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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바바라 오코너 [위시] Wish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놀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가족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저자 바바라 오코너.
그녀의 8년 만의 신작 소설 [위시]가 나왔다.
사실, 나도 그녀의 전작을 책으로 보진 못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보고 마음이 끌렸다.
주인공 소녀인 '찰리'곁에서
마치 빨간머리 앤처럼 늘 희망에 차있는 긍정의 아이콘 빨강머리 소년 '하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주연이 아닌 조연에게 마음이 끌렸다면 이상한 일이지만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아껴읽을껄..하는 마음과
5학년 소녀 찰리의 입장과
찰리 엄마의 입장, 이모의 마음이 동시에 이해가 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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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소원을 비는 아이 찰리.
무턱대고 소원을 비는건 아니다.
5학년 소녀 찰리에겐 소원을 비는 여러 징조들이 매일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네잎클로버를 보았을 때를 비롯해,
까만 말을 보았을 때는 말을 향해 주먹을 세 번 휘두른다든지
도토리를 쥐고 세번 돌고 나서 소원을 빈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찰리의 소원은 뭘까?
- 말 을 하면 이뤄지지 않기에,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결론은, 이 소원은 이뤄진다. 하워드의 소원이 이뤄진것 처럼.^ㅡ^
교도를 받으러 간 쌈닭아빠와 우울증에 걸린 엄마
찰리를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다는 판단이 선 사회복지사의 말에 의해
고등학생 언니 재키는 친구집으로, 찰리는 콜리의 이모집으로 오게된다.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오게된 것이다.
찰리는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이모와 이모부의 친절도, 학교의 아이들은 촌닭같고
학교생활을 안내해 주라고 선생님이 붙여주신 빨강머리 소년 하워드는 절름발이 -.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가족에서 떨어져나와 뿔뿔이 흩어진 것에 화가난 이 소녀는
조만간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엄마가, 자신을 돌봐주기는 커녕
집안에만 그렇게 있는데도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은걸까.
쌈닭 아빠가 그래도 보고싶은걸까.
...
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면서,
가족 소설이나 성장소설을 볼 때면
아이의 마음에 '엄마', '아빠'의 존재가 어떤지 나도모르게 더 생각해보게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일까도 다시 보게 되면서 말이다.
...
불만 가득한 소녀. 툭하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이 소녀 찰리에게
하워드가 함께한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지시에 의한 짝꿍이었지만,
어느새 찰리는 하워드가 자기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마음에 담아둔다.

"화가 나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 때마다 '파인애플'이라고 말해."
"파인애플?"
"응."
"왜?"
"그게 진정하라는 암호 같은 역할을 할 거야."
(p.36)
하워드가 권한 '파인애플'처방.
한심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효과를 발휘한다.
파인애플이 효력이 있다기 보다, 그 말을 한 하워드와 가까워지고 찰리도 한층 더 성장했기에 나타난 변화라는게 더 맞겠지.

그리고..
찰리의 개가 된 떠돌이개 위시본.
그 개의 모습에서 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변치않는 애정을 주는 충직한 개로. 위시본. 찰리의 충견이 되다.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싶어하고, 진정한 '가족'을 바라고 꿈꾸는 아이 '찰리'
이 책은
그녀의 그 소박하지만 귀중한 꿈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것,
불행한 상황이라 여겨지지만
여전히
그 안에서도 감사할 것들이 넘쳐난다는것.
누구보다도 찰리를 아끼는 언니 재키가 있어서 감사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준 하워드가 있어서 고맙고
자신들에게 온 축복이라 생각하며 찰리를 맞아준 이모와 이모부가 있어서 감사하다..
*
책 곳곳에 별처럼 반짝이는 명대사들이 있다.
'파인애플'도 그 중에 하나이고,
찰리의 이모가 찰리에게 조언해 준 이야기 중 하나인 이 말도 그 '반짝이'들 중에 하나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 해야지."
(p.165)
이 책의 이야기는
찰리의 부모님이 아직 찰리를 돌 볼 상황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이모네집에서 '가족'을 이루며 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찰리를 이미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였던 이모네에게 찰리도 마음문을 열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물론, 찰리의 개 위시본도 함께.
찰리가 콜비에 머물기로 결정되면서 하워드의 소원도 이루어지게 되고 말이다.
그러면, 찰리의 엄마는? 쌈닭인 아빠는?
원래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찰리의 이모의 말을 빌어 생각해보련다.
이전의 잘못이 아닌, 어떤식으로 서로에게, 또 자녀에게 끼친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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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된 가정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조손 가정과 한부모가정 등
우리 주변에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가정의 울타리 안에 있더라도 혼자 가슴앓이 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을테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찰리의 이모같은 사람, 이모부같은 사람
하워드와 같은 친구가 곁에 있기를 바래본다.
나도 그런이가 되어주기를.
그래서, 누군가의 꿈이 이뤄지기를.