좋다.
이 책의 원 제목은 When Green becomes tomatoes 이다.
'여름'속에서 같은 제목의 시를 찾았다.
표제작을 찾은 것.
7월 10일
초록이 토마토가 되면
초록이 토마토가 된다... 곱씹을수록 상큼한 토마토향이 입가에 머무는듯 하다.
봄의 초록이 담긴 토마토.
그 안에 하늘이 있고, 해가있고, 구름도 한두 점.
주변의 변화되는 풍경들이 다 담긴 듯한 그 때 그 곳에 초록이 토마토가 된다.
그 날이 나도 기다려 진다.
아무리 지금의 시간이 좋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가올 시간을 기다린다.
그 마음을 잘 표현한 시
가을, 9월 22일의 글.
우리는 이제 바다를 기다리고 익어갈 딸기를 기다리는데, 소녀는 벌써 스웨터 입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이 되면, 나도 같은 마음이 되겠지?
아름다움의 무게...
겨울. 2월 3일
눈 덮인 팔이 축 처졌어도
그것이 아름다움의 무게란 걸
가문비나무는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것이겠지? 감당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에...
맨 뒤에 나오는 시.
3월 20일.
... 어? 앞에서 본 시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을 만큼, 그 순간을 붙잡고 싶을 만큼 고운 그림과 글들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책 속에서 만난 풍경들을 찾는 일만 남았다.
여름이 오면 여름의 풍경을, 가을이 오면 가을의 풍경을...
매 순간을 시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설레는 일이다.
그 일을 가능하게 해준, 그리고 그 글을 내 손에 쥐어 준 책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